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휴전 이끌어낸 파키스탄 총리···“파키스탄, 수년 만 가장 큰 외교적 승리”

배시은 기자 2026. 4. 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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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지난해 10월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비즈니스 및 투자 콘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주목받고 있다. 그가 파키스탄의 외교적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현지시간) 알자지라에 따르면 샤리프 총리는 내각 회의 중 미·이란의 휴전 합의에 관해 “우리는 밤새도록 일해왔다”며 “이 내용을 책으로 엮는다면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법에 관해 이 나라와 후손들에게 큰 교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은 이번 휴전 합의에 있어 중재국으로서 파키스탄의 역할이 중요했다고 공을 돌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날 SNS를 통해 휴전 방침을 밝히며 샤리프 총리와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과 통화 끝에 합의했다고 썼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이 지역의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주신 소중한 형제 샤리프 총리와 무니르 참모총장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샤리프 총리는 파키스탄의 유력 정치가 가문 출신으로 세 차례 총리를 역임한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의 동생이다. 파키스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펀자브주 총리를 세 번 지낸 그는 파키스탄 내에서는 적극적이고 유능한 행정가 이미지로 잘 알려져 있다. 주총리 시절 중국 정부 자금으로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 등을 진행한 그에게 중국 정부는 빠른 행정 처리 속도를 칭찬하며 “셰바즈 스피드”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2022년 총리에 취임한 샤리프 총리는 파키스탄 정치에서 외교·군사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군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미·이란 전쟁에 대한 파키스탄의 중재 노력은 미·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지난 2월28일부터 물밑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샤리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뿐만 아니라 수십명의 외국 정상들과 통화하며 협상을 진행해왔다.

파키스탄이 트럼프 대통령 재선 이후 미국과 외교 관계를 개선하려 노력해온 것도 이번 휴전 합의 성사에 영향을 미쳤다. 샤리프 총리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을 중재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기도 했다. 또한 파키스탄의 군부 실세인 무니르 참모총장은 지난 1년간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 문제를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니르 참모총장을 “가장 좋아하는 야전 사령관”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남아시아 전문가 마이클 쿠겔만은 이날 엑스에 “파키스탄은 수년 만에 가장 큰 외교적 승리를 거뒀다”며 “복잡하고 위험한 일을 해낼 능력이 없다고 생각했던 많은 회의론자와 비판자들의 예상을 뒤엎었다”고 썼다.

미국과 이란은 오는 11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개전 이후 첫 대면 협상을 할 예정이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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