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 ‘머리만 큰 황룡’ 이번엔 230만원 ‘레드 빔’ 논란

주성미 기자 2026. 4. 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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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 훼손과 실효성 논란이 불거진 울산 태화루 스카이워크에 설치한 황룡 조형물이 또다른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8일 저녁 울산 중구 태화동 태화루 스카이워크 위 황룡 조형물 주변으로 다가가자 갑자기 울음소리가 퍼졌다.

황룡 조형물은 울산시가 스카이워크 준공을 앞둔 지난해 10월 만들었다.

울산시는 입에 여의주를 문 황룡이 기둥을 감싸고 오르는 형태로 1.55m 높이 조형물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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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만원 태화루 스카이워크 황룡 조형물
“여의주 불빛 안 보여서” 조명기둥 설치
울산 태화루 스카이워크의 황룡 조형물 제안서 시안(왼쪽)과 실제 설치된 조형물. 울산시 제공, 주성미 기자

경관 훼손과 실효성 논란이 불거진 울산 태화루 스카이워크에 설치한 황룡 조형물이 또다른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8일 저녁 울산 중구 태화동 태화루 스카이워크 위 황룡 조형물 주변으로 다가가자 갑자기 울음소리가 퍼졌다. 황룡 뒤쪽에 나란히 세워진 두 기둥 꼭대기의 붉은 전구가 쉴새 없이 번쩍번쩍거렸다. 울음소리와 현란한 조명은 약 20초 동안 이어졌다.

지난해 말 스카이워크 준공 때는 없던 ‘효과’다. 최근 울산시설공단이 약 230만원을 들여 1.6m짜리 붉은 조명 기둥 2개를 설치하고 이런 효과를 덧입혔다. 기존 황룡 조형물의 여의주로 만든 전구의 빛이 너무 약해 낮에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른 보완 조처다.

경관 훼손 논란이 불거진 울산 태화루 스카이워크 위에 여의주를 입에 물고 있는 황룡 모양의 조형물과 붉은 기둥 2개가 세워져 있다. 주성미 기자
울산 태화루 스카이워크 위에 설치된 황룡 모양 조형물은 가까이 다가가면 약 20초 동안 울음 소리와 함께 뒤쪽 기둥 조명이 현란하게 켜진다. 주성미 기자

황룡 조형물은 울산시가 스카이워크 준공을 앞둔 지난해 10월 만들었다. 스카이워크가 있는 절벽 아래 ‘용금소’라는 터에서 착안한 것이다. 용금소는 신라시대 용의 안식처로 소원을 빌던 곳으로 전해진다. 울산시는 입에 여의주를 문 황룡이 기둥을 감싸고 오르는 형태로 1.55m 높이 조형물을 만들었다. 기둥은 스테인리스 스틸, 황룡은 알루미늄 주물이다. ‘소원을 비는’ 의미를 담아 여의주를 만지면 손을 따라 빛이 번지는 플라스마 방식의 전구를 사용했다.

이 조형물은 지난해 9월 여성이 대표로 있는 조경시설물 업체가 1인 견적으로 수의계약했다. 계약대금은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이 정한 상한인 5천만원에서 한푼도 빠지지 않는다. 디자인과 제작, 설치 등 모든 과정을 이 업체가 맡았다.

울산 태화루 스카이워크의 황룡 조형물 제안서 시안(왼쪽)과 실제 설치된 조형물. 울산시 제공, 주성미 기자

디자인과 관련된 구체적인 과업지시 등은 찾아보기 어렵다. 울산시의 시방서를 보면 “예술성을 존중하여 외적 아름다움의 표현과 공공장소에서의 적합성 등에 유의하며 예술적 가치에 기반하는 실용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미적 특성을 살려 공간의 상징성이 극대화되도록 지역의 랜드마크로 부각시킨다”라고 적었다. 제안서 시안에는 ‘사실적인 형상을 융합하여 만든 조형물’이라고만 쓰여있다.

업체 쪽은 본격 제작 전 금형 틀을 확인하기 위해 시험품을 만들어 울산시 쪽에 선보였는데, 관람객 손이 들어갈 정도로 황룡의 입과 여의주(전구)를 더 크게 제작하라는 수정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업체 쪽은 3등분으로 나눠 만든 금형 틀 가운데 머리 부위만 키워 새로 제작했다고 한다. 몸통에 비해 머리만 기형적으로 큰 모습의 조형물은 그대로 설치돼 울산시 검수까지 마쳤다.

지난 8일 저녁 울산 태화루 스카이워크에 설치된 황룡 조형물의 여의주를 형상화한 플라스마 전구. 주성미 기자

업체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서울에 있는 작가가 디자인 의견을 주고, 협력 공장에서 생산한 작품”이라며 “플라스마 전구 특성상 낮에 잘 보이지 않고, 이런 사정을 제작 당시에도 울산시에 설명했다”고 말했다. 조형물이나 검수조서 등에는 참여 작가 등 관련 내용이 없다.

울산시설공단 쪽은 “조형물 여의주 전구 교체 등을 검토했으나 현실적으로 적합한 제품을 찾기 어려웠다”며 “시각적인 효과를 채우기 위한 방법을 고심해 기둥을 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73억여원을 들여 만든 태화루 스카이워크는 울산시설공단이 위탁 운영한다. 올해 운영비는 8억5천여만원이다.

주성미 기자 smoo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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