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까지 예약 다 찼다…“용하다” 소문난 곳마다 젊은 사람들 몰리는 이유가

남윤정 AX콘텐츠랩 기자 2026. 4. 9.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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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두고 이직까지 고민 중인 직장인 김모 씨(31)는 요즘 주말마다 타로 보러가는 것이 일과가 됐다.

김 씨는 "선택지가 너무 많으면 오히려 아무것도 결정 못 하게 된다"며 "타로 결과가 답을 준다기보다, 마음속에 있던 걸 정리하는 계기가 된다"고 했다.

그러나 '실제로 내 삶을 반영한다'는 응답이 19.9%였고, '점술 결과에 따라 중요한 결정을 내린 적 있다'는 비율도 18.3%에 달해 단순 오락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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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 독자제공
클립아트코리아

결혼을 앞두고 이직까지 고민 중인 직장인 김모 씨(31)는 요즘 주말마다 타로 보러가는 것이 일과가 됐다. 김 씨는 “선택지가 너무 많으면 오히려 아무것도 결정 못 하게 된다”며 “타로 결과가 답을 준다기보다, 마음속에 있던 걸 정리하는 계기가 된다”고 했다.

점·사주·타로 등 점술이 20·30대의 일상 콘텐츠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3~69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9일 내놓은 ‘2026 점술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2.3%가 점술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일상에서 점술을 접하는 빈도가 늘었다’는 응답도 47.8%에 달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점술에 대한 심리적 진입 장벽도 낮았다. ‘사주나 타로에 관심 있다’는 응답은 10대 71.5%, 20대 68.0%, 30대 67.5%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60대는 41.5%에 그쳐 세대 간 온도차가 뚜렷했다. 최근 1년 내 점술 콘텐츠를 접한 비율도 20대(71.0%)가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고, 30대는 52.5%로 과반을 넘겼다.

실제 이용 경험 역시 30대가 72.0%, 20대가 70.0%로 높게 나타났다. 이용 이유로는 ‘불안감 해소’가 54.2%(중복응답)로 1위를 차지했고, ‘방향성 획득’(33.8%), ‘단순 호기심’(32.1%)이 뒤를 이었다.

점술 소비 방식도 변했다. 점집을 직접 찾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스마트폰 화면 안에서 점술을 소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점술 콘텐츠 접촉 경로는 유튜브가 60.4%로 가장 높았고, SNS(38.6%), OTT(34.0%)가 그 뒤를 따랐다. 콘텐츠 유형별로는 무속 예능(62.7%), 숏폼 운세(47.9%), 유튜브 타로(45.3%) 순으로 선호됐다.

이 흐름을 타고 관련 도서 시장도 달아올랐다. 예스24·교보문고·알라딘 등 온라인 서점 빅3의 베스트셀러 목록에 역술·무속 서적이 잇달아 진입했다.

OTT도 이 흐름에 편승했다. 디즈니플러스가 제작한 예능 ‘운명전쟁49’는 신점·사주·타로 등 다양한 무속인과 역술가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으로, 젊은 층의 호응을 얻으며 한때 일간 예능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프로그램 인기에 힘입어 일부 출연 역술가의 상담 예약은 2029년까지 밀린 상태다. 한 역술가가 방송에서 ‘운이 생기는 명소’로 언급한 관악산 연주대에는 MZ세대 등산객이 폭증했고, SNS에는 ‘연주대 챌린지’까지 등장했다.

점술 결과에 대한 태도를 보면, ‘들을 만한 조언만 참고한다’는 응답이 73.3%로 다수를 차지했다. 그러나 ‘실제로 내 삶을 반영한다’는 응답이 19.9%였고, ‘점술 결과에 따라 중요한 결정을 내린 적 있다’는 비율도 18.3%에 달해 단순 오락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전주에서 고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한 학부모는 “수백만원짜리 작명 상담까지 알아봤다”며 “아이 앞날이 걱정되니 의지할 데를 찾게 되더라”고 했다. 직장인 B 씨는 “이직할 때 사주 두 군데를 봤다”며 “둘 다 비슷한 말을 하길래 그 방향으로 결정했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청년 세대의 구조적 불안이 표출된 결과로 분석했다. 취업난과 주거 불안, 미래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제도권 밖에서 심리적 안정을 찾으려는 수요가 점술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점술에 대한 맹목적 의존은 오히려 자기 결정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사회가 청년들을 실질적으로 품을 수 있는 안전망을 마련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남윤정 AX콘텐츠랩 기자 yjna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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