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의혹’ 국토부 서기관 뇌물죄 2심도 공소기각…‘별건수사’ 또 제동

김건희 특별검사팀이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뇌물죄로 기소한 국토교통부 서기관이 2심에서도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항소심 법원은 1심 법원과 마찬가지로 “특검의 수사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김무신)는 9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를 받는 김모 국토부 서기관의 항소심에서 “특검의 항소를 기각한다”며 공소기각 판결을 유지했다. 공소기각은 공소 제기 자체에 하자가 있는 경우 유무죄 판단 없이 소송을 끝내는 결정이다.
재판부는 “김 서기관의 뇌물 수수 사건과 양평 고속도로 사건 사이에 합리적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증거물이 공통된다거나 관련 범죄 행위 사건으로서 수사와 공소 제기 권한이 인정된다고 보이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서기관은 2023년 원주지방국토관리청 도로관리국장으로 재직하면서 국토부가 발주한 국도 공사 과정에서 건설업체 대표로부터 뒷돈을 받고 사업상 특혜를 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은 윤석열 정부가 김 여사 일가의 땅이 있는 양평군 강상면으로 고속도로 종점을 변경하기 위해 관련 업체 등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으로, 특검법상 김건희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다. 특검팀은 지난해 7월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 서기관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현금 뭉치를 발견했고, 이를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관련 사건’으로 판단해 김 서기관을 뇌물 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심 법원은 “특검 수사 대상인 양평 고속도로 사건과 김 서기관이 용역업체에서 뇌물을 받은 사건은 연관성이 전혀 없다”며 공소기각 했다. 당시 재판부는 “‘관련사건의 관련사건’ 이라는 이유로 수사대상을 확장하는 것이라 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검이 김 서기관의 뇌물 사건을 ‘양평 의혹과 관련 있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해 수사를 개시할 수는 있지만, 이후 수집한 증거 등을 통해 두 사건의 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무리하게 공소를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구속 상태였던 김 서기관은 즉시 석방됐다. 특검은 1심 법원이 특검법상 ‘관련 사건’을 너무 좁게 해석했다며 항소했다.
항소심에서는 김 서기관의 뇌물 사건이 특검법상 수사대상인지가 쟁점이 됐다. 그러나 2심 법원도 “1심 법원이 특검법이 정한 ‘관련성’의 의미에 대해 특검의 수사·기소 범위를 합리적 범위 내에서 제한하는 방향으로 판단한 것은 법리 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앞서 법원은 김건희 특검이 재판에 넘긴 사건 중 상당수를 ‘별건 수사’로 보고 제동을 걸었다. 이른바 ‘집사게이트’ 핵심 인물인 김예성씨의 회삿돈 횡령 혐의, 통일교 정교유착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해외 원정 도박 증거인멸 혐의 사건에서 1심 법원은 “국민적 관심이 크다고 해서 수사 대상을 함부로 확대해선 안 된다”며 공소기각 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252036005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310800021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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