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구야 어딨니”…동물원 탈출 늑대 이틀째 수색 중

이연경 2026. 4. 9. 15:2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어제(8일) 대전에 있는 동물원인 '오월드'에서 키우던 늑대 1마리가 탈출해 당국이 이틀째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늑구'는 어떻게 동물원을 빠져나갔나?

사육장을 탈출한 늑대는 2024년 1월 태어나 올해 만 2살이 된 수컷으로 이름은 '늑구'입니다. 몸무게 약 30kg 정도로 '말라뮤트' 정도의 대형견 크기라는 게 동물원의 설명입니다. 어제 오전, 사육사와 수의사가 개장을 앞두고 동물원 내 동물병원 앞 도로를 지나가던 중 우리에서 나와 움직이는 동물을 발견했습니다. 오전 9시 30분쯤, CCTV 확인을 통해 9시 14분에 늑대가 사파리를 탈출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CCTV에는 '늑구'가 울타리 철조망 아래 흙을 파헤치고 그 틈으로 빠져나가는 모습이 찍혀 있었습니다.

수색에 나선 소방과 경찰, 오월드 관계자 등은 당초 우리를 탈출한 늑대가 오월드 내에 있을 것으로 보고 관람객의 출입을 통제한 뒤 내부 수색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오후 1시 10분쯤, '늑구'가 인근 사거리에서 차도 위를 유유히 걷는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오월드 경계에는 2미터 높이의 울타리가 쳐져 있는데요. 오월드 경계 울타리에서는 구멍이나 훼손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뛰어넘은 것으로 추정하는 상황입니다.

'늑구'는 이후에도 오월드 주변에서 여러 차례 목격됐지만 아직 포획되지 않았습니다. 오늘 새벽 1시 반쯤 열화상 드론 카메라에 잡힌 게 마지막입니다.

오월드 CCTV에 찍힌 ‘늑구’ 모습 (사진 제공:대전소방본부)


■"사살 검토하고 있지 않다"

오월드에서 동물이 사육장을 빠져나간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018년에는 퓨마 한 마리가 열려있던 출입문 밖으로 나갔다가 4시간 만에 사살됐습니다. 당시 관계자는 퓨마에게 마취총을 쐈지만, 마취에서 깨어난 뒤 공격성을 보여 안전을 위해 사살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열어놓은 문을 통해 아무 생각 없이 밖으로 나섰던 퓨마를 굳이 사살까지 해야 했냐는 큰 비판 여론이 일었습니다.

이 때문에 늑대 탈출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지역 환경단체들은 즉각 성명을 내고 생포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탈출한 늑대에 대한 대응은 반드시 생포를 원칙으로 해야 하며 사살은 최후의 수단으로 제한되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또한 "퓨마 '뽀롱이'와 같은 사살 사태는 일어나선 안 된다"며 "시민들의 안전과 늑대의 안전을 위해 최선의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이번에 '늑구' 포획에 나선 관계 당국도 '사살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대신 늑대의 귀소본능을 이용해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작전을 펴는 중인데요. 사람의 손에 의해 길러진 '늑구'가 소심한 성격이라는 사육사의 판단 등을 종합해 보면, 많은 사람과 맞닥뜨리면 오히려 돌발행동을 하거나 더 멀리 도망갈 수 있다고 보고 오월드 인근 보문산 일대에 소규모의 인력을 배치했습니다. 대신 보문산 자락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게 경찰 등 인력을 주요 도로 경계에 인간 띠처럼 배치하고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오월드 인근 도로에서 발견된 ‘늑구’ (사진 제공: 대전소방본부)


■'늑구'는 집으로 돌아올까?

늑대는 야행성 동물입니다. 밤에 주로 이동하고 낮에는 숨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당국의 판단입니다. 이에 따라 드론을 띄우는 등 자극을 줘서라도 낮 동안 '늑구'가 은신처에서 나와야 위치 파악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늑구'는 탈출 전날 마지막으로 저녁에 닭 2마리를 먹었다고 합니다. 야생에서 사는 늑대는 한꺼번에 많이 먹어 에너지를 저장하는 특성이 있는데요.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늑구'가 3일 정도는 먹지 않더라도 버틸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형견 같은 작은 동물을 보면 공격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며 인근 주민들에게 반려동물을 동반한 주변 산책을 하지 말라며 안내 문자를 보냈습니다.

대전에는 오늘(9일)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내일(10일)까지 30mm에서 최대 8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는데요. 오늘 오전 한때는 비 때문에 수색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늑구'가 머물고 있을 보문산 일대에 내리는 많은 비가 '늑구'와 수색에 나선 이들 모두에게 악조건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알립니다]
대전소방본부에서 언론에 제공한 탈출 늑대 '늑구' 사진의 진위가 모호합니다. KBS는 앞으로 제공된 자료가 진짜인 것으로 확인되기 전까지 해당 사진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유튜브, 네이버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연경 기자 (yglee@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