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관객은 다 떠났고, 20년 전 낡은 족쇄만 남은 홈쇼핑

김경택 기자 2026. 4. 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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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의 '새벽배송 규제' 완화 논의는 조금씩이라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반면 모바일 전환의 직격탄을 맞은 TV 홈쇼핑 산업의 경우 규제 완화 논의가 테이블에조차 오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업계의 위기의식은 커지고 있지만 정작 홈쇼핑 산업은 촘촘한 사전 규제에 갇혀 다른 플랫폼들과 제대로 된 경쟁조차 할 수 없는 실정이다.

TV 홈쇼핑 시장에 꼭 필요한 규제만 남기고 사전 규제는 과감히 푸는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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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택 생활산업부 기자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규제’ 완화 논의는 조금씩이라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반면 모바일 전환의 직격탄을 맞은 TV 홈쇼핑 산업의 경우 규제 완화 논의가 테이블에조차 오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만난 홈쇼핑 업계 관계자의 토로다. 정치권이 유통 업계의 낡은 규제를 손보려 하고 있지만 유독 홈쇼핑 산업만은 변화의 바람에서 철저히 소외돼 있다는 호소였다.

홈쇼핑 업계는 오랜 침체에 빠져 있다. 콘텐츠 소비의 중심축이 모바일로 이동하면서 TV 앞을 지키는 시청자가 급감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국내 주요 홈쇼핑 4개사 중 CJ온스타일을 제외한 3사 매출은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홈쇼핑 전체 거래액 역시 같은 기간 약 22조 원에서 19조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본격적인 역성장의 시작이다.

업계의 위기의식은 커지고 있지만 정작 홈쇼핑 산업은 촘촘한 사전 규제에 갇혀 다른 플랫폼들과 제대로 된 경쟁조차 할 수 없는 실정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재승인 제도다. 이는 정부가 사업자의 공적 책임과 경영 전반을 정기 심사해 7년마다 사업권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심사 항목에는 중소기업 제품 의무 편성(50~70%)이나 직매입 비율은 물론 연간 투자 집행 일정이 기계적으로 규정돼 있으며 심지어 상생 자금 출연도 강요받다시피 하고 있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사업권이 박탈될 수 있다.

이 같은 영업 활동 제약과 매년 고정적인 의무지출에 쫓기다 보니 사업자들이 자금을 비축할 여력은 크지 않다. 최근에는 매출마저 줄다 보니 장기적으로 자본을 모아 단행해야 하는 연구개발(R&D)이나 신사업 발굴 등 대규모 혁신 투자는 엄두조차 내기 힘들다.

그럼에도 규제 시계는 10년, 20년 전에 멈춰 있다. 방치한다면 홈쇼핑 산업은 더욱 빠르게 위축될 것이 뻔하다. 그 후폭풍은 홈쇼핑 기업에 그치지 않는다. 상품을 공급하는 수많은 제조사와 납품 업체의 가장 든든한 판로가 막히고 국내 방송 생태계를 지탱해온 재원 구조마저 도미노처럼 무너진다는 의미다.

TV 홈쇼핑 시장에 꼭 필요한 규제만 남기고 사전 규제는 과감히 푸는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당장 전면적인 개편이 어렵다면 최소한 규제 완화를 위한 진지한 논의라도 시작돼야 한다. 사각지대에 방치된 채 생존의 기로에 선 홈쇼핑 업계의 목소리에 정부와 국회가 귀를 기울여야 할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김경택 기자 tae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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