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3사, 혁신 너머 증명의 시간…'수익 알고리즘'이 바뀐다[NW리포트]
가계대출 규제·연체율 상승 '이중고'…'금융 테크기업' 증명나설 때

인터넷전문은행이 혁신의 아이콘을 넘어 지속가능한 '수익성'을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출범 이후 시중은행 대비 높은 접근성으로 큰 폭의 외형 성장을 이끌어냈던 인뱅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는 뚜렷한 성장 한계 속에서 수익 다각화라는 과제에 직면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인뱅 3사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총 6897억원으로 전년도 6139억원 대비 12.3% 증가했다.
플랫폼 기반의 비이자수익과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 리스크 관리 및 운용수익 다변화가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다만, 은행별로는 희비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먼저 카카오뱅크는 480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9.1% 증가한 수치다. 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2.9% 감소한 1조9977억원을 기록한 반면,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이 22.4% 늘어난 1조8886억원을 기록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토스뱅크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당기순이익 968억원으로, 2년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카카오뱅크와 마찬가지로 이자이익은 1조3437억원으로 전년보다 2.7% 줄었지만, 비이자수익이 1673억9400만원으로 39.1% 증가한 영향이다.

대출 성장 공식의 한계…'성장성·건전성' 딜레마
하지만 성적표의 면면을 뜯어보면 수익구조 측면에서 '이자이익 감소'라는 공통된 한계가 드러났다. 가계대출 중심의 수익구조 속에서 규제 강화와 금리 변동성 확대로, 기존의 '대출 성장' 위주 전략이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이번 3사의 실적 온도차도 사업구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자수익 중심 모델의 한계가 극명하게 드러난 상황에서 플랫폼 기반 비이자이익을 확보한 곳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는 해석이다.
현재 인뱅 3사의 전체 여신 중 90% 이상이 가계대출에 집중되어 있다. 카카오뱅크가 43조8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케이뱅크(16조1000억원)와 토스뱅크(14조원) 등의 순이다.
최근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가 더욱 빡빡해지자 인뱅 3사는 개인사업자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대출 제한이 없는 개인사업자나 중소기업 부문을 확대해 총량 규제 환경에서도 더 많은 성장을 해왔다"며 "가계대출 규제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을 통해 2030년까지 ROE를 15%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경기 둔화 여파로 이들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면서 연체율 상승 압박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뱅 3사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토스뱅크 2.34%, 카카오뱅크 1.5%, 케이뱅크 0.6%로, 5대 시중은행이 0.4% 수준인 것과 대조적이다.
여기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준수 의무가 인뱅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성장을 위해 대출을 늘리자니 '건전성'이 무너지고, 건전성을 챙기자니 수익성이 둔화되는 이중고에 빠진 형국이다.
사라진 차별화 경쟁력…글로벌·AI '승부수'
과연 대출 상품군 확장을 통한 '몸집 불리기식' 여신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 대목이다. 단순한 규모 확장이 아닌, 차별화된 생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주가로 반응하고 있다. 지난달 세 번째 도전 끝에 코스피 상장에 성공한 케이뱅크의 주가 흐름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앞서 2021년 상장했던 카카오뱅크와 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상장 직후 급등했던 카카오뱅크 주가는 플랫폼 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 조정, 성장성 둔화와 규제이슈 노출, 수익성 정체로 주가 조정국면 지속되고 있다"면서 "케이뱅크 역시 성장성과 수익성 개선속도, BaaS(서비스형 뱅킹) 모델의 성공여부가 상장 이후 주가의 결정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위기감 속에 인뱅 3사는 올해 대표 연임 체제를 구축하며 경영 연속성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에 이어 올해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과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까지 연임이 확정됐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 전략을 재정비하고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의지다. 이들 인뱅 3사 모두 이자수익 의존도를 낮춘다는 큰 틀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가장 앞서나가는 건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는 현지 법인을 세우는 기존 시중은행의 전통적 방식 대신 신용평가모형(CSS)과 디지털 플랫폼 기술을 앞세워 해외 시장의 눈을 두드리고 있다.
특히 이달 3년 만에 기자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낸 윤호영 대표가 직접 인도네시아·태국에 이은 '몽골' 진출을 선언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대표가 직접 나설 정도로 성장 전략에 힘을 준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윤 대표는 "몽골 진출은 단순한 기술이나 금융 혁신을 넘어, 카카오뱅크가 한국에서 증명해 온 '포용금융'의 역량을 세계로 수출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협력을 계기로 중앙아시아 진출의 기반을 마련하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2월 태국 카시콘뱅크 등과 해외 송금·결제 혁신을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1월엔 아랍에미리트(UAE)의 디지털자산 기업 '체인저' 등과 스테이블코인 기반 송금 인프라 구축에도 나섰다.
앞서 지난해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도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 "3~5년 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음 전략은 플랫폼 경쟁력 강화다. 카카오뱅크는 종합 금융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예고했다. AI 기능을 단계적으로 도입해 플랫폼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인다는 계획이다. 당장 오는 2분기에 금융 상품을 비교·투자할 수 있는 투자 탭을 신설해 맞춤형 투자 조언을 하는 AI 에이전트 기능을 적용한다.
케이뱅크는 올해 고객 수를 1800만명까지 끌어올리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통신·증권·가상자산 등 이종 산업과의 제휴를 강화해 플랫폼 매력도를 높일 계획이다.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 분야의 대응 역량을 키워 미래 먹거리 선점에도 나설 예정이다.
토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고객 유입에 강점이 있는 토스뱅크도 AI 기반 금융 서비스 고도화와 함께 자산관리·외환·기업금융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제 단순한 대출 성장만으로 생존과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다"며 "해외 시장 확장과 AI 기술의 실질적 수익화 등 차별화된 전략이 얼마나 빠르게 안착하느냐가 향후 시장의 판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정 기자 ddang@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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