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신간돋보기] 그림으로 재해석한 그리스 신화 外
# 그림으로 재해석한 그리스 신화
- 네가 찾아올 때까지/크리스티아나 페제타 글/실비에 벨로 그림/라임/1만6800원

BIB 황금사과상과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자 실비에 벨로의 신작. 기원전 5세기쯤 그리스 여자아이들은 결혼하기 전에 일정 기간을 아르테미스 신전에서 지냈다. 집안을 꾸려가는 일, 삶의 신비, 계절의 변화, 식물의 특성, 야생의 위험성, 그 위험을 다스리는 법을 배웠다. 신전에서 지내는 기간이 끝날 때쯤, 곰 가죽을 걸치고 춤을 추는 의식을 치렀다. 어른이 되는 통과 의례였고, 변화를 여는 문이었다. 이 고대 신화를 재해석하여 인간과 자연의 관계, 상실과 성장, 배움과 공동체가 지닌 힘에 대한 성찰을 담아낸 그림책.
# 노동과 사랑… 스무살 성장 서사
- 정전/함윤이 지음/문학동네/1만7500원

202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후 젊은작가상 등 주요 문학상을 받으며 주목 받아온 함윤이 작가의 첫 장편소설로 제 3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노동과 사랑이라는 테마를 큰 축으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사회 안에서 느끼는 미세하고 짙은 감정이 과연 어떤 행동까지 하게 하는지를 스무 살의 인물을 통해 보여 준다. 독자의 시선에 따라 여러 겹의 층위를 드러낸다. 공장을 정전시키려는 긴박한 모험 서사, 노조의 처절한 투쟁을 담은 노동소설, 스무 살 주인공의 성장 서사이기도 하다. 기계적 시스템이 멈추는 정전의 순간, 비로소 드러나는 인간적인 유대와 사랑의 가능성을 포착해 낸다.
# 韓 근현대, 여성 시선으로 쓴 詩
- 미워도 108번/이희주 시집/달아실/1만2000원

이정표라는 필명으로 시집 ‘38국도’ ‘정선역 가는 길’을 냈던 이희주 시인이 본명으로 발표하는 첫 시집이자, 세 번째 시집. ‘살아남은 자의 언어’로 일상의 기억과 상처를 길어 올리며, 한국 근현대사 생활사를 여성의 몸과 시선으로 다시 써 내려간 시집이다. 표제작 ‘미워도 108번’에서 ‘108’은 미움 고통이 반복되는 삶의 윤회를 상징한다. 한때 영화 포스터의 문구였던 ‘미워도 다시 한번’은 이 시집에서 ‘미워도 108번’으로 변주된다.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감정과 생의 반복, 미워하면서도 살아내야 했던 시간의 층위이다.
# 쇼팽 등 예술가들의 사랑과 삶
- 불멸의 연인/박은지 지음/저녁달/2만 원

1827년, 파리 음악원에서 작곡 공부를 하던 젊은 베를리오즈는 오데옹 극장에서 영국의 켐블 극단이 공연하는 ‘햄릿’을 보았다. 오필리아 역은 아일랜드 출신의 해리엇 스미스슨. 베를리오즈는 그녀를 보자 벼락 맞은 느낌을 받았다. 스미스슨의 재능은 파리 전체를 사로잡았다. 스미스슨이 파리를 떠난 뒤에도 베를리오즈의 머릿속은 그녀 생각으로 가득했다. 그 마음으로 작곡한 것이 ‘환상교향곡’이다. 이 책은 사티 쇼팽 리스트 베를리오즈 등 예술가들의 사랑과 삶을 통해 클래식 이야기를 들려준다.
# 우울증 환자 운동 사용 설명서
- 운동하면 좋은 걸 누가 모르냐고요/하주원 지음/반비/1만8500원

우울해서 누워 있는 것일까, 하루 종일 누워 있어서 우울한 것일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 하주원은 수많은 환자를 만나며 누구보다 운동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누구보다 운동하기 어려운 이들을 오래 지켜봐 왔다. 또한 평균 이하의 운동신경과 ‘저질 체력’의 소유자로서 갖가지 운동을 시도해 오기도 했다. 이 책은 전문의의 임상 경험과 여러 약점을 안고 있는 몸으로 다양한 운동과 직접 부딪혀온 시간이 함께 쌓인 자리에서 나왔다. 몸을 일으키는 것조차 힘든 사람, 하루에 10분밖에 짬이 나지 않는 사람에게도 운동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응원보다 전략을 주는 현실적인 실천 매뉴얼.
# ‘영포티’는 왜 조롱의 밈이 됐나
- 진격의 영포티/임수현 지음/다반/1만9800원

‘영포티(Young Forty)’. 원래 마케팅 용어로 40대를 기존 중년이 아닌 새로운 소비 계층으로 주목하는 맥락에서 2010년대 중반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다. 자기관리와 소비 감각을 유지하는 40대를 지칭하는 긍정적 표현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젊어 보이려는 안간힘’의 상징으로 호출되고 있다. 이 책은 한국 사회에서 뜨거운 논쟁의 대상이 된 영포티 현상을 세대 조롱이나 인터넷 밈의 차원이 아니라, 그 이면의 구조적 원인과 감정 메커니즘을 파헤친다. 왜 구조 문제가 세대 갈등으로 표출되는지를 해부한다.
# 병마용·대명궁… 中 섬서성 기행
- 시와 술과 차가 있는 중국 인문 기행-섬서성 편/송재소 지음/창비/2만5000원

송재소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의 ‘시와 술과 차가 있는 중국 인문 기행’ 시리즈 다섯 번째 책. 오랜 세월 한문학을 연구해 온 학자의 시선으로 역사·문화 현장을 두루 탐방하며, 시와 술과 차, 인간의 삶과 사유가 어우러진 기행문이다. 섬서성(산시성)은 중국 문명의 심장이라 불릴 만큼 수천 년 역사의 중심 무대였다. 섬서성의 성도인 서안은 동서 문명이 만나는 실크로드의 출발점으로서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역사 현장이다. 병마용 화청지 법문사 대명궁 등의 유적들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중국 인문 기행의 정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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