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동탄중, 우리가 바꾼 행복한 교복…불편함 벗고 편안함 입다 [꿈꾸는 경기교육]

박화선 기자 2026. 4. 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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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유일 ‘학생자율형 교복 샘플 제작지원 대상교’
편한교복 도입 추진... 교복선정위 타학교 벤치마킹
학생·학부모·교사 다양한 의견 반영해 디자인

2026 교육현장을 가다 화성 동탄중

1985년 개교한 동탄중학교는 2010년 도시 재개발로 임시휴교를 맞았다가 2015년 화성특례시 동탄대로시범길에 새로운 모습으로 문을 연 공립학교다. 동탄2신도시의 발전과 함께 ‘바른 인성과 실력을 갖춘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교육 목표로 성장해온 이 학교는 현대적인 교육 시설과 쾌적한 학습 환경을 갖추고 있어 지역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다.

특히 학생 중심의 건강한 급식 환경을 위해 진행되고 있는 ‘자율선택급식’은 교육공동체에 주도성을 부여함으로써 교육적으로 높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동탄중은 경기도내 중학교에서는 유일하게 ‘학생자율형 교복 샘플 제작지원 대상교’로 선정되면서 새로운 교복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 입기 편하고 관리는 쉽게... 교복선정위, 다양한 의견 수렴
화성 동탄중학교 학생들이 ‘편한 교복’ 차림을 탁구를 치러 이동하고 있다. 박화선기자


코로나 시기에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이 한시적으로 탈의실과 화장실 사용에 제약이 따르면서 불편함을 겪었다. 이런 가운데 동탄중 학생들은 체육수업시간이 있는 날은 집에서 체육복을 입고 오게 됐다. 그런 일상이 계속되자 학생들은 편안한 복장에 익숙해졌고 학교는 학생들에게 편안한 차림의 등교를 허용하면서 매주 금요일 ‘자율복장의 날’, 일명 ‘사복데이’가 운영됐다.

그러다 2024년 학생자치회에서 학생자치활성화 예산을 받아 학생자치임원 28명을 위한 후드집업을 제작한 일이 있었다.

이 옷을 본 학생들은 어떻게 하면 그 옷을 입을 수 있는지 문의가 있었고, 학생자치회 지원이 3배까지 늘어나는 효과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동탄중의 ‘편한 교복’에 대한 첫 단추는 그렇게 시작됐다. 2025년 임채문 생활교육부장의 주도로 ‘편한 교복 도입’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학생, 학부모, 교사 등 10여명으로 이뤄진 교복선정위원회가 결성돼 타 학교 교복에 대한 벤치마킹에 들어갔다. 교복선정위원회는 6월부터 10월까지 7~8회 회의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미술교사는 디자인 도안을 고민하고 학부모는 세탁 시 옷감 변형도 등 자녀에게 입혀 보고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했다. 학생은 교복 디자인, 색상, 필요 품목 결정에 적극 참여하는 등 서로의 의견을 모아갔다.

그런 과정을 거쳐 재켓·셔츠(넥타이)·조끼·바지(또는 치마)로 정형화됐던 교복이 후드집업, 맨투맨 2개, 바지(또는 치마) 등 4개 구성으로 바뀌었다. 거기에 체육복(동복, 하복)은 신축성이 좋은 소재로 탈바꿈했다. 이 편한 교복은 신입생에게 40만원에 모두 지급되고 있으며 2학년과 3학년의 경우 선택적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놨다.

■ 학부모 “분주함 줄었어요”... 신입생 “우리 교복 부러워해요”

화성 동탄중학교 학생들이 ‘편한 교복’ 차림을 선보이고 있다. 박화선기자


“아침에 다림질 하지 않고 바로 입고 나갈 수 있잖아요. 세탁기 건조기에 마구 돌릴 수 있어 관리가 너무 편해졌어요.”

