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서 되살아난 한흑구 문학…낭송 콘서트로 시민 곁에
문학·음악 결합 공연 눈길…지역 문학 자산 재조명 계기

포항을 기반으로 활동한 작가 한흑구의 문학 세계를 낭송으로 되살리는 공연이 열린다.
경북포항시낭송협회는 오는 4월 15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한흑구 문학을 잇다'를 주제로 시낭송 콘서트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포항에 정착해 사색과 문학의 길을 걸었던 한흑구의 삶과 작품 세계를 조명하고, 그의 문학적 가치를 오늘의 감각으로 되새기기 위해 기획됐다.
한흑구는 일제강점기와 해방, 분단이라는 격변의 시대를 지나며 자연과 인간, 삶의 본질을 깊이 성찰한 작가로 평가된다. 특히 1948년 포항에 정착한 이후 지역을 기반으로 한 문학 활동을 이어가며, 한국 문단뿐 아니라 지역 문학사에도 의미 있는 흔적을 남겼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낭송을 넘어 하나의 서사 구조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한흑구 선생님께 드리는 편지글'을 중심으로 그의 삶과 정신을 따라가는 흐름 속에서 작품들이 이어진다. 관객은 낭송을 통해 개별 작품을 감상하는 동시에, 한 작가의 생애와 사유를 하나의 이야기로 경험하게 된다.
무대에서는 '밤 전차 안에서', '고국', '내 집', '목마른 무덤', '유언', '님은 나의 산 시', '밤의 사막', '삶의 철학', '자연·인생', '나의 깃' 등 시 작품과 '보리', '나무' 등 수필이 낭송된다.
각 작품은 시대적 배경을 반영한 영상과 함께 구성돼, 문학 텍스트에 머무르지 않고 시각적·정서적 확장을 시도한다. 여기에 '안익태와의 추억'을 주제로 한 첼로 연주가 더해져 문학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입체적인 무대를 완성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지역 문학 자산을 다시 호명한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한흑구의 작품은 문학사적 평가에 비해 대중적으로 널리 소비되지는 못했으나, 최근 지역 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의 작품 세계를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시낭송 콘서트 역시 그러한 흐름 속에서 마련된 자리다.
특히 '낭송'이라는 형식을 통해 문학을 보다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글로 읽는 문학을 소리로 전달함으로써, 작품의 리듬과 감정을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경북포항시낭송협회 권양우 대표는 "이번 공연은 한흑구 선생의 문학을 기리는 데서 나아가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읽고 이어가는 자리"라며 "포항 시민과 문학 애호가들이 함께 공감하고 기억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지역 문학을 현재의 언어로 되살리는 시도이자, 문학과 공연 예술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문화 콘텐츠로 주목된다.
한흑구가 남긴 문장은 책 속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의 언어는 이번 무대를 통해 다시 울리고 포항이라는 공간 속에서 또 한 번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