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국민당 대표 방중에 들끓는 대만, 친중·반중 충돌 격화

대만 제1야당 국민당의 정리원(鄭麗文) 주석(대표)이 중국을 찾으면서 대만 정가가 들끓고 있습니다. ‘친중’과 ‘반중’ 노선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시끄러운 국면입니다. 대만의 노선 갈등이 또 불거지고 있습니다.
지난 7일 중국에 도착한 정 주석은 첫 일정으로 쑹타오(宋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장관급) 주최 만찬에 참석했습니다. 이어 8일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으로 이동해 국부 쑨원(孫文)의 묘소인 중산릉(中山陵)을 참배했습니다. 정 주석은 이곳에서 18분간 연설을 했습니다. 그는 일본이 대만사회와 민족정서를 억압했다며 “청일전쟁 때 일본 제국주의의 큰 칼에 베인 상처가 양안 사이에서 지금까지도 아물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쑨원의 서거 당시 대만이 이미 30년간 일본 식민지로 전락해 있어 대만인들은 본토 민중처럼 공개적으로 추모를 할 수도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연설에서 ‘일본’을 11차례나 언급했습니다.
역대 국민당 주석들의 중산릉 참배 발언은 대체로 쑨원이 중화민국을 세운 역사와 그의 사상 등에 초점이 맞춰졌었지요. 그러나 정 주석은 대만의 일본 식민 지배 역사를 두드러지게 강조했습니다. 그의 발언에는 중국과 대만의 공통된 역사적 기억을 환기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관측입니다. 뉴쩌쉰 대만 문화대 광고학과 교수는 “정 주석의 연설은 쑨원과 대만의 연결고리를 만들어내 민진당 정부의 친일 성향을 측면에서 겨냥하려는 의미를 담았다”라면서 “전체적인 주제를 ‘평화’에 집중해 민진당 세력의 ‘반중’ 공격을 돌파하려고도 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정 주석은 중산릉을 참배한 후 오후 상하이로 이동했습니다. 9일 오전 상하이 양산(洋山)항을 방문해 대만 기업인들과의 좌담회에 참석했습니다. 양산항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경제협력에서 상징적 장소로 평가받는 곳입니다. 2008년 12월 양산항을 출발한 선박이 대만 가오슝으로 향하면서 양안 간 직항 선박이 운영되기 시작했지요. 마잉주(馬英九) 전 국민당 주석이 2023년 4월 자동화 터미널 등 스마트 기술을 확인하기 위해 이곳을 다녀갔고, 장제스(蔣介石) 전 총통의 증손자인 장완안(蔣萬安) 타이베이 시장도 같은 해 8월 양안 민간 포럼인 솽청포럼 참석차 방중해 첫 일정으로 양산항을 찾은 바 있습니다.
정 주석은 대만 기업인 좌담회 일정을 소화한 뒤 베이징으로 이동했습니다. 10일 베이징에서 정 주석은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만나 국공 회담을 가집니다. 정 주석은 시 주석과 회담 후 11일 중국 본토 기업 방문 등 일정을 소화한 뒤 12일 대만으로 돌아갑니다.
그의 행보는 대만의 독자성과 중국의 위협을 강조하는 ‘친미·반중’ 성향의 집권 민진당과 명확히 대비됩니다. 이에 대만에선 정 주석 방중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민진당과 친여 성향 인사들은 정 주석 방중이 중국의 대만 영향력 확대 전략에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라이칭더 총통은 지난 8일 짐 뱅크스 미 상원의원이 이끄는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진정한 평화는 권위주의에 굴복하거나 타협해 얻는 것이 아니다”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민진당 판윈 의원은 미국 무기 구매 법안 협상에 국민당 불참이 예상되자 “국민당이 집단 불참한다면 이는 시 주석과 정 주석의 회담을 통해 시 주석의 지시를 받으려는 것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며 “국민당은 국가 안보를 공산당의 환심 사기용 선물로 삼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대만의 중국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도 가세했습니다. 대륙위원회는 중국이 정리원 주석을 ‘소환’한 목적은 “양안 문제를 내정화(內政化)하고 미국의 대만 상대 무기 판매를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 주석의 방중을 ‘미국’ 문제와 연관짓고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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