3학년생을 둔 박지선씨(학부모 회장)는 매일 아침 등교시간이면 아침 준비에 교복 다림질로 분주했던 일상의 분주함이 많이 줄었다며 웃어 보였다.

2학년 자녀를 둔 장은정씨(전 학부모회장) 는 “편한 교복으로 바뀌기 전에는 쑥쑥 커가는 아이의 교복을 수선하려면 바지나 셔츠 길이 조절 등에 불편함이 컸다”고 토로했다. 그러다 교복이 해지면 학부모는 중고 교복을 찾지만 아이는 새 교복을 원하면서 의견차를 겪기도 했는데 그런 상황에 편한 교복으로 바뀌어 더없이 편리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교복과 관련해 학교에서 신입생들에게 1월 초 중학교 배정일 오후 예비소집 자료에 교복사이즈를 선택할 수 있도록 QR코드로 안내하고 그로부터 40일 내외에 수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1학년에 입학한 정혜원양은 “교복이 사복과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편하게 느껴진다”며 “다른 학교에 진학한 친구들이 우리 교복을 보고 많이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정양은 예비소집일에 QR코드에 접속해 치마와 바지, 맨투맨 색상 등을 선택했고 체육복은 학교에서 사이즈만 정하고 택배로 집에서 받았다며 “교복 입은 저 자신이 예쁘게 보인다”며 수줍은 표정을 지었다.

3학년 김민서군은 “원래 교복은 겉보기엔 깔끔하지만 생활에는 불편이 많았다”며 “넥타이로 장난하는 친구가 많아 예민한 친구들 간에는 다툼이 있었다”며 “교복 결정 과정에 학생, 학부모, 교사의 의견이 모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학년 고은양은 “새 교복의 디자인 결정 과정에서 의견을 낸 적이 있는데 수렴해줘 학생으로서 역할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신입생들이 새로운 교복으로 신체적 피로감이 줄고 학교생활이 활동적으로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뷰 줌-in
임채문 생활교육부장 “교복 자율화… 즐거운 학교생활, 교육공동체 한마음”
임채문 생활교육부장. 박화선기자

“신입생 환영회를 하는데 새로운 교복을 입은 학생들 모습들이 참 예뻤어요. 아이들은 입기 쉽다고 하고 학부모들은 관리가 편하다고 하니 보람이 느껴집니다.”

임채문 생활교육부장이 동탄중에 발령받은 것은 2022년 3월. 임 부장은 이전 학교에서부터 학생들의 교복이 비싸고 불편하다는 말과 아이들이 옷 때문에 불편한 관계가 되던 것을 자주 목격해 왔다.

임 부장은 “교복을 바꾼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편한 교복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때 경기도교육청에서 선택 교복에 대한 공문을 보내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편한 교복에 대한 찬반부터 품목 구성, 디자인, 색상에 대해 교육공동체의 의견 수렴을 거쳤다”며 “비정장형 교복 위주로 품목을 변경하고 구성을 간소화하는 데 학부모와 학생 78%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추진 과정에서 어려움도 겪었다. 임 부장은 “디자인, 재질, 단가 등 교복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 보니 교복업체와의 소통에 어려움이 컸다”고 토로했다. 그러다 보니 교복 샘플 제작 등에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고충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샘플 제작 및 단가 산정의 어려움 등으로 마감 일정에 단 한 곳의 업체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래서 마감을 2주 연장해 2개의 업체가 입찰에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그런 어려움 끝에 비용 부담없이 편한 교복이 신입생에게 입혀졌다.
그는 “교복 자율화는 학생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중심에 두고 교육공동체가 뜻을 모으는 과정이었다”며 “처음이 어렵지 학생들에게 편한 교복을 만들어 주자는 의지만 있다면 모두가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편한 교복에 대한 교육공동체의 의견과 제안사항을 수렴해 불편은 줄이고 장점은 늘려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화선 기자 hspar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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