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폐비닐 100% 종량제봉투, 10년 지나서야 관심받네요"

박영민 2026. 4. 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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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프타라는 고급 원료가 한 번 쓰고 버리는 종량제봉투에 들어가는 게 아까워서 만든 기술인데, 10년이 지나서야 관심을 받네요."

9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북면의 한 종량제봉투 제조 공장을 운영하는 이영상 대표는 갓 생산된 종량제봉투를 만지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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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기술 개발 후 판로 고전 창원 인테크…중동정세 불안에 납품 문의 쇄도
나프타 불안에 폐비닐 활용 '재조명' (창원=연합뉴스) 박영민 기자 = 9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북면에 있는 한 공장에서 나프타 대신 폐비닐을 가공한 재생원료를 사용해 종량제봉투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은 공장 내부 모습. 2026.4.9 ymp@yna.co.kr

(창원=연합뉴스) 박영민 기자 = "나프타라는 고급 원료가 한 번 쓰고 버리는 종량제봉투에 들어가는 게 아까워서 만든 기술인데, 10년이 지나서야 관심을 받네요."

9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북면의 한 종량제봉투 제조 공장을 운영하는 이영상 대표는 갓 생산된 종량제봉투를 만지며 이같이 말했다.

공장 내부에는 압출기 8대가 쉴 새 없이 돌아가며 분홍색 종량제봉투를 뽑아내고 있었다.

압출기 앞에 놓인 1m 높이 포댓자루 3개에는 초록색, 노란색, 흰색 알갱이가 가득 담겨 있었다.

이 알갱이들은 비닐하우스 폐비닐과 축산용 포장비닐, 공업용 비닐 등을 가공해 만든 재생원료다.

재생원료는 배합기를 거쳐 일정 비율로 섞인 뒤 압출기로 투입돼 각 지자체에서 쓰는 종량제봉투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 대표는 알갱이를 만지며 "우리 공장의 비결은 각각 다른 폐비닐에서 나온 재생원료를 특성에 맞게 배합해 튼튼하면서도 부드러운 봉투를 만드는 데 있다"며 "봉투의 겉면과 속면을 다르게 설계해 품질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나프타 대신 재생원료 (창원=연합뉴스) 박영민 기자 = 9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북면에 있는 한 공장에서 나프타 대신 폐비닐을 가공한 재생원료를 사용해 종량제봉투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은 폐비닐을 가공한 재생원료. 2026.4.9 ymp@yna.co.kr

직원 9명 규모로 이 공장을 가동하는 기업 인테크는 2015년부터 폐비닐 100%로 종량제봉투를 생산하는 기술을 도입해 제품을 만들어왔다.

이 기술은 특허로도 등록돼 전국 유일한 폐비닐 종량제봉투라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하지만 이 기술이 곧바로 판로 확대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인테크는 현재 경남 의령·함안군, 충북 괴산군·제천시, 서울 영등포구 등 전국 지자체 8곳에 종량제봉투를 납품하고 있다.

전국 기초자치단체가 226곳인 점을 고려하면 점유율은 높지 않은 수준이다.

이마저도 일부 지자체에는 전체 물량이 아닌 일부만 납품하고 있어 실제 비중은 더 낮다.

이 대표는 "지역마다 종량제봉투 제조업체가 있어 재생원료를 쓴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제품을 쓰려는 지자체가 많지 않았다"며 "장애인기업이나 여성기업, 사회적기업 등에도 해당하지 않아 입찰에서 가산점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폐비닐 활용 100% 종량제봉투 (창원=연합뉴스) 박영민 기자 = 9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북면에 있는 한 공장에서 나프타 대신 폐비닐을 가공한 재생원료를 사용해 종량제봉투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은 제작 완료된 종량제봉투. 2026.4.9 ymp@yna.co.kr

앞서 정부는 종량제봉투 제작과 구매 과정에서 재활용 제품을 우선 사용하도록 해왔다.

실제 환경부는 2019년 자료를 통해 '쓰레기 종량제 시행지침'에 따라 지자체가 종량제봉투를 제작할 때 재활용 제품 등을 우선 제작·구매해 사용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재생원료를 활용한 종량제봉투가 쓰이지 못하다 최근 중동정세 불안으로 나프타 수급 우려가 커지면서 이제야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대표는 "나프타 수급 문제가 불거진 후 충북 보은군에서도 연락이 와 납품이 예정돼 있다"며 "이후에도 서울부터 제주까지 납품 문의와 기술 전수 문의가 잇따라 일을 못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 3일에는 환경부 장관 등과 면담을 했다"며 "재생원료 설비 지원과 기술 전수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재생원료를 배합하는 방식으로 폐비닐로도 고품질 봉투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오래전부터 보여줬다"며 "나프타라는 고급 원료가 의약 제품이 아닌 버려지는 쓰레기봉투에 쓰이는 게 아까워 이 일을 시작했는데, 이제라도 관심이 생겨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ym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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