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지만 간명하다…‘우리문학 혁신가’ 김시습 입문서

조봉권 선임기자 2026. 4. 9.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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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당 김시습(1435~1493)은 한국인의 정신세계에 일종의 원형 또는 바탕, 근원을 제공한 큰 인물이다.

김시습을 아는 기성세대는 매월당의 높고 깊은 정신세계로 더 깊이 빠져들 확률이 높다.

거기에 더해 매월당 김시습에 대한 저자의 깊고 오랜 애정이 책갈피마다 묻어난다.

깊이와 간명함을 두루 갖춘 이 책은 김시습 입문서, 매월당을 만나기 위한 필독서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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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청년 김시습- 소종섭 지음/한걸음 더/1만7000원

- 한국사 첫 소설 ‘금오신화’ 저자
- 여행가·불교학자로서의 조명도

매월당 김시습(1435~1493)은 한국인의 정신세계에 일종의 원형 또는 바탕, 근원을 제공한 큰 인물이다. 김시습을 아는 기성세대는 매월당의 높고 깊은 정신세계로 더 깊이 빠져들 확률이 높다. 그를 아직 모르는 젊은 세대라면, 한국을 떠나지 않는 한 어차피 만나게 돼 있으니 염려할 게 없다. 수능시험에 김시습이 쓴 우리나라 최초 소설 ‘금오신화’는 단골이고, 이문구 같은 큰 작가가 쓴 ‘매월당 김시습’을 비롯해 후세·후학이 쓴 김시습 평전·전기도 종류가 많다.

충남 부여군 무량사에 모신 매월당 김시습 초상화. 한걸음 더 제공


문(文)의 나라 조선의 전통을 잇는 대한민국에서 세종대왕조차 감탄한 5세 신동 김시습, 의로운 충절의 상징 생육신 김시습, 유불도를 엄청나게 높은 수준에서 집성한 대가 중의 대가 김시습, 케케묵지 않고 과감하게 새 영역을 개척해 ‘금오신화’를 짓고 우리 문학을 혁신한 김시습, 차(茶) 문화의 선구 김시습, 도가에서 노닐었던 김시습, 게다가 수능에서 맨날 만나는 김시습을 어찌 귀하게 모시지 않을 수 있겠는가.

‘시사저널’ ‘아시아경제’ 편집국장을 지낸 유명한 언론인 소종섭이 ‘영원한 청년 김시습’을 펴냈다. 언론인 저자 특유의 현장감·간명함과 풍성한 데이터가, 한 손에 딱 들어오는 약 220쪽 분량의 이 책을 긴장감 있게 관통한다. 거기에 더해 매월당 김시습에 대한 저자의 깊고 오랜 애정이 책갈피마다 묻어난다. 저자는 “2011년 사단법인 매월당김시습기념사업회를 창립해 회장을 맡고 있으며, 지금까지 60차례 ‘김시습 답사’를 진행했다”고 책에서 자기소개를 한다.

더 깊은 인연도 있다. 저자는 1966년 충남 부여 무량사에서 태어났다. 이 책 머리말에서 저자는 그 인연을 설명했다. “어릴 적 필자의 집(충남 부여 무량사)에는 보물 1497호로 지정된 김시습 선생의 초상화가 있었다. 무량사 극락전 뒤 산신각(현재는 삼성각) 바로 앞에 집이 있었는데, 산신각 안에 선생의 초상화가 모셔져 있었다. …” 언론인 소종섭은 조선의 거인 김시습과 운명처럼 이어져 있는 셈이다.

깊이와 간명함을 두루 갖춘 이 책은 김시습 입문서, 매월당을 만나기 위한 필독서로 다가온다. 저자는 한 걸음 더 들어간다. 이 책 맨 뒤에 저자는 ‘김시습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글을 따로 실었다. “‘절의의 인물’로만 김시습을 평가하는 것은 그를 너무 협소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새로운 개념화가 필요하다. 세 키워드로 김시습을 읽었다.”


세 키워드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길 위의 삶을 산 우리나라 최초 여행가이며 국토예찬론자이자 창작자 ▷기존 틀에서 벗어나 새로움에 도전해서 성취한 혁신가 ▷승려로서 대부분 생을 보낸 당대 최고의 불교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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