“내 분노는 식지 않았다” 블랑 감독의 ‘입 배구’…0%에 도전하는 현대캐피탈

2차전 비디오 판독 끝에 진 앙금
선수들 투지 살려 3·4차전 완승
10일 대한항공과 챔프전 최종전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사진)은 지난 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4차전을 앞두고도 앙금이 사라지지 않은 듯했다.
현대캐피탈은 2차전 5세트 14-13 상황에서 레오의 서브가 비디오 판독 끝에 아웃으로 선언된 끝에 졌다. 앞서 비슷한 상황에서 블로킹에 맞고 떨어진 대한항공의 공은 인으로 인정돼 현대캐피탈의 반발이 거셌다. 블랑 감독은 “승리를 강탈당했다”며 분노했다. 3차전부터 챔프전은 ‘분노 시리즈’로 돌변했다. 블랑 감독은 3차전에 앞서 “분노의 힘으로 승리하겠다”더니 3-0 완승으로 흐름을 바꿨다.
‘입 배구’를 통한 블랑 감독의 심리전은 계속된다. 팀 사기를 끌어올리며 상대를 압박한다. 블랑 감독은 4차전을 앞두고도 굳은 표정으로 “아직 내 분노는 식지 않았다. 우승해야 씻겨 내려갈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의지는 선수단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현대캐피탈은 4차전까지 3-0으로 잡았다. 황성빈은 “감독님이 ‘천안에서 축포를 터뜨리지 않게 하자’ ‘분노를 코트에서 녹여내자’고 강조하셨다. 그런 마음을 결과로 나타낼 수 있어 기분 좋다”고 말했다.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리고도 웃음기 없이 인터뷰에 나선 블랑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분노뿐 아니라 우승 의지를 보여줬다”며 “비공식적으로 우리가 오늘 3승1패로 우승했어야 한다. 인천에서 우승할 수 있게 하겠다”고 상대를 자극하기도 했다. 2년 만의 통합 챔피언 복귀를 노리는 대한항공과 디펜딩챔피언 현대캐피탈 사이의 왕좌 경쟁 승자는 10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릴 5차전에서 결정된다.
챔프전이 5차전까지 펼쳐지는 것은 2020~2021시즌 이후 5년 만이다.
현대캐피탈은 남자부 최초의 리버스 스윕 우승을 노린다. 역대 20차례 챔프전에서 1·2차전을 지고 우승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플레이오프부터 2주간 7경기를 소화하는 현대캐피탈은 체력이 관건이지만, 잘 쉬고도 1·2차전 승리의 기운을 이어가지 못한 대한항공의 심리적 부담감이 5차전의 가장 큰 변수가 됐다. 1차전 이후 위축된 새 외국인 선수 호세 마쏘 활용에 대한 벤치의 고민도 더해진다.
헤난 달 조토 대한항공 감독은 “이번 시즌 현대캐피탈과 10경기를 해서 5승5패가 됐다”며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될 5차전에서는 선수들이 더 집중력을 끌어올리고, 다른 동기부여로 코트에 설 것”이라면서 밀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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