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다 써도 '카톡'은 되네"…정부, 통신비 확 바꾼다 [테크로그]

김대영 2026. 4. 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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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본통신권 보장' 강조
모든 요금제에 QoS 기본 적용
4년간 요금 인하 압박 현실화
5G 요금 구간 세분화 등 변화
3만원대 5G 요금제 출시 압박
실제 요금 청구서상 변화 '주목'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동통신 요금제 정책의 초점이 '가격 인하'에서 '소비자 권리'로 옮겨졌다. 정부가 이동통신 요금제 개편에 칼을 빼 들었는데, 저가 요금제에도 데이터 안심옵션(QoS)을 넣고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요금제를 대폭 단순화해 5G 최저 구간을 2만원대로 낮추는 방안이 추진된다. 2022년 '5G 중간요금제' 도입으로 본격화한 요금 인하 압박이 4년 만에 '기본통신권 보장'으로 확장된 셈이다.

모든 요금제에 QoS 탑재…"기본통신권 보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9일 내놓은 이통3사 요금제 개편의 핵심은 QoS다. 이통3사 모든 LTE·5G 요금제에 요금 인상 없이 QoS를 기본 탑재하는 것이 골자. 데이터가 소진된 이후에도 약 400Kbps 수준의 최저 속도로 메신저 같은 기본적 연결은 보장한다는 취지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조치로 717만여명이 혜택을 받고 연간 통신비를 약 3221억원 절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령층 혜택도 확대된다. 만 65세 이상 이용자에겐 음성·문자 제공량을 사실상 무제한 수준으로 늘린다. LTE·5G 요금제는 이통3사 합산 250개에서 절반 이하로 줄일 계획이다. 5G 최저 구간은 기존 3만원대 후반에서 2만원대로 낮춘다. 청년·시니어 등 연령별 혜택은 별도 전용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아도 자동 적용하는 방식이 추진된다. 고령자 약 140만명이 연간 590억원에 이르는 통신비를 아낄 수 있다는 것이 정부 계산이다.

4년 전 '5G 중간요금제' 출시…요금 구간 '대수술'

정부의 이동통신 요금 압박이 요금제 개편으로 현실화한 시점은 2022년 여름이다. 정부 압박 속에 SK텔레콤이 그해 7월 말 월 5만9000원에 5G 데이터 24GB를 주는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중간요금제 포문을 열었다. KT도 한 달 뒤 월 6만1000원·30GB로 구성된 요금제를 출시했다. LG유플러스 또한 같은 달 월 6만1000원·31GB를 조건으로 하는 상품를 내놨다. 이통3사 모두 정부 압박에 따라 5G 중간요금제를 갖춘 것이다. 

다만 당시 중간요금제에 관한 평가는 엇갈렸다. 이통3사 모두 신규 요금제를 만들긴 했지만 24GB·30GB·31GB 등 비슷한 구간에 몰려 선택권이 기대만큼 확장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용자가 많이 찾는 40~50GB대 요금제가 비어 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이 때문에 정부가 5G 요금제 '빈칸 메우기'를 주문했지만 막상 업계에선 '최소한의 대응'으로 그쳤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정부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23년엔 이통3사가 중간요금제 구간을 더 촘촘하게 쪼개도록 압박했다. 2022년이 '중간요금제 도입 원년'이었다면 2023년은 '구간 세분화'로 설명된다.

실제 SK텔레콤은 24GB~110GB 사이에 37~99GB 구간 4종을 추가하고 청년·시니어 요금제를 신설했다. KT는 30~110GB 사이에 50GB·70GB·90GB 구간을 새로 만들었다. LG유플러스는 31~150GB 사이에 4개 구간을 추가했다. 

