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점수 낮아도 장사 잘 되면 대출…소상공인 은행 문턱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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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씨가 운영하는 반찬가게는 특별한 메뉴로 입소문을 타 온라인 매출이 빠르고 늘고 있다.
또 기존 고신용 소상공인 중 약 37만6천명도 성장등급이 반영되며 약 5조1천억원의 신규·추가 대출과 148억원 규모의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하반기부터 기업·우리·국민·신한·농협·하나·제주은행 등 7개 은행이 약 1조8천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대출에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를 적용하는 시범 운영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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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씨가 운영하는 반찬가게는 특별한 메뉴로 입소문을 타 온라인 매출이 빠르고 늘고 있다. 신규 메뉴를 개발하고 매장을 늘리기 위해 대출을 알아봤지만, 그간 금융 이력이 부족해 은행권 대출은 번번이 거절됐다. 연 20% 안팎 고금리 대출만 가능한데 부담이 너무 컸다. 그러나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 제도가 도입되면서 ㄱ씨 가게의 최근 매출 증가율과 온라인 주문 데이터가 신용점수에 반영됐다. 연 5%대 금리로 4천만원의 은행 대출을 받은 ㄱ씨는 사업을 키워보기로 했다.(금융위원회 제공 가상 사례)
올해 하반기부터 이런 소상공인 대출이 실제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매출·상권·플랫폼 활동 등 비금융 데이터를 반영하는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SCB) 도입을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그간 사업자 신용평가(CB등급)는 대표자 개인의 신용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연체 이력이나 카드 사용, 기존 대출 기록 등이 평가 요소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사업체 정보 반영률은 약 8.6%에 그쳤다. 사업 확장을 위해 대출을 받더라도 부채가 늘어난 것으로 평가돼 오히려 신용 등급이 하락하는 문제도 있었다. 개인사업자는 ‘개인’과 ‘사업자’의 성격을 동시에 갖지만, 신용평가는 개인 위주로 이뤄지며 실제 사업의 성과와 성장성이 거의 반영되지 못했던 셈이다.
금융위가 추진키로 한 새로운 신용평가 체계는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다. 한국신용정보원이 비금융 데이터를 바탕으로 성장등급(S등급)을 산출하면, 신용평가사가 이를 기존 신용등급(CB등급)과 결합해 신용등급을 최종 산출하는 구조다.
성장등급은 업종별 특성을 반영해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서비스업, 기술업 등 4개 유형으로 나눠 산출된다. 매출, 업력, 고용 등 약 40개 내외의 정량지표와 사업자 역량, 상권 특성, 업종 트렌드 등을 반영한 정성지표를 결합해 10단계 등급으로 구분한다.
금융위의 시뮬레이션 결과, 기존 중·저신용 소상공인 323만4천명 가운데 약 32만3천명은 최상위 성장등급(1∼2등급)을 받아 신용등급이 상향하는 효과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 대해 약 5조4천억원 규모 신규·추가 대출이 가능해지고, 연간 697억원의 금리 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또 기존 고신용 소상공인 중 약 37만6천명도 성장등급이 반영되며 약 5조1천억원의 신규·추가 대출과 148억원 규모의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위는 금융회사의 제도 활용을 유도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금융사 임직원이 새 신용평가 체계를 활용해 대출을 심사할 경우 면책을 인정하는 한편 성과평가에도 반영하기로 했다. 각 금융권의 여신심사 기준도 개정해 활용 유인을 강화할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기업·우리·국민·신한·농협·하나·제주은행 등 7개 은행이 약 1조8천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대출에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를 적용하는 시범 운영에 나선다. 이후 운영 결과를 토대로 제2금융권과 정책금융기관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금융의 평가 기준을 담보에서 데이터로 전환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소상공인에게 더 유리한 금융 환경이 제공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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