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87 블랙홀 제트서 '횡방향 파동 전파' 첫 확인

김건교 2026. 4. 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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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기사

약 1년 주기 횡방향 파동…제트 내부 이동 규명
블랙홀 에너지 전달 메커니즘 실마리

M87 제트의 구조 변화를 선으로 단순화시킨 그림


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거대 타원은하 M87 중심의 초대질량 블랙홀에서 방출되는 제트 내부에서 파동이 실제로 전파되는 현상을 처음으로 규명했습니다.

M87은 태양 질량의 약 6.5억 배에 달하는 블랙홀을 중심으로 강력한 제트를 방출하는 천체로, 인류가 EHT(Event Horizon Telescope)를 통해 최초로 촬영한 블랙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팀은 한국의 KVN과 일본 VERA를 결합한 전파관측망을 활용해 2013년 12월부터 2년 6개월간 고해상도 관측을 진행했습니다. 관측 결과, 블랙홀에서 분출되는 제트 가장자리에서 나타나는 흔들림이 단순한 국소적 진동이 아니라 하류 방향으로 이동하며 전파되는 '횡방향 파동'이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 파동은 약 0.94년 주기로 반복되며, 파장의 길이는 약 2.4~2.6광년에 달하는 것으로 측정됐습니다. 파동의 겉보기 전파 속도는 빛보다 약 2.7~2.9배 빠르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실제 물리적 속도가 빛보다 빠른 것이 아니라, 제트가 관측자의 시선 방향과 매우 좁은 각도로 비스듬히 운동할 때 나타나는 상대론적 착시 효과에 따른 '초광속 운동'의 결과입니다.

한일 공동 우주전파관측망 KaVA(KVN and VERA Array) 

파동의 원인으로는 강력한 자기장 진동에서 비롯된 '알페인파'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시됐습니다. 블랙홀 주변의 자기장이 팽팽하게 당겨진 줄처럼 흔들리며 에너지를 전달한다는 가설입니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는 제트가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발생하는 불안정성이 파동 형태로 증폭됐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연구를 이끈 천문연구원 노현욱 박사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블랙홀에서 분출되는 제트 내부에서 약 1년 주기의 파동이 실제로 전파되고 있음을 처음으로 증명한 성과"라며 "블랙홀 근처에서 발생한 물리적 현상이 제트를 따라 하류로 어떻게 전달되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블랙홀 제트 내부 구조와 에너지 전달 과정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진전을 이룬 성과로 평가됩니다.

이번 성과는 천체물리학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2026년 3월호에 실렸습니다.

(사진=한국천문연구원)

김건교 취재 기자 | kkkim@tj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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