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이 "'핑계고'도 신기했지만… 정지훈과 호흡이 출세한 느낌" [인터뷰]
만화적 대사도 ‘믿음’으로 소화

배우 이상이가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2’를 통해 한층 단단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번 시즌에서 그는 캐릭터를 덜어내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스스로를 누르고 버티는 과정을 거치며 배우로서도 성장을 이뤘다.
이상이는 지난 8일 본지와 만나 “‘사냥개들’ 시즌1 때는 우진이가 조금 더 까불고 가벼운 면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한마디를 하더라도 더 신중하게 하려고 했다”며 “건우(우도환)를 더 누르고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 촬영 현장은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고강도 액션 일정이 이어졌다. 촬영을 앞두고 겪은 허리 통증은 쉽지 않은 고비였다.
이상이는 “케이지 액션 촬영을 앞두고 연습하다가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아졌다. 소파에서 일어나는 것도 힘들 정도였다”며 “병원에서 주사를 맞고 바로 회복해서 촬영을 들어갔다. 그 장면이 마지막 액션이라 더 중요했는데 잘 끝내서 다행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 전에는 액션 스쿨에서도 거의 못 움직일 정도였는데, 촬영 들어가서는 버텨야 했다”며 “차에서 내릴 때도 ‘억’ 소리가 날 정도였지만, 그래도 해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덧붙였다.
현장은 체계적으로 운영됐다. 배우들이 안전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이 뒤따랐다. 그는 “현장에 케어팀이 항상 있었고, 마사지 베드나 전문가도 상주했다. 구급차도 대기하고 있어서 바로 병원으로 갈 수 있는 환경이었다”며 “스케줄도 일주일 정도 액션을 하면 이후에는 드라마 촬영으로 분배해줘서 체력적으로 크게 무리가 가지 않도록 배려해줬다”고 설명했다.
연기에 대한 태도 역시 이전과 달라졌다. 다소 만화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대사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한 과제였다.
이상이는 “대사 중에 문어체거나 만화적인 부분도 있었는데, 배우가 그걸 믿지 못하면 절대 표현이 안 된다”며 “학교에서 배울 때도 감각과 믿음을 중요하게 배우는데, 스스로 그 상황을 믿으면 자연스럽게 나오더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감독과 배우가 함께 만들어가는 작업 방식을 강조했다. “감독님이 의견을 굉장히 잘 반영해주셨어요. 오히려 우리가 만드는 걸 원하실 때도 있었죠. 직접 대사를 써서 카톡으로 상의하기도 했고, 병원 장면에서 하영 배우에게 하는 대사도 같이 만든 장면입니다.”

이상이에게 이번 작품은 또 다른 의미를 남겼다. 어린 시절부터 동경해 온 배우 정지훈과의 만남이었다. 그는 “정지훈 형은 여전히 가장 신기한 존재”라며 “‘핑계고’에서 유재석 선배님을 만났을 때도 신기했지만, 지훈 형은 제가 꿈꿔온 사람이어서 느낌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워낙 팬이라 공연이나 활동도 많이 찾아봤고, 웬만한 춤은 기억하고 있다”며 “형도 ‘넌 찐이다’라고 해주셨다”고 웃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작품 밖에서도 이어진 바 있다. 이상이는 지난해 진행한 팬미팅에 정지훈을 게스트로 초청했고, ‘레이니즘’ 합동 공연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이상이는 “그때도 믿기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같은 작품에서 연기까지 하게 되니까 더 신기하다”며 “처음에는 놀랐지만 금방 익숙해졌고, 그래도 지훈 형은 지금도 보면 신기한 마음이 있다”고 털어놨다.
해외에서 체감한 인기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그는 “한국에서만 활동했다고 생각했는데 해외 프로모션을 갔을 때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놀랐다”며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있어도 알아보는 경우가 있어서 난감할 때도 있지만, 확실히 많이들 보시는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상이는 “백상예술대상과 ‘핑계고’ 대상 중 하나를 고르라면 ‘사냥개들’로 상을 받고 싶다”며 “그만큼 애정이 큰 작품이고, 넷플릭스 구독료가 아깝지 않은 작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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