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회색지대 통행로’ 점유 논란…포항 민원 폭증에 법 기준 시급

황영우 기자 2026. 4. 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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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법정도로 적용 한계로 단속 난항, 지자체 현장 혼선 지속
적치물·노점상 급증 속 사고 우려 확산, 유권해석 요구 커져
▲ 8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초곡지구 한 상권 일대 모습. 아파트 부지에 적치물과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데 사고 위험 우려와 함께 인근 상권에선 이를 지켜보는 상태다. 황영우 기자

폭탄 사들고 간다는 민원까지 제기된 '묘한 통행로 점유'가 법 기준이 불분명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어 선제적인 유권해석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불경기 여파 속에서 일부 상가가 인도와 가게 사이 공간에 다수 적치물을 쌓아두거나, 천막을 치고 아예 판매상품도 비치하는 사례를 보이고 있는데 벌써부터 사고 위험까지 포함한 우려가 주민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유형의 민원은 앞서 지난 2월 발생했던 포항 이인지구 초등생 졸업생 야간 자전거 사망사고(경북일보 2026년 2월 14일 인터넷 보도 등)를 기점으로 하루 최대 20건을 찍을 정도로 폭증하기도 했다.

당시 사고가 불법 갓길 주정차 등으로 인해 도로 통행이 방해받으면서 생겼다는 일각 진단과 맞물려, 학부모들 사이에서 등하교 학생들의 안전을 우려해서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도 관련 민원이 하루 10여 건으로 숙지지 않은 채 밀려오는 실정이다.

9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유사 민원은 크게 노점상과 적치물로 분류된다.

단속건수는 2023년 노점상 1만2535건·적치물 9982건, 2024년 노점상 1만1906건·적치물 1만4078건, 2025년 노점상 1만2036건·적치물 1만4118건에 달한다.

특히 옛 아파트와는 달리, 신규 아파트 단지들은 아파트 자체 부지를 과거보다 약 10m 거리 더 확보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일부 상가가 적치물을 비치하는 등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단속 주체인 기초지자체는 실제 현장에 나가 법 적용을 시도하려 하지만,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단속 근거인 도로법을 적용하기엔 해당 적치물 구간이 법정도로가 아닌, 비법정도로로 우선 판단되기 때문에 섣불리 나서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문제는 포항에선 초곡, 양덕 등에 지어진 아파트 단지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으며, 심지어 아파트 내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서의 고성방가 등에서도 민원이 불거지는 실정이다.

정작 시민들 입장에선 아무리 민원을 제기해도 시 공무원들이 별다른 조치를 하지 못하자,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형국이다.

법상 적용 판별이 어렵자 공무원들 입장에서도 행정 조치에 쉽게 나서지도 못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회색지대'가 생기는 셈이다.

대표적으로 포항시 북구 흥해읍 초곡지구 한 가게에선 횡단보도가 인접해있으면서도 상가 앞 적치물이 쌓여진 채 영업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로 인한 통행 폭이 좁아지고 규제봉마저 일부 탈착돼 차량마저 추가로 주차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통행 중 사고 위험 우려와 함께, 인접 상권에선 이를 지켜보는 국면이다.

법 기준 정립 이전에, 부가적인 갈등을 막을 상인회 결성과 자체적인 조율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공무원들은 "해당 적치물 문제에 대해 민원을 받고 현장에 나가면 쉽게 응해 적절한 조치를 스스로 하는 상인들도 꽤 있다"며 "하지만 일부 상인들은 되려 '너희가 뭔데 (적치물을) 치우려 하느냐'고 반발하는데 착잡하다"고 토로한다.

이 과정에서 욕설과 함께 폭탄 단어까지 제기된 민원인들의 불만마저 쇄도하고 있어, 공무원들의 이중고도 쌓여나가는 실태다.

포항시 관계자는 "법제처 등에 해당 민원에 대한 법적 기준을 묻는 유권해석에 나서겠다"며 "도로 전담 부서와도 연계해 조치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