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우주 반도체 본격 개발 … 우주서 성장동력 찾는 韓기업들

이덕주 기자(mrdjlee@mk.co.kr), 이진한 기자(mystic2j@mk.co.kr), 고재원 기자(ko.jaewon@mk.co.kr) 2026. 4. 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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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데이터센터용 칩 수요 급증 … 미래 먹거리로 부상
위성 발사 비용이 낮아질수록
美가 독점한 비싼 전용칩보다
가성비 좋은 반도체로 대체중
韓, 우주방사능 내성검증 나서
데이터센터 전력 태양광 주목
한화큐셀, 고성능 솔루션 개발
제미나이

우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 발표가 잇따르면서 국내 기업들이 신성장동력으로 우주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태양광 발전 분야에서 집중적인 연구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우주에서 사용되는 우주 반도체와 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이에 대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우주항공반도체전략연구단 사업의 일환으로 D램과 낸드 메모리를 우주로 보내 검증 과정을 거쳤다.

이와 함께 우주 반도체 생산을 희망하는 팹리스 기업들이 삼성 파운드리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주 AI 데이터센터용 반도체는 고성능과 함께 우주 방사능에 대한 내성을 동시에 갖춰야 해 요구 조건이 까다롭다. 그만큼 관련 기술이 앞선 삼성전자가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총괄로 4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우주항공반도체전략연구단의 '우주 헤리티지(Heritage)' 확보 사업에 참여해 국내 통신·전력·영상 등 다양한 팹리스 기업들의 우주 반도체 개발도 지원하고 있다.

반도체가 우주 환경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검증받았다는 의미인 '우주 헤리티지'는 글로벌 우주 반도체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다. 삼성전자 외에도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넷솔의 M램(MRAM), 파워마스터반도체의 전력반도체 등이 검증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관련 기술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우주 방사선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차세대 AI 반도체 기술을 세계 최초로 검증했다. 차세대 반도체 물질인 '인듐-갈륨-아연 산화물'을 기반으로 한 이 소자는 반도체의 핵심인 스위칭 동작과 뉴로모픽 소자의 핵심인 뉴런 연결 강도 조절 능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권용환 ETRI 우주항공반도체전략연구단장은 "한국은 반도체 산업 강국이지만 우주항공 반도체 시장에서는 점유율 0%"라면서 "2030년에 우주 반도체 7종을 국산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업도 속속 우주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달 22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테라팹' 설립 계획을 밝히며 생산 반도체의 80%가 '우주용'으로 쓰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우주 반도체 부문은 미국의 소수 반도체 기업들이 독점하는 초고가 프리미엄 제품 시장이다. 텔레다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아날로그 디바이스 같은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스페이스X 등장으로 우주 발사 비용이 낮아지고 로켓 발사가 많아지면서 상용 부품(COTS·Commercial Off-The-Shelf) 도입을 확대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값비싼 우주 전용 부품 대신, 작고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뛰어난 상용 반도체를 우주 시스템에 적용해 비용을 낮추고 성능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같은 반도체 회사들이 참여할 여지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권 단장은 "민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D램이 2만원 정도라면, 같은 용량의 위성에 들어가는 D램은 1000만원에 달한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업들이 진출하지 않는 것은 전체 시장 규모도 작고, 지난 30년간 한국에서 쏘는 위성도 1년에 1개 정도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뉴스페이스 시대가 열리면서 국산 위성 발사도 크게 늘어날 예정이다.

우주 컨설팅 기관인 노바스페이스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우주 산업에서 위성, 로켓 등을 만드는 제조 부문의 규모는 410억달러(약 60조원) 수준이다. 우주 반도체는 이 제조 부문에서 일부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스페이스X 외에도 아마존이 로켓 발사와 위성 인터넷 서비스 등을 시작했고, AI 데이터센터의 시대가 열리게 되면 우주 반도체 시장은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주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한 핵심 전력원인 태양광과 관련된 국내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우주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 수요로 인해 고효율 태양광 발전 기술이 필수적이다. 페로브스카이트 탠덤셀은 빛 흡수 효율이 높은 페로브스카이트와 실리콘 전지를 결합한 태양광 발전 솔루션이다. 상부 셀은 페로브스카이트로 단파장 빛을, 하부 셀은 실리콘 등으로 장파장 빛을 흡수해 스펙트럼 낭비를 줄이는 데 초점을 뒀다.

국내 기업 가운데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이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큐셀은 페로브스카이트 탠덤셀 상용화를 위해 상용 파일럿 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연구소 수준의 기술을 양산으로 연결하기 전 시제품을 생산하고 공정을 검증해 품질과 수율을 확보하는 사전 단계에 해당한다. 또 기존 실리콘 셀의 효율을 극대화한 주력 제품 '탑콘'의 고도화를 통해 태양광 발전 솔루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김기홍 한화큐셀 탠덤상업화추진담당 상무는 "진천공장의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파일럿 라인 운영을 통해 공정의 안정성과 양산성을 검증하고 중장기적으로 수율 개선과 원가·수익성 경쟁력 확보를 도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주 태양광 발전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우주 방사선을 비롯해 극한환경에 대한 내구성 확보가 필요하다. 위성 탑재를 위한 경량화 설계도 핵심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덕주 기자 / 이진한 기자 /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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