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폐비닐 100% 종량제봉투, 10년 지나서야 관심받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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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프타라는 고급 원료가 한 번 쓰고 버리는 종량제봉투에 들어가는 게 아까워서 만든 기술인데, 10년이 지나서야 관심을 받네요."
9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북면의 한 종량제봉투 제조 공장을 운영하는 이영상 대표는 갓 생산된 종량제봉투를 만지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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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연합뉴스) 박영민 기자 = "나프타라는 고급 원료가 한 번 쓰고 버리는 종량제봉투에 들어가는 게 아까워서 만든 기술인데, 10년이 지나서야 관심을 받네요."
9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북면의 한 종량제봉투 제조 공장을 운영하는 이영상 대표는 갓 생산된 종량제봉투를 만지며 이같이 말했다.
공장 내부에는 압출기 8대가 쉴 새 없이 돌아가며 분홍색 종량제봉투를 뽑아내고 있었다.
압출기 앞에 놓인 1m 높이 포댓자루 3개에는 초록색, 노란색, 흰색 알갱이가 가득 담겨 있었다.
이 알갱이들은 비닐하우스 폐비닐과 축산용 포장비닐, 공업용 비닐 등을 가공해 만든 재생원료다.
재생원료는 배합기를 거쳐 일정 비율로 섞인 뒤 압출기로 투입돼 각 지자체에서 쓰는 종량제봉투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 대표는 알갱이를 만지며 "우리 공장의 비결은 각각 다른 폐비닐에서 나온 재생원료를 특성에 맞게 배합해 튼튼하면서도 부드러운 봉투를 만드는 데 있다"며 "봉투의 겉면과 속면을 다르게 설계해 품질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직원 9명 규모로 이 공장을 가동하는 기업 인테크는 2015년부터 폐비닐 100%로 종량제봉투를 생산하는 기술을 도입해 제품을 만들어왔다.
이 기술은 특허로도 등록돼 전국 유일한 폐비닐 종량제봉투라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하지만 이 기술이 곧바로 판로 확대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인테크는 현재 경남 의령·함안군, 충북 괴산군·제천시, 서울 영등포구 등 전국 지자체 8곳에 종량제봉투를 납품하고 있다.
전국 기초자치단체가 226곳인 점을 고려하면 점유율은 높지 않은 수준이다.
이마저도 일부 지자체에는 전체 물량이 아닌 일부만 납품하고 있어 실제 비중은 더 낮다.
이 대표는 "지역마다 종량제봉투 제조업체가 있어 재생원료를 쓴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제품을 쓰려는 지자체가 많지 않았다"며 "장애인기업이나 여성기업, 사회적기업 등에도 해당하지 않아 입찰에서 가산점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앞서 정부는 종량제봉투 제작과 구매 과정에서 재활용 제품을 우선 사용하도록 해왔다.
실제 환경부는 2019년 자료를 통해 '쓰레기 종량제 시행지침'에 따라 지자체가 종량제봉투를 제작할 때 재활용 제품 등을 우선 제작·구매해 사용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재생원료를 활용한 종량제봉투가 쓰이지 못하다 최근 중동정세 불안으로 나프타 수급 우려가 커지면서 이제야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대표는 "나프타 수급 문제가 불거진 후 충북 보은군에서도 연락이 와 납품이 예정돼 있다"며 "이후에도 서울부터 제주까지 납품 문의와 기술 전수 문의가 잇따라 일을 못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 3일에는 환경부 장관 등과 면담을 했다"며 "재생원료 설비 지원과 기술 전수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재생원료를 배합하는 방식으로 폐비닐로도 고품질 봉투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오래전부터 보여줬다"며 "나프타라는 고급 원료가 의약 제품이 아닌 버려지는 쓰레기봉투에 쓰이는 게 아까워 이 일을 시작했는데, 이제라도 관심이 생겨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ym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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