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입법 왜곡죄'는 안 만드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같은 배에 타고 있는 다른 사람이 밉다고 해서 그 사람 쪽 바닥에 구멍을 뚫는 행동이다." 수도권에 근무하는 한 판사가 법왜곡죄를 비롯한 '사법 3법'에 대해 한 말이다.
법왜곡죄는 입법 전부터 숱한 비판이 제기됐다.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특정 정당이 이렇게 부작용이 큰 법을 마음대로 만드는 것을 막기 위한 '입법 왜곡죄'가 더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같은 배에 타고 있는 다른 사람이 밉다고 해서 그 사람 쪽 바닥에 구멍을 뚫는 행동이다." 수도권에 근무하는 한 판사가 법왜곡죄를 비롯한 '사법 3법'에 대해 한 말이다. 마음에 안 드는 판검사를 공격하겠다는 일념으로 사회 구성원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는 법을 만들었다는 뜻이다.
법왜곡죄는 입법 전부터 숱한 비판이 제기됐다. 핵심은 '법 왜곡'의 기준을 무엇으로 삼냐는 것이다. '올바른 법 해석'의 기준을 특정 정파가 독차지할 수 있다는 우려는 더 말할 필요가 없겠다.
더불어민주당이 '조작기소 국정조사'를 열고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을 향했던 검찰 수사를 모두 재확인하겠다고 나섰다.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를 맡았던 박상용 검사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수사를 받게 됐다. 검찰이 유독 민주당을 향한 모든 수사에서 조작과 왜곡을 반복해 왔다는 주장도 논리적이지 않지만, 설령 그게 사실이라고 해도 법원을 통한 재심이 아닌 특검이나 공소취소 등의 절차를 통해 해결하려는 과정은 더더욱 논리적이지 않다.
만약 법왜곡죄가 처벌 수단으로 본격적으로 활용되면 어떻게 될까. 권력자들은 검찰의 수사와 법원의 재판 과정에서 일일이 법 왜곡을 주장하며 경찰이나 공수처에 수사를 맡길 수 있다. 판검사 수사를 맡을 경찰이나 공수처는 정권의 외압에 훨씬 취약하다. 번거롭게 국정조사 등을 통해 검사나 판사를 손볼 필요도 없어진다. 법왜곡죄가 사문화돼 쓰이지 않는다 해도 문제는 마찬가지다. 쓸모도 없는 '종이호랑이' 법안을 만들기 위해 국회가 온갖 갈등과 행정의 낭비를 무릅썼다는 뜻이다.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특정 정당이 이렇게 부작용이 큰 법을 마음대로 만드는 것을 막기 위한 '입법 왜곡죄'가 더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동안 민주당은 검찰이나 법원이 관례나 구시대적 판례에서 벗어나 전향적인 결단을 내릴 때 찬사를 보내왔다. 기존 판례를 붙잡고 "너는 왜 다르게 했냐"고 따져 묻는 법으로는 앞으로 이런 변화가 불가능하다. 국회가 신중한 태도로 제도 설계에 나서야 한다.
[박홍주 사회부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단독] ‘땅콩회항’ 폭로했던 박창진,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임원 됐다 - 매일경제
- “이러다 크게 물리는 거 아냐”…금융위기때 보다 더 빠진 외국인 투자자금 왜? - 매일경제
- [속보]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에 정원오 확정…본경선 과반 득표 - 매일경제
- 상한가 쏘아올린 건설주 “더 간다”…목표가 2배 상향 릴레이 - 매일경제
- “강남 집주인들은 발동동인데”…‘이 동네’는 북적, 이유 보니 - 매일경제
- [단독] 호르무즈 선박 보험 불확실성 점검 나선 해수부…英대사관 협조 요청 - 매일경제
- “야근한 시간만큼 돈 다 줘라”…포괄임금제 ‘퉁치기’ 9일부터 안된다 - 매일경제
- “실손보험 5세대로 바꾸라고?”…사실과 다른 강제전환 권유에 혼란 - 매일경제
- “저희 같은 곳은 더는 못버팁니다”…소상공인 덮친 중동전쟁발 이중 압박 - 매일경제
- 손흥민, 챔피언스리그 디펜딩 챔피언 상대 선제골 작렬! LAFC도 승리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