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이후 경북 관광 ‘질주’…외국인 20%↑·MICE 동반 성장
인프라 개선·콘텐츠 강화로 체류형 관광 전략 가속

경북도가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관광 지형을 다시 그리고 있다. '행사 성공'에 머물지 않고, 그 여진을 산업 성장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른바 'POST APEC' 전략이다. 단발성 이벤트를 넘어 경북 전역으로 파급되는 구조적 변화를 만들겠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실제 수치는 이미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경북 방문객은 전년 대비 17% 증가했고, 외국인은 20% 늘었다. 같은 기간 경주는 각각 19%, 30% 증가하며 'APEC 효과'를 입증했다.
국제행사 유치가 관광 수요로 직결된 셈이다. 경북도가 "관광이 외교를 타고 들어왔다"고 평가하는 배경이다.
도는 이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국가별 '핀셋 전략'을 꺼내 들었다. 중화권·일본·동남아·구미주로 시장을 세분화해 맞춤형 관광상품을 내놓고,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업도 본격화했다.
중국 상하이에서 체결한 트립닷컴 그룹과의 협약이 대표적이다. 5월에는 중국 노동절과 여름 성수기를 겨냥한 경북 관광 기획전도 예정돼 있다.
국내 관광객을 겨냥한 전략도 병행된다.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경북관광 페스타'를 비롯해 대도시 중심 로드 마케팅으로 APEC 레거시와 지역 콘텐츠를 결합해 확산시키겠다는 복안이다.
관광의 또 다른 축인 MICE 산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주 화백컨벤션센터(HICO)를 중심으로 안동·구미·포항으로 이어지는 컨벤션 벨트 구축이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내년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 개관을 앞두고 국제회의 유치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오는 5월 포항·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 연차총회와 10월 '세계경주포럼'은 그 시험대다. 경북도는 "APEC을 통해 검증된 운영 역량이 국제회의 유치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했다.
관광의 '기초 체력'도 달라졌다. 음식점·숙박업소 300여 곳이 시설 개선을 마쳤고, 관광 종사자 1600여 명이 서비스 교육을 이수했다. 외형뿐 아니라 '환대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올해는 가족 단위 관광객을 겨냥한 어린이 친화 시설도 새롭게 지원된다.
콘텐츠 경쟁력 강화도 눈에 띈다. 경주 화랑마을의 체험형 프로그램, 보문관광단지의 미디어아트 야간경관은 APEC 기간 '킬러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경북도는 이를 확장해 '나이트 트레일' 조성과 LED 미디어월 설치 등 체류형 관광 기반을 넓힐 계획이다.
김천 김밥축제, 구미 라면축제 등 K-푸드 기반 행사도 '흥행 카드'로 떠올랐다. 경북도는 이들 축제를 최우수 축제로 지정해 전국 단위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결국 승부처는 '확산'이다. 경주에 집중된 효과를 동해안·북부·서남부로 나누는 권역별 관광벨트 구축이 핵심 전략이다. 경주·포항·영덕·울진을 잇는 동해안, 신공항 연계 북부권, 낙동강·대가야 문화권으로 이어지는 서남부권이 큰 축이다. 여기에 철도·고속도로 등 교통 인프라 개선까지 맞물리며 접근성도 크게 나아질 전망이다.
도는 9일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에서 22개 시·군과 함께 'POST APEC 관광 점검회의'를 열고 이러한 전략을 공유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정책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황명석 경북도지사 권한대행은 "지금이야말로 APEC 성과를 지역 전반으로 확산시킬 적기"라며 "경북만의 콘텐츠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글로벌 관광 수요를 끌어들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