서울 시내 한 이동통신사 대리점에 이동통신3사 로고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월 통신비 13만원"…3만원대 5G 요금제 출시도

관련 정책도 다각도로 추진했다. 과기정통부는 2023년 7월 '통신시장 경쟁 촉진 방안'을 발표해 5G 스마트폰을 이통사 약정으로 사더라도 LTE·5G 요금제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통사가 가입자 이용패턴을 기반으로 최적요금제를 고지하는 방안도 추진됐다. 당시 정부는 가계통신비 지출이 2020년 월 12만원에서 2023년 1분기 13만원으로 늘었다면서 정책의 명분을 강조했다.  

같은 해 11월엔 후속 대책으로 5G 최저요금을 4만원대에서 3만원대로 낮추고 단말 종류와 관계없이 5G·LTE 요금제를 자유롭게 고를 수 있는 정책 방안이 발표됐다.

이 방안을 가장 먼저 현실화한 곳은 KT였다. KT는 2024년 1월 이통3사 중 처음으로 3만원대 5G 요금제를 내놨다. 월 3만7000원에 4GB를 제공하는 최저구간을 신설했고 30GB 미만 구간도 4·7·10·14·21GB 등 5개로 세분화했다. 10GB 5만원, 21GB 5만8000원 상품도 함께 추가됐다. 선택약정 25% 할인 적용 땐 최저요금제를 2만원대에 이용하도록 했다. 

SK텔레콤·LG유플러스는 약 두 달 뒤 3만원대 5G 요금제를 내놨다. SK텔레콤은 월 3만9000원에 6GB짜리 요금제와 월 2만7000원에 6GB를 주는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출시했다. 청년용 요금제도 함께 선보였다. LG유플러스는 월 3만7000원·5GB, 온라인 전용 월 3만원·5GB짜리 상품을 추가했다. 

3만원대 5G 요금제 불만도…알뜰폰 요금 인하도 추진

2022년엔 20~30GB대 요금제가 화두였다면 2024년엔 '5G 최저구간을 어디까지 낮출 수 있느냐'가 경쟁의 중심이 됐다.

하지만 3만원대 5G 요금제는 이내 도마에 올랐다. 이통3사의 3만원대 요금제가 4~6GB 수준에 그치면서 "명목 요금은 낮아졌지만 1GB당 단가는 오히려 높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실제로 정부가 요금 최저 구간을 끌어내리긴 했지만 소비자들의 체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는 별개였던 셈이다.

다만 수치로 잡히는 성과는 있었다. 과기정통부는 2024년 3월 신설 중저가 요금제 가입 인원이 전달 기준 620만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같은 속도로 가입자가 늘 경우 연간 최대 5300억원에 달하는 가계통신비 경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엔 알뜰폰이 통신비 절감 정책의 전면에 섰다. 과기정통부는 작년 1월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SK텔레콤 데이터 도매대가를 낮추고 종량제 데이터 도매대가를 1MB당 1.29원에서 0.82원으로 내리겠다고 했다. 이후 같은 해 3월 월 1만원대에 데이터 20GB를 기본 제공하는 알뜰폰 요금제가 등장했다.

3년 전 최적요금제, 국무회의 통과…소비자 체감 '주목'

제도 정비도 병행됐다. 이통사가 가입자 데이터 사용량과 요금 수준을 분석해 최적의 요금제를 주기적으로 안내하도록 의무화한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 정부는 최적요금제 추천 의무화를 통해 소비자가 자신도 모르게 비싼 요금제를 오래 쓰는 구조를 바꾸겠다는 의도다.

정부는 지난 4년간 진행한 요금 인하 압박을 올해 기본통신권 보장으로 한층 확대해 소비자 선택권을 폭넓게 보장하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관건은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이다. 정부가 요금 인하 기조를 유지해 왔던 만큼 기본통신권 정책이 단순 슬로건이 아니라 실제 요금 청구서상에서도 현실화할지 여부가 정책 성패를 가름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통신3사의 요금제 개편을 통해 기본통신권이 보장되는 이동통신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것"이라며 "이른 시일 내에 국민이 요금제 개편에 따른 편익을 체감할 수 있도록 통신3사와 요금제 개편 절차를 차질없이 진행해 상반기 중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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