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야 싸우지! 싸워서 이겨야지!” 일터에서 쫓겨난 노동자들, 삶터를 빼앗긴 빈민들, 참사의 진실을 밝히자는 부모들, 우리 산과 강을 지키자는 주민들,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자는 시민을 위해 밥을 짓고 나눈 여성이 있었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최규화 기자가 유희의 삶을 복원한다.
유희. 1959년생. 노점상이었다. 유희의 ‘밥 연대’는 1995년 노점상 최정환·이덕인 열사의 죽음을 겪으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농성장과 영안실에 솥을 걸고 밤새 밥을 짓던 유희의 활동은 2017년 시민의 후원으로 마련한 ‘십시일반 음식연대 밥묵차’로 이어졌고, 쌍용자동차 해직 노동자와 세월호 유가족 등 전국의 투쟁 현장을 누비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췌장암 투병 중에도 “죽을 때까지 밥 연대를 하는 게 소원”이라던 유희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밥묵차’를 지켰다.
저자가 만난 ‘유희의 사람들’ 15명의 인터뷰는 생생하다. 유희는 공권력 앞에서는 “싸움짱”, 원칙 앞에서는 “강철 여인”, 누군가를 위로하는 곳에서는 무대를 찢는 “트로트 가수”였다. 2024년 6월, 향년 65세로 세상을 떠난 유희의 묘비명이다. “밥은 하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