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행사라서’…서울시여성가족재단, 성평등 국제 포럼 대관 막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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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노동시장 성차별을 해소를 논의하는 국제 포럼에 대해 '노동조합 행사'라는 이유로 공간 대여를 불허했다가 입장을 번복했다.
지난해 말 운영 규정을 바꿔 '노동 쟁의 및 집회 등의 행사'에 대한 대관을 불허하고 있는데, 비정규직·저임금 여성 노동자가 많은 현실에서 이들이 법적 권리를 보장받기 위한 노조 활동을 불온시하는 시각을 드러낸 행보라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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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노동시장 성차별을 해소를 논의하는 국제 포럼에 대해 ‘노동조합 행사’라는 이유로 공간 대여를 불허했다가 입장을 번복했다. 지난해 말 운영 규정을 바꿔 ‘노동 쟁의 및 집회 등의 행사’에 대한 대관을 불허하고 있는데, 비정규직·저임금 여성 노동자가 많은 현실에서 이들이 법적 권리를 보장받기 위한 노조 활동을 불온시하는 시각을 드러낸 행보라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시가 실질적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설립한 기관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여성위원회에 따르면,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하 재단)은 지난 8일 국제 포럼 ‘해외 성평등 단협 체결의 경로와 내용’ 개최를 위해 민주노총 여성국장이 낸 서울여성플라자 대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단 쪽은 “최근 내부 운영 규정이 개정됨(2025년 12월22일~)에 따라 특정 단체 유형에 대해선 대관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대관 제한 근거에 ‘노동 쟁의 및 집회 등의 행사인 경우’를 포함시켰다는 설명이다. 이사회 의결을 통해 규정이 변경됐는데, 이사진에는 서울시 공무원 2명이 포함돼 있다.

재단은 누리집을 통해 규정 개정에 따라 “특정 정당, 노동조합 단체 등은 대관 승인이 불가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대관 신청서에도 ‘노동 쟁의 및 집회 등의 행사인 경우(노동조합 단체 대관 불가)’ 시설 사용이 제한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그러나 공간 사용을 불허한 행사는 유럽 주요국 노동조합총연맹이 산업·기업별 교섭 과정에서 성평등을 주요 의제로 채택한 상황을 공유하고, 일터 성차별을 어떻게 해소할지 실마리를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민주노총은 재단 결정에 반발해 8일 공문을 통해 “노조 행사라는 이유만으로 대관 제한이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없는지 검토하고 그 결과를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한겨레가 이날 대관 규정이 바뀐 사유 등에 대해 설명을 요청하자 재단은 9일 오후 “행사 목적·내용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한 결과 (민주노총이 신청한) 대관을 승인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알려왔다. 규정을 바꾼 데 대해선 “서울여성플라자는 여성 역량 강화 및 양성평등 문화 조성을 목적으로 한 공공시설임에도 그간 정치·종교적 행사, 노동쟁의·집회, 상품 홍보·판매 행사가 진행된 데 대해 민원이 지속 제기돼 승인 기준을 보완한 것”이라고 했다.
민주노총 주최의 국제 포럼 대관은 가능해졌지만, ‘노동 쟁의 및 집회 등의 행사’에 대해 공간 사용을 불허하는 규정이 적절한지에 대해선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재단 누리집의 시설 이용 안내를 보면, 대관 불가 사례로 노조 대의원 대회와 노조 조합원 교육 등이 거론돼 있다.
김수경 민주노총 여성국장은 “저임금·비정규직 여성 노동자가 많고 이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선 노조 활동이 필요하다”며 “불안정 노동자들은 다양한 사업장에 속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이 모일 공간을 내어주지 않고, 노조 활동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는 공공시설 대관 규정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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