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의지의 힘으로 자립할 것

따로 살고 계신 홀로 남으신 어머니(전 아직도 엄마라고 부른답니다.)가 저에게 연락을 주시는 경우는 주로 '꿈 자리가 뒤숭숭해서'거나 '다음에 올 때 책 좀 가져와라'라고 말씀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당신의 속 마음은 '연락 좀 하고 살아라 이놈아!'라고 말씀하시는 것이겠죠. 글로 써놓고 보니 이렇게 알면서도 연락 잘 안 드리는 불효 자식이었네요.
어머니는 재미라고는 하나도 없는 아들만 둘 키우셨습니다. 전 고등학교에 입학하며 운동한다고 학교 기숙사에 들어간 후, 대학교 자취, 졸업 후 결혼하여 지금까지 어머니와 떨어져 살고 있습니다. 귀염둥이였을지 모를 동생은 고등학교 졸업 후 군대에 다녀오고 외국에 잠시 워킹홀리데이(Working Holiday: 관광 취업이라고도 불리며 국가들 간 양해 각서(MOU) 협정을 맺어 청년들로 하여금 방문국에서 일반적으로 1년간 자유롭게 거주, 취업, 여행 혹은 공부할 수 있도록 특별히 허가해 주는 프로그램.)를 반 년만 다녀온다고 떠난 지 20년이 되었지만 돌아오지 않고 타국에 정착하여 살고 있습니다.
평생 고생만 하시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와 저는 동생이 있는 나라로 이민을 가려고 했었습니다. 이민을 준비하다 장인 장모님에 대한 아내의 생각을 고려하지 않고 일을 밀어붙이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혼은 사람과 사람이 하는 것이지만, 각 사람 뒤에는 가족과 가족이 함께 이어져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말입니다.
결국 이민은 나중 일로 미루고 동생에게 제가 외국에 가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물어보았습니다. 나름 국어 교사로 열심히 살고 있고, 외국인을 가르치기 위한 한국어 교사 자격증도 취득해서 외국에서도 교육 분야에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막연하게 생각했었습니다.
동생은
"형 여기 오면 학교에서 청소하면 좋을 거야. 좋아하는 음악 들으면서 일하면 돼. 형 적성에 잘 맞을 거야."
"응. 뭐? 왜?"
"의사소통의 문제도 있고, 형 나이에 육체적으로 힘든 일 하기에도 어려우니까 청소가 좋을 거야. 사람들 안 마주쳐도 되고 말야."
생각이 많아지더군요. 청소라는 일이 싫은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교육계에서 젊음을 바치며 살아온 삶이 무의미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 실현되지도, 될지도 모를 미래가 막막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성인이 된다는 것은 품 안의 의존을 하나하나 떨쳐내고, 게으른 자신을 배움으로 끊임없이 채찍질하며, 현실에 안주하려는 스스로와 싸워 나가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을 반 넘게 살아왔으면서도 아직도 품 안에 의존이 남아 있고, 쉼 없이 게을러 지려고 하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저를 돌이켜봅니다. 이는 새로운 일과 배움에 대한 도전에 있어 스스로의 의지가 약해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스스로 주인이 되는 주체적인 성인으로 성장하며 자립하기 위해 끊임없이 평생 공부하며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자신이 매우 부끄러워집니다.
AI와 로봇을 경쟁 상대로 살아나가야 하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이 시대에 자신을 믿고 스스로의 의지의 힘으로 자립해서, 지역, 나이, 성별을 떠나 계속 도전하며 살아가는 의지의 힘을 지니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학교에서도 이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나갈 아이들에게 스스로의 힘을 깨닫게 하는 교육, 스스로 자립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기 위한 교육, 항상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도전하는 능력을 길러주도록 저부터 반성하며 노력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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