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5곳 중 2곳 “옥상 문 잠겨 화재 발생시 대피 어렵다”

정유미 기자 2026. 4. 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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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발생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화재 현장. 연합뉴스

최근 은마아파트 등지에서 화재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일부 아파트의 화재 대피 안전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수도권 지역 아파트 안전 실태를 조사한 결과 화재 시 대피공간으로 활용되는 옥상 광장의 출입문이 잠겨있는 등 대피가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2016년 이전 지어진 아파트 20곳 가운데 25%는 비상문 자동개폐장치가 없는 상태로 옥상 문이 폐쇄돼 있었으며, 20%는 비상 열쇠함도 없어 화재 시 거주자가 옥상으로 대피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은 2016년 2월 이후 건설된 공동주택은 옥상 광장에 비상 상황 발생 시 잠긴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비상문 자동개폐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2016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설치 의무가 없어 출입문 상시 개방 등 자체 관리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옥상 광장 위치에 대한 혼선도 문제였다. 조사 대상 아파트의 40%는 옥상광장이 최상층이 아닌 아래층에 있어 화재 발생 시 거주자가 잘못 대피할 우려가 컸다. 특히 옥상광장이 최상층 아래층에 있는 아파트의 62.5%는 최상층으로 향하는 피난계단이 별도 차단 없이 개방돼 있어 입주민이 옥상 위치를 혼동해 잘못 대피할 가능성이 있었다.

대피 정보 안내는 부족했다. 아파트 게시판 조사가 가능한 14곳 중 약 93%는 열쇠 보관장소와 같은 정보를 안내하고 있지 않았다.

거주자들 역시 대피 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소비자원이 지난해 10∼12월 아파트 거주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28.7%가 옥상 광장 설치 여부를 알지 못한다고 했다. 옥상 광장을 인지하고 있어도 42.8%는 출입문의 위치를 모르고 있었으며 출입문 위치를 알아도 42.6%는 평상시 개폐 여부, 비상시 개방 방법을 알지 못했다.

현재 광역지자체는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을 통해 관리주체가 아파트 피난시설을 안내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입주 시 일회성으로만 적용되는 등 대피 정보를 게시판 등에 상시 제공하도록 하는 별도의 규정은 없는 상황이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지자체에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 내 ‘옥상 광장 대피 정보 상시 제공 의무화’를 반영할 것을 건의하고, 아파트 관련 협회 등을 통해 입주민 대상 대피 정보 제공과 비상문 자동개폐장치 설치 홍보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입주민들은 화재 발생상황에 대비해 옥상 광장 설치 여부와 출입문 위치, 비상시 개방 방법 등 아파트 옥상 광장 대피 정보를 반드시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원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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