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이 밝힌 글로벌 신드롬 ‘아리랑’ 비하인드…“대중 반응 솔직히 고민됐다”
군복무 중반 멤버들이 프로듀싱 요청
방 의장 제안 ‘BTS 2.0’, 멤버들 처음엔 동의 못해
“음악적 본질에 대한 답 찾아가는 여정” 설득
우려 불식시키며 ‘아리랑’ 수록곡 글로벌 차트 점령
“방 의장 전략적 사고와 미학적 전략 적중” 평가
‘보디 투 보디’ 삽입 ‘아리랑’ 전 세계인이 떼창
“BTS ‘하나의 아이콘’…글로벌 사랑받는 ‘관광지’같은 존재”

그룹 방탄소년단의 정규 5집 앨범 ‘아리랑’(ARIRANG)이 빌보드 200 2주 연속 1위, ‘빌보드 핫100’ 1위 등 글로벌 음악 시장을 점령하며 신드롬을 가운데 앨범의 총괄 프로듀싱을 맡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빌보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앨범 제작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앨범 콘셉트 공개 당시 완전히 새로운 변화를 예고한 까닭에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공개 직후 영국와 미국 등 세계 양대 차트는 물론이고 글로벌 음원 차트를 휩쓸며 ‘아리랑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었던 데는 총괄 프로듀싱은 맡은 방 의장의 전략적 사고와 미학적 전략 등이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리랑은 ‘BTS 2.0’… “ ‘2 Cool 4 Skool’ 부르던 이들이 그대로 자랐다면 어떤 음악을 만들었을까”
8일(현지 시간) 빌보드는 ‘방시혁 의장이 역사적인 앨범 ‘아리랑’의 제작 비화를 공개했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방탄소년단의 컴백까지의 긴 여정을 비롯해 새로운 곡과 안무 제작 과정, 그리고 앨범 음악에 담긴 깊은 의미 등에 대해 방 의장을 인터뷰했다.
특히 방 의장은 앨범 전체 제작 의도에 대해 “‘BTS 2.0’은 과거의 연장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여는 선언이어야 한다”며 방향성을 명확히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멤버들에게 “만약 데뷔 앨범 ‘2 Cool 4 Skool’ 을 발표했던 BTS가 지난 13년간 장르의 변화나 활동 영역 확장 없이, 그때의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했다면, (시간이 지나 성장을 이룬 BTS가) 지금 시대를 이끌어갈 어떤 음악을 만들었을까”라는 하나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곧 이 앨범의 음악적 본질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또 멤버들의 요청으로 방 의장이 이번 앨범의 프로듀싱을 총괄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도 전했다. 방 의장은 “‘아리랑’ 작업은 BTS 멤버들이 군 복무 중반 무렵 권유하면서 시작하게 되었다”며 “멤버들의 신뢰가 담긴 그 요청을 받들며 프로듀서직을 맡기로 했지만, 사실 방탄소년단과 같은 상징적인 그룹과 함께 작업하는 데 부담감이 엄청났다”고 무거운 책임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음악은 본래 진정성과 예술성에 기반해야 한다”며 “성적은 목표가 아닌 그 뒤에 자연히 따라오는 결과라 믿지만 대중음악에 몸담은 이로서 대중의 지표인 성적에 완전히 초연하기란 현실적으로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솔직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방 의장과 멤버들은 이번 앨범의 목표가 ‘보이 밴드’를 넘어서 ‘아티스트’로서의 위상을 공고히하는 것이라는 것에 동의했다. 방 의장은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는 ‘보이밴드’의 연장선이 아니라, 자신들의 뿌리로 돌아가 ‘지금 이 시대’에 오직 BTS만이 던질 수 있는 화두를 음악으로 증명하는 것이 멤버들의 목표”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작업은 때로 아티스트의 영혼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자신의 취약함까지 고스란히 보여줘야 하는 과정”이라며 “그렇기에 이번 음반은 현재의 BTS, 즉 멤버 일곱 명 그 자체이자 그들의 진솔한 영혼의 고백”이라고 창작 과정에서의 고뇌를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밴드 그 자체를 유지하면서 기존의 선입견을 깨고 정체성의 완전한 전환을 증명해낸 사례는 전무후무했다”며 “‘가장 방탄소년단스러운 것’을 하자는 방향성을 유지하면서도 과거를 답습하기보다 여러가지 새로움을 시도했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가장 방탄소년단스러운 색을 찾게 됐다”고 덧붙였다.

