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끼 만원 시대"…광주서 번지는 ‘거지맵’ 열풍
가격 중심 소비 구조 재편
청년층 ‘가성비 탐색’ 일상화
‘거지맵’ 소비 플랫폼 부상

외식 물가가 꾸준히 오르며 서민들의 식비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저렴한 식당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지도 서비스 '거지맵'이 새로운 소비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광주 지역에서도 이용 사례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가격을 중심으로 식당을 선택하는 '가성비 소비'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확산되고 있는 '거지맵'은 이용자의 위치를 기반으로 저렴한 식당 정보를 지도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용자들이 직접 식당을 등록하고 가격과 메뉴, 후기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별도의 사업자가 아닌 사용자 참여형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기존 맛집 추천 서비스와 차별화된다.
해당 서비스의 출발점은 SNS에서 유행하던 '거지방' 문화다. 생활비 절약을 위해 소비 정보를 공유하던 채팅방이 지도 형태로 확장되면서 접근성과 활용도가 크게 높아졌다. 단순히 정보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가 직접 데이터를 축적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확산 속도도 빠르다.
광주 지역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현재 지도에는 수십 곳의 식당이 등록돼 있으며, 3천원대 국수나 자장면을 판매하는 식당부터 5천원 수준의 백반 정식을 제공하는 곳까지 다양한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최근 외식 물가 흐름과 비교하면 체감 가격 격차가 큰 수준이다.
실제 외식 물가는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광주 지역 주요 외식 품목 가격은 최근 들어 잇따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김치찌개 백반과 냉면, 칼국수 등 대표적인 서민 음식 가격이 모두 상승하면서 '저렴한 한 끼'라는 인식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이 같은 환경 변화는 소비 행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에는 접근성이나 맛이 식당 선택의 주요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가격이 최우선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소득이 제한적인 청년층을 중심으로 이러한 경향이 더욱 뚜렷하다.
대학생 김준현(23)씨는 "요즘은 식당을 찾기 전에 먼저 가격을 확인하는 게 습관이 됐다"며 "거지맵을 활용하면 부담 없는 가격대의 식당을 쉽게 찾을 수 있어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괜찮은 곳을 발견하면 직접 등록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이용자 참여를 기반으로 한 정보 공유는 단순한 절약을 넘어 새로운 소비 문화로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가성비 식당 리스트'가 빠르게 공유되며, 특정 식당에 대한 방문 수요가 단기간에 집중되는 현상도 나타난다. 이는 기존 유통·외식 시장의 소비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구조적인 변화로 보고 있다. 외식 물가 상승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비용 절감 전략을 찾고, 이를 공유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 경제 전문가는 "외식 물가 상승이라는 구조적 압박 속에서 '거지맵'과 같은 서비스는 단순한 정보 공유를 넘어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 자체를 바꾸고 있다"며 "가격 정보를 중심으로 한 집단적 소비 패턴이 확산되면서 외식 시장도 이에 맞춰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용자들이 축적한 데이터가 하나의 시장 정보로 기능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낮은 업장은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 있다"며 "외식업계 역시 가격과 품질의 균형을 맞추는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