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량 탓 생태계 파괴”…2주째 낙동강하구 다리 건설 사업 중단 촉구 천막 농성
환경단체 “중단·재평가”…창원서 무기한 ‘텐트 농성’

낙동강하구 다리 건설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무기한 텐트 농성이 창원에서 2주째 이어지고 있다. 환경단체는 낙동강하구 자연유산 보호구역에서 추진 중인 서부산권 대저·엄궁·장락대교 건설 중단 요구와 함께 관련 사업 재평가를 주문하고 있다.
박중록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지난달 26일부터 창원시 성산구 신월동 낙동강유역환경청 정문 앞에 3~4인용 텐트 하나를 치고 농성에 들어갔다. 이번이 네 번째 천막생활이다.
그는 앞서 △1차 2019년 8월 20~9월 6일(18일·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 거짓 부실 규탄) △2차 2021년 12월 21일~12월 28일(8일·엄궁, 장낙대교 환경평가 반려 촉구) △3차 2023년 10월 27일~2024년 2월 8일(105일·낙동강하구 다리 건설 사업 재고·공정 환경평가 요구) 순서로 농성했다. 장소는 모두 낙동강청 앞이었다.
박 위원장이 2년 만에 또다시 텐트를 꺼내든 건 다리 건설 사업 부적정성 문제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환경부는 2021년 기존 교량 노선이 철새 서식지를 훼손한다고 판단하고 대안 노선까지 제시했었지만, 정권이 바뀌고 나서 그 결과가 뒤집혔다. 윤석열 정부 낙동강청은 기존 결정을 엎는 대신 부산시 원안 노선 사업 추진에 면죄부를 줬다.
박 위원장이 가장 문제 삼는 핵심 중 하나가 관련 사업 환경영향평가다. 사업 허용 근거 가운데 하나로 제시됐던 학술 논문은 연구 부적절행위 판정에 이어 게재 취소마저 이뤄졌다. 그런데도 환경 당국은 "평가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신뢰성이 훼손된 자료라 하더라도 핵심 판단 근거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낙동강하구 국가 자연유산 보호구역 일원에는 27개 다리가 이미 서 있는데, 부산시는 여기에 더해 16개 다리를 추가로 지을 예정이다. 특히 대저대교와 엄궁대교, 장낙대교는 생태계 훼손 우려가 큰 구간으로 꼽히지만, 이미 공사에 들어간 상태다. 개발 논리가 핵심 근거다.

낙동강하구 훼손이 경남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현재 낙동강하구에는 매년 약 3000마리에 달하는 고니들이 찾아온다. 이 새들이 먹이가 일대에 부족하다고 느끼게 되면, 창원 주남저수지나 창녕 우포늪으로 이동한다. 하구가 파괴되면 전체 개체 수가 줄고 경남으로 이동하는 개체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경남과 부산은 철새에게 하나의 생활권이다."
박 위원장은 사업 재평가와 행정 책임을 거듭 강조했다.


박 위원장이 속한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을 포함해 경남환경운동연합, 창원기후위기비상행동은 9일 오전 낙동강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석자 10여 명은 이 자리에서 국가 자연유산 기능살실 사실을 인정하고, 공사 중단과 재평가 등 후속 조치를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국가유산청을 향해서는 현상변경 허가 즉각 취소를, 부산시에는 국가 자연유산을 파괴하는 원안 노선 다리 건설 사업 강행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낙동강청은 별다른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
부산시 도로계획과 관계자는 "적법하게 다리 건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환경영향평가도 낙동강청과 협의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성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안 노선 대신 기존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공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