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여름·빨라진 더위에 에어컨 점검도 당긴 가전업계

여름이 길어지고 더위가 빨라지면서 가전업계가 에어컨 사전 점검을 앞당기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섰다. 서비스 인력과 생산 체계까지 재정비하며 '폭염 특수'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는 여름철 급증하는 에어컨 AS(사후서비스) 수요에 대비해 지난달 사전 점검 캠페인을 실시했다. 이와 함께 에어컨 사용 전 세척이 필요한 고객을 위해 이달 말까지 전문 세척 서비스를 10% 할인하는 행사도 진행 중이다.
LG전자 역시 지난달에 전문 엔지니어가 고객 가정을 방문해 냉방 성능과 냉매 상태, 전원 및 배선 연결, 필터·배수 호스 위생 상태 등을 살펴본 사전 점검 서비스를 운영했다.
가전업계가 올해 여름도 평년보다 더울 것으로 보고 대응 시점을 앞당긴 것이다. 특히 AS 수요 증가와 판매 확대에 대비해 서비스와 생산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AS 업계 관계자는 "여름철 수요 증가에 대비해 사전 점검을 조기에 시행했다"며 "에어컨 AS 신청의 약 30%는 리모컨 불량이나 전원 미연결 등 간단한 문제로 점검만으로도 불편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한국의 여름은 더 길고 더워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봄·여름철 기온 상승이 두드러졌고, 과거 113년 평균과 비교하면 평균 기온은 1.4도 상승했다. 폭염일수는 5.7일 늘었고, 2020년대 들어 연평균 열대야 일수는 28일에 달했다. 1년 중 약 한 달이 열대야인 셈이다.
실제 지난해 무더위가 예상되자 에어컨 판매가 예년보다 이른 시점부터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중순에 하루 평균 판매량 1만대를 넘겼다. 전년보다 한달가량 앞선 시점이다. 신제품의 판매도 늘었다. LG전자의 휘센 뷰 시리즈는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86% 증가했다. 지난해 LG전자의 경우 에어컨 공장의 평균 가동률이 101.7%로 100%를 웃돌았다.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며 에어컨의 제품 경쟁력도 고도화되고 있다. 에어컨이 사용자의 위치와 생활 패턴, 공간 환경을 분석해 자동으로 온도를 조절하고, 실내에 사람이 없을 경우 '외출 모드'로 전환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있다. 신규 고객의 경우 AI 기능이 탑재된 제품을 대부분 선택한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기기 진단에도 AI가 적용된다. 삼성전자는 원격 진단 기능을 통해 컴프레서와 온도 센서 데이터를 분석, 냉매 누설 징후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도록 했다. 모터 동작과 센서 상태를 점검해 고장 여부를 고객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서비스 대응도 한층 강화된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에어컨 관련 출장 서비스와 상담센터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최대한 확보하고 있다. 7~8월 성수기에는 서비스 엔지니어뿐 아니라 기술 강사와 사무직 인력까지 현장 지원에 투입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컨의 경우 AI 기능 등이 더해지면서 에너지 사용량이 줄어드는 등 기술 개선이 많이 이뤄지고 있는 가전"이라며 "신축 건물은 시스템 에어컨을 설치하는 경우도 많아 B2B(기업간거래) 영업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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