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여의도] 이 대통령, 출마설 급제동…“하GPT 넘어가면 안 돼”

6·3 재보궐선거를 두 달 앞두고, 여의도 정가가 다시 한 번 요동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의 부산 북구갑 출마설에 직접 사실상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특히 하 수석의 차출 무산 기류와 맞물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부산의 거물 서병수 전 의원과 전격 회동한 사실이 알려지며, 재보궐선거 구도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 "작업에 넘아가면 안돼" vs 하 수석 "할 일에 집중" 출마설 종식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 전체회의에서 R&D 개혁과 AI 미래전략을 논의하면서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을 향해 작심한 듯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이 대통령은 "요새 우리 하 수석 일 많다. 누가 자꾸 작업 들어오는 것 같은데, 하 수석은 넘어가면 안 된다"고 말하며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 "당에서 공식적으로, 공개적으로 출마 요청을 할 날이 조만간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하 수석에 대한 부산 북구갑 차출 요구 방침을 공식화한 것을 에둘러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하 수석은 이 같은 이 대통령의 말에 "할 일에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하 수석은 지난 6일 출연한 한 라디오방송에서 출마 가능성에 대해 "생각을 안 해 본 건 아니고, 인사권자의 결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차출설이 힘을 얻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그러나 지난 7일 다른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제가 뭔가를 결정할 수 있다면, 현시점 청와대에서 하는 일들이 워낙 중요하다 보니 좀 더 청와대 일에 집중할 것"이라고 다소 선을 긋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 대통령의 하 수석 출마 제동에도 불구하고, 정청래 대표는 이날 '하정우 카드'를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인사권자가 강력하게 반대하는 데, 하 수석이 출마를 강행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 정치권의 관측이다.
◆부산 북갑, '한동훈-서병수 회동'으로 급물살…생환기지로 굳어지나
부산 북구갑 토박이로서, 강력한 경쟁력이 점쳐지던 하 수석의 차출이 대통령의 제동으로 사실상 무산되면서 부산 북구갑은 다시 한 번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복귀 무대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전날 국민의힘 부산 북구갑 당협위원장인 서병수 전 의원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은 한 전 대표의 부산 출마 명분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서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한 전 대표가 부산 북구갑에 출마한다면 국민의힘 후보와 연대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 전 대표는 지난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부산 만덕 횡단보도 앞에서 하교하는 학생들과 만났다"고 소개하며 여러 장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그간 대구와 부산 등 영남권을 중심으로 무소속 출마설만 무성했는데, 이제는 부산 출마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출마 선언 시기는 좀 더 있어야 명확해 지지 않겠나"라면서도 "한 전 대표가 부산에 가면 바람이 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전 대표는 2008년께 부산지검 특별수사부 수석검사로 재직하며 부산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또 문재인 정권에서 반대한 조국 법무부 장관(현 조국혁신당 대표)을 수사한 뒤 2020년 부산고검으로 '좌천'됐다며 자신의 경험을 공개한 바 있다.
다만, 이 지역은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일찌감치 출격 채비를 마치고 밑바닥 표심을 훑으며 '표밭 갈이'에 전념하고 있어 보수진영 내의 주도권 싸움도 관전 포인트다. 박 전 장관은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력과 국정 경험을 내세워 지역주민들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 하남갑으로 '가르마'…이용 국힘 당협위원장과 결전 예상
한 전 대표가 부산 북구갑에 관심을 갖는 사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행선지는 '하남갑'으로 가르마가 타지는 모양새다. 조 대표는 지난 8일 "친윤 극우세력이 국힘 의석을 1석이라도 늘리는 꼴은 못 보겠다. 잡으러 가겠다"며 추미애 의원이 비운 경기 하남시갑 출마를 시사했다.
하남시갑은 현재 이용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이 절치부심하며 '설욕전'을 준비 중인 곳이다. 지난 총선에서 단 1%포인트 차로 석패한 뒤 지역 바닥 민심을 다져온 이 위원장과, '국민의힘 심판'을 내세우며 상륙하려는 조국 대표의 정면충돌은 6·3 재보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영란 기자 yrlee31@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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