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서버에서 ‘연결’로···에퀴닉스 “허브 경쟁 시작됐다”

송주영 기자 2026. 4. 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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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이동 대신 모델이 움직이는 ‘분산형 AI’ 확산
도심·외곽 이중 구조 속 연결 생태계 중요성 부각
장혜덕 에퀴닉스코리아 대표이사 / 사진 = 송주영 기자

[시사저널e=송주영 기자] AI 인프라 경쟁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 서버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보다, 데이터와 클라우드, 기업 시스템을 얼마나 빠르게 연결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단 분석이다. 데이터센터 확장 경쟁에서 연결 구조 설계 경쟁으로 중심축이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다.

에퀴닉스는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상호연결' 중심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기업들이 각각의 시스템을 따로 운영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하나의 허브를 중심으로 연결되는 구조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 속에 연결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장혜덕 에퀴닉스코리아 대표는 9일 서울 여의도 하나증권 사옥에서 열린 에듀케이션 세션에서 "상호연결이 많아질수록 기업들이 더 모이고, 그 위에 새로운 서비스가 붙으면서 다시 연결이 늘어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며 데이터센터를 생태계로 분석했다.

에퀴닉스 데이터센터에는 통신사, 클라우드, 콘텐츠, SaaS, 금융, AI 기업 등이 함께 입주해 있다. 이들은전용선을 통해 직접 연결된다. 기업 간 데이터 이동이 외부 네트워크가 아닌 내부 연결로 처리되는 구조다.

이 같은 구조는 공항 허브에 비유됐다. 다양한 항공사가 모여야 노선이 늘어나 기업과 서비스가 한곳에 모일수록 연결 가치가 커진다. 기업 입장에서는 단순히 공간을 임대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파트너와 즉시 연결할 수 있는 환경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 된다.

에퀴닉스는 1998년 설립 당시부터 이런 '중립적 연결 공간' 개념을 사업 모델로 삼았다. 통신사와 서비스 사업자들이 특정 사업자에 종속되지 않고 트래픽을 교환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겠단 구상이었다. 회사 이름에도 인터넷 익스체인지(IX), 중립성, 상호연결 개념이 반영돼 있다.

현재 이 회사는 전 세계 36개국 77개 도시에서 28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프라이빗 인터커넥션 수는 50만건을 넘는다. 통신사, 클라우드, 콘텐츠, 금융, 헬스케어, 제조, AI 기업 등 다양한 산업 플레이어가 이 안에서 직접 연결되는 구조다.

장 대표는 "온라인 비즈니스는 퍼블릭 인터넷이 아니라 이런 허브에서 만나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연결 구조는 AI 인프라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기존 AI 인프라는 데이터를 한곳으로 모은 뒤 모델을 학습시키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데이터가 여러 환경에 분산된 상태에서 AI를 활용하는 방식이 확대되고 있다.

장 대표는 "과거에는 데이터를 외부로 보내 모델을 학습시키는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모델이 데이터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될 것"이라며 "데이터는 기업이 통제할 수 있는 위치에 두고, 필요한 AI 자원을 연결해 쓰는 구조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분산형 AI'다. 데이터는 그대로 두고, 다양한 클라우드와 AI 자원을 연결해 사용하는 구조다. 이때 핵심은 데이터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중심으로 여러 시스템을 연결하는 것이다.

기존 전산실, 프라이빗 클라우드, 퍼블릭 클라우드 스토리지 등에 데이터가 흩어져 있고, AI 모델은 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하이퍼스케일러에 위치한 구조에서는 데이터를 이동시키는 비용과 부담이 급격히 커질 것이란 지적이다. 대용량 데이터를 퍼블릭 인터넷으로 옮길 경우 전송 비용이 발생하고, 보안과 데이터 주권 문제도 함께 따라온다.

AI 워크로드의 변화도 인프라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AI 학습은 대규모 GPU를 한곳에 모아 반복 연산을 수행하는 작업이다. 이 때문에 전력 확보가 가능한 외곽 지역의 대형 데이터센터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AI 추론은 상황이 다르다. 금융 거래,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모바일 서비스 등 실제 서비스 단계에서는 지연 시간이 짧아야 하고 사용자와 가까운 위치에서 처리돼야 한다.

이로 인해 AI 인프라는 '학습은 외곽, 추론은 도심'이라는 이중 구조로 나뉘고 있다. 대규모 AI 캠퍼스와 도심형 데이터센터가 동시에 필요해지는 구조다.

장 대표는 "학습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가능하지만, 추론은 결국 사람이 모여 있는 곳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도심 데이터센터 허브의 역할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에퀴닉스는 서울 데이터센터에 이어 고양시 리테일 코로케이션 센터를 운영하며, 통신사와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 콘텐츠·금융사 간 전용망 연결을 제공하고 있다.

에퀴닉스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AI 인프라 확장의 핵심 시장으로 보고 있다.

서울은 통신사와 인터넷 교환센터, 글로벌 클라우드와 콘텐츠 사업자가 밀집한 지역이며, 여기에 고양 캠퍼스 등 대규모 인프라를 추가해 AI 수요까지 흡수한단 전략이다.

장 대표는 "지난 25년간 인터넷, 클라우드, 모바일, 팬데믹을 거치며 온라인 비즈니스가 성장한 것은 각 기업이 따로 움직였기 때문이 아니라 허브에서 연결됐기 때문"이라며 "AI 시대에도 중요한 것은 GPU 성능이 아니라, 그 GPU를 어디에 두고 누구와 연결하느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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