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두 번째 시집 ‘밤의 공항’ 펴낸 이원석 시인
공항 수레 끌며 일군 4년… ‘밤의 스펙트럼’을 쏘아올리다
공항 노동자… 남는 새벽시간 쪼개 완성
4부 구성… 일터 배경·만화적 상상력 등
“원하는 것을 찾아읽는 재미 느꼈으면…”


이원석 시인이 자신의 두 번째 시집 ‘밤의 공항’(타이피스트 刊)을 냈다. 첫 시집 이후 거의 4년 만에 나온 시집이다. 첫 시집 출간일이 2022년 6월 30일이고, 이번 시집이 2026년 3월 25일이다.
두 시집 사이의 간격 4년이라는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도 있다. 오래 걸린 것 아니냐고,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이 시인은 이렇게 답했다.
“요즘 뜨거운 이슈인데요. 굉장히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말을 잘 해야겠네요(웃음). 최근에는 시집들이 빨리 나옵니다. 1년에 한 번 시집을 내시는 분도 있거든요. 그런데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은 두 가지입니다. 부정적인 시선이 있고, 그렇지 않다는 시선도 있습니다. 절차탁마를 강조하며 5~7년씩 묵혀야 한다는 선배들도 있고요. 또 지금의 현장성을 폭발하듯 꺼내놓고 싶은 젊은 감각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이원석 시인은 4년이란 시간에 대해 “생각보다 빨리 나왔다”고 답했다.
평범한 사람들은 ‘시간’과 ‘노동력’이 자신이 가진 자본의 대부분이다. 이 시인은 공항에서 일하는 노동자다. 그는 두 번째 시집 책 날개에 ‘공항에서 수레를 끌고 시를 쓰는 사람’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하지만 그렇게 사는 것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시를 쓰기 위해, 자신의 창작에 시간과 체력이라는 자본을 투입하기 위해 낮부터 치밀한 고도의 계산을 거쳐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정에서 새벽 3시까지 사이의 시간대를 가장 좋아합니다. 그때 시를 쓰는 일은 기쁘고 즐거워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기분이 들고, 미 대륙의 인디언을 만나고 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즐거움을 만끽하고 나면 다음 날에는 지옥을 만나야 하는 거예요. 두 세 시간 자고 일어나서 출근하는 전쟁을 치러야 하는데, 매번 그 고민을 갖고 항상 싸우는 겁니다.”
그도 이젠 꾀가 생겼다고 한다. 공항에서 수레를 끌면서, 걸으면서 마치 염주의 알을 굴리듯이 머릿속에서 시를 쓴다. 급할 때는 휴대전화 메모장에 메모를 적어 두기도 한다. 새벽 시간 집 책상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 ‘뚝’하고 시를 쓸 수 있게 말이다. 그렇게 이번 시집이 세상에 나왔다. 이번 시집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시인이 가진 여러 면모를 다채로운 ‘스펙트럼’으로 보여주려 했다고 설명한다.
1부 ‘세계를 밤과 너, 둘로 나누고’에는 그의 일터인 공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연작시가, 2부 ‘고장나기 직전인 나를 붙들고’에서는 다양한 노동문학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을, 3부 ‘미안해 솔직하지 못한 내가’에는 그의 만화적 상상력에서 태어난 작품이 담겨있다. 그리고 마지막 4부 ‘그걸 사랑이라고 착각해서’는 첫 시집의 주인공 ‘로이’와 관련된 작품과 평소 시를 함께 창작하는 동료들과 주고 받은 시가 담겨있다.
모든 작품이 그렇겠지만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가장 공을 들인 작품으로 1부의 시작을 알리는 장시 ‘순찰 기록’을 꼽았다. 그는 장시의 매력에 대해 “장시는 이야기가 포도송이처럼 붙으며 모자이크처럼 더 큰 그림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열려가는 매력이 있다”고 했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밝은 공항을 걷고 있지만, 수면 밑에서는 폐허가 된 자신만의 공항을 홀로 걷는 화자의 감각이 1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인은 “이번 시집이 어렵게 느껴지는 시도 있겠지만 공감이 가는 시들도 많이 있다”면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원하는 것을 찾아 읽는 재미를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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