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격도 모르고 ‘묻지마 주문’… 美 주식 주간거래 ‘깜깜이’ 혼란

강정아 기자 2026. 4. 9. 16:4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주식 주간 거래에서 투자자들이 시세 확인 없이 주문을 넣어야 하는, 이른바 '깜깜이 거래'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현지 대체거래소(ATS)인 블루오션테크놀로지스(블루오션)가 일부 종목의 시세 송출을 중단하면서, 거래는 체결되지만 가격은 알 수 없는 비정상적인 매매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간 거래 재개 당시 복수 ATS 도입했지만
증권사 시세 제공은 아직 블루오션에 의존
블루오션 종목 제한에 ‘가격 공백’… 투자자 불편 확산

미국 주식 주간 거래에서 투자자들이 시세 확인 없이 주문을 넣어야 하는, 이른바 ‘깜깜이 거래’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현지 대체거래소(ATS)인 블루오션테크놀로지스(블루오션)가 일부 종목의 시세 송출을 중단하면서, 거래는 체결되지만 가격은 알 수 없는 비정상적인 매매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블루오션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정에 따라 31개 종목의 시세 제공 및 매매 거래를 중단했다. 직전 6개월 중 4개월 동안 평균 일일 거래량의 5% 이상을 점유할 수 없다는 거래 제한 규정을 적용받았기 때문이다. 거래 중단 종목은 올해 2월 18개에서 이달 31개로 13개 늘어났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뉴스1

지난해 11월 미국 주간 거래가 1년 3개월 만에 재개될 당시, 국내 증권사들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기존 주간 거래를 사실상 독점해 온 블루오션 외에도 ‘브루스’, ‘문’ 등의 ATS와 복수로 계약을 맺었다.

이는 2024년 8월 발생한 블랙먼데이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다. 당시 블루오션의 일방적인 거래 중단으로 국내 증권사 약 20곳에서 6300억원 규모의 주문이 강제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덕분에 투자자들은 블루오션 거래가 막히더라도 다른 ATS를 통해 매매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시세 정보 인프라는 여전히 블루오션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국내 미국 주식 주간 거래량의 90% 이상을 블루오션이 독점하고 있다 보니, 증권사들이 비용 절감 차원에서 점유율이 낮은 다른 ATS와는 별도의 시세 제공 계약을 맺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KB증권 등 주요 증권사 모두 동일하며, 아직 블루오션 외 한국에서 시세를 제공하는 ATS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세를 볼 수 없는 종목에는 한국 주식시장 성과를 3배 따르는 ‘디렉시온 쉐어즈 ETF 트러스트 데일리 MSCI 사우스 코리아 불’(KORU), 금광주 3배 추종 ‘마이크로섹터스 골드 마이너 3X ETN’(GDXU), 비트코인 2배 인버스 상품 ‘프로셰어즈 울트라숏 비트코인 ETF’(SBIT) 등이 있다.

특히 KORU와 GDXU는 지난달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 순매수 3위(약 3149억원)와 10위(약 1008억원)를 차지한 주요 투자 종목이다.

블루오션의 매매 제한 및 시세 제공 중단으로 미국 주식 주간 거래에서 ‘KORU’ 시세가 표시되지 않고 있다. /토스증권 MTS 캡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간 거래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은 증권사 커뮤니티를 통해 체결 가격을 공유하며 시세를 확인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차트가 안 보이는데 어떻게 사팔(샀다 팔았다 반복하는 행위) 할 수 있냐”, “살 수는 있지만 가격이 안 보이니 답답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주간 거래 거래량이 정규장 대비 적고, 복수 ATS로부터 시세를 제공받을 경우 발생하는 인프라 유지비와 데이터 이용료 등 추가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블루오션을 메인으로 두고, 특수한 상황에 다른 ATS를 통해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라며 “여러 ATS로부터 시세를 받는 것은 비용의 부담도 있고, 일단 투자자 편의상 해당 종목의 거래 자체는 막히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향후 블루오션의 시세 미제공 종목이 확대될 경우, 현재 일부 종목에 국한된 깜깜이 거래로 인한 투자자 불편이 더 커질 수 있다. 또 국내 증권사들이 특정 ATS의 시세에 의존하는 구조가 유지되는 한, 투자자들은 가격 정보 없이 거래에 나서는 상황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일부 증권사들은 최근 “거래량 변동에 따라 블루오션의 시세 미제공 및 매매 중단 종목은 추가 또는 제외될 수 있다”며 “프리마켓 개장 시에는 정상적으로 시세를 볼 수 있다”고 공지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