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가득 강소기업] 최종석 TL-X 대표 “배터리 화재의 피해규모는 배터리 용량에 비례하지 않는다”
기존 소방 한계 해결 위해 원인 제거 집중
2천일 시행착오 끝 '열폭주 차단' 기술 성공
전기차 화재 가정한 실증 테스트 실시 결과
200리터 약제로 3분만에 재발화 없이 종료
한국·미국 특허 등록·소방청 형식승인 이어
조달청 혁신제품 지정 등 기술 신뢰도 향상

"배터리 산업이 확대되는 만큼, 이에 맞는 새로운 화재 대응 기준이 필요합니다. 그 기준을 만드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생명을 구하는 기술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전기화재 예방 기술에 뛰어든 최종석 TL-X 대표가 9일 중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 대표는 지난 2022년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를 목격하면서, 수동적인 억제 방법으로는 급박한 위험의 순간을 막을 수 없다고 깨달았다. 그는 소화와 강력한 예방을 목표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도전했지만, 난관의 연속이었다. 배터리 용량이 커질수록 기존 소화 이론은 모두 깨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TL-X는 소재, 약제, 방치를 통합적으로 개발해 배터리 화재에 특화된 안전 설루션을 구축했고, 한국·미국 특허 등록, 소방청 형식승인, 조달청 혁신제품 지정 등을 받으면서 기술 신뢰도를 쌓아가고 있다.
자동차 데이터베이스 전문기업 카이즈유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차 신차 등록 대수는 4만2천31대다. 이는 전달(3만5천766대) 대비 17.5%, 전년 동월(1만7천857대)과 비교했을 때는 135.4% 증가한 수치다. 또, 최근 급격한 유가 상승으로 전기차의 유지비 경쟁력이 부각된데다, 보조금과 할인 행사까지 더해져 수요가 상승하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전기차의 화재 대응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었다. 배터리 내부에서 발생하는 화학적 반응을 제어하기에는 많은 양의 물과 시간이 필요해서다.
이에 최종석 대표는 배터리 화재를 기존의 소화 방식이 아닌, 전용 화재 안전 소재 기술을 기반으로 배터리 내부에서 발생하는 화학 반응 자체를 제어하는 데 집중했다.

"배터리 화재의 본질은 단순한 화염이 아니라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폭주와 그 과정에서 방출되는 가연성 가스에 있습니다. TL-X의 기술은 바로 이 지점에 집중한 거죠. 열폭주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가연성 가스를 비가연 환경으로 전환함으로써, 화재 확산의 연쇄 반응을 차단하고, 재발화 가능성까지 동시에 억제하는 구조입니다."
이는 기존의 냉각 중심 대응이나 산소 차단 방식과는 차별화되는 접근으로, 표면의 불을 끄는 것이 아니라 화재를 지속시키는 근본 조건을 제거하는 방식이라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2천 일 넘는 시행착오, 무해한 안전 탄생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기술'입니다. 이론적으로 가능한 기술이 아니라, 실제 화재 상황에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즉각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장비 설계의 중요한 기준은 복잡한 조작 없이 즉각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후 2022년 공인기관 시험에서 소화 패드 가능성을 발견, 특수 촉매로 물성 변화·재결합을 혁신하며 소화약제 완성에 성공했다.
그 뒤 2023년부터 공인기관 실험으로 배터리 화재 진압과 무독성 성능을 확인받았고, 한국·미국 원천특허 등록, 2025년 소방청 형식승인과 조달청 '전기차·리튬배터리 전용 소화약제' 혁신제품 지정, 전기차·ESS(에너지저장장치) 제조사 관심과 대기업 소재 협력이 시작됐다.
실제로, 지난 2024년 11월엔 전기차 화재 상황을 가정한 실증 테스트를 통해 기술 검증을 실시했는데, 약 200리터(ℓ)의 약제를 사용해 3분여 만에 재발화 없이 화재가 종료되는 결과가 확인됐다. 해당 시험은 배터리 용량 38.3kWh 차량에 강제 발화 후 확산대기 8분 조건으로 진행됐다.

이렇듯, TL-X만의 독자적 요소는 비교적 적은 용량으로도 배터리 화재를 억제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3.3ℓ 수준의 소화기를 통해 실증이 완료된 상태다. 또, 소화약제, 소화기, 소화패드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이 가능한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환경 및 인체 유해성이 문제되는 불소화합물(PFAS)을 포함하지 않아 글로벌 규제 대응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저희 회사는 현재 단일 제품 중심의 기업에서 벗어나 소재·약제·장치를 아우르는 배터리 화재 안전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소화기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환경과 적용 분야에 맞춰 기술을 확장하는 전략입니다."
예컨대 이동형 대응 장치뿐만 아니라, 고정식 설비나 보호용 소재 등으로의 확장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전기차, ESS, 산업 설비 등의 영역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간다는 얘기다.
그는 "앞으로 1년 내 실증 데이터 축적과 현장 적용 사례 확대가 목표"라며 "글로벌 시장 진출과 표준화 기반 마련을 추진해 배터리 산업 확대에 맞는 새 화재 대응 기준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와 함께, "초심을 지키며 안전한 에너지 세상을 위해 연구를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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