◇“앨범 맡아달라” 요청한 멤버들, “‘2.0’ 넣어야 한다” 제안한 방의장… 제작 비하인드
앨범 발매 후 곧바로 입증되기는 했지만, 새로운 방향성인 ‘BTS 2.0’을 대중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멤버들과 제작진의 고민이 있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했다. 이를 위해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새로운 변화가 이뤄졌다. 첫 번째는 시각적 문법의 변화다. 방 의장은 “아티스트를 가장 화려하고 아름답게 돋보이게 하는 방법론을 완전히 내려놓고, 대신 음반의 메시지에 충실하여 외면의 화려함을 넘어 인간으로서의 멤버들이 가진 본연의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새로운 시각을 도입했다”고 설명함. 두 번째는 퍼포먼스의 근간을 뒤흔드는 변화로, 음악이 들리게 하는 방식의 퍼포먼스를 기획했다. 방 의장은 멤버들에게 “예전 같은 격렬한 안무는 오히려 음악을 가릴 뿐”이라며 “예전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은 너희의 무게감에 맞지 않는다. 새로운 시대를 열기로 했으니, 음악을 들리게 하는 새로운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방 의장은 앨범을 제작하며 생긴 멤버들과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전과 같이 RM씨와는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으로 가사를 주고받으며 수정하기도 했다”며 “변한건 멤버들의 역량으로, 일례로 V씨가 작업한 ‘Into the Sun’이라는 곡을 제가 스튜디오에 들어가서 처음 들었을 때를 잊을 수가 없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V씨는 이전 방탄소년단 앨범에서 그렇게 곡을 많이 작업하거나 수록했던 멤버는 아닌데, 이 곡은 소위 말해 정말 잘 나왔다”며 “V씨뿐 아니라 모든 멤버들의 역량이 크게 성장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흥미로 곡 선정 스토리도 공개됐다. 방 의장은 “멤버들이 곡 수록을 반대하기도 했지만, 저는 ‘2.0’을 반드시 실어야 한다”라며 “이 곡은 다이나믹하게 터뜨리는 기존 스타일이 아니라, 에너지를 안으로 꾹 누르듯 응집시키면서도 BTS의 헤리티지를 정교하게 담아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트랙”라고 멤버들을 설득했다. 그렇게 수록된 ‘2.0’은 ‘빌보드 핫100’ 50위에 올랐으며,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오마주한 뮤직비디오 조회 수가 3700만 회를 넘어서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방 의장은 미국 음악계에서 화제가 된 LA 송캠프에 대한 비화도 전했다. 방 의장은 “거장부터 라이징 루키까지, 우리가 생각하는 ‘BTS 2.0’에 어울리는 고유의 음악색을 가진 수많은 음악인이 참여했다”며 “한 베테랑 프로듀서는 ‘2000년대 이후 이런 매머드급 송캠프는 처음 본다’는 이야기까지 했다”고 귀띔했다. 이러한 대형 송캠프는 현재 미국 음악시장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기에, 초대받지 못한 유명 프로듀서들이 방 의장과 하이브, 빅히트 뮤직 스태프들에게 참가 여부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멤버들과의 여전한 신뢰 속에 치열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앨범에 대해 멤버들도 크게 만족하고 있는 것을 전해졌다. 방 의장은 “멤버들과 캐주얼하게 모여 아리랑의 전곡을 모두 함께 집중해서 들어봤는데, 저희끼리는 농담처럼 ‘이번 앨범 명반이다’라고 하면서 앨범을 통채로 두 번이나 들었다”며 “그러면서 ‘이번 앨범 진짜 자신있다’는 얘기를 나눴는데, 멤버들이 정말 하고싶은 이야기, 담고 싶은 색깔을 담았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할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즉, 완성돼 발매된 이번 ‘아리랑’ 앨범이 멤버들이 정말 하고 싶었던 방향이었을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리랑’, BTS의 인생 나침반이자 앨범의 가장 완벽한 테마”
앨범의 메인 테마인 ‘아리랑’에 대해서 방 의장은 “‘아리랑’은 방탄소년단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는 동시에, 앞으로 이들이 찾아가고 나아가야 할 인생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나침반으로서 이번 앨범의 가장 완벽한 테마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앨범 ‘아리랑’에 대한 글로벌 반응은 열광적이다. ‘보디 투 보디’(Body to Body)에 삽입된 아리랑을 전 세계인에 떼창하는 모습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방 의장은 “처음에는 지극히 한국적인 ‘민요’를 곡에 삽입하는 정도에 대해서 멤버들과 스태프들 사이에서 여러 논의와 이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나중에 미팅에서 멤버들도 “처음에는 ‘국뽕 마케팅’처럼 보이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주변에 들려봐주니 한국인들은 백이면 백 아리랑이 나올 때 소름이 돋고 감동이라고 하더라”라며 “‘이번에도 형이 맞았던 것 같다’라고 얘기를 나누며 웃기도 했다”며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아이콘’ 된 BTS와 아리랑이 던지는 메시지…K-팝 재도약 방향 제시
방 의장은 ‘아리랑’을 통해 K팝 시장에 두 가지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음반이 단순히 (아티스트들의) 물리적인 활동 기간을 늘리는 차원을 넘어, 커리어의 질적 전환과 아티스트로서의 끊임없는 확장을 이끌어내는 촉매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산업적으로는 앨범 소비 패러다임의 전환이 촉발되기를 기대한다. 특히 바이닐(LP) 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K-팝 시장의 중심은 CD에 머물러 있지만, 이제는 기존의 소비 형태를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인 LP로 영역이 확장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제언하기도 했다. 실제로 LP는 미국 시장에서만 연평균 20% 성장 중이며, 이번 방탄소년단의 앨범 역시 이전보다 LP 제작 비중을 대폭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에디션은 이미 품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방 의장은 인터뷰의 말미에서 이번 음반을 통해 방탄소년단이 ‘하나의 아이콘’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그는 “비단 ‘한국을 대표하는’의 의미를 넘어, 유니버설한 팝 가수이자 아이코닉한 존재가 될 것”이라며 “이제는 팬덤을 넘어 글로벌에서 범대중적으로 사랑받고 인식되는 존재인 ‘관광지’”같은 존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K팝 씬 전체에도 이러한 아티스트의 존재가 시장 확대와 관심도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오랜만에 재개되는 방탄소년단의 활동이 한국의 음악 시장 전반에도 새로운 활력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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