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 기획자’ 네타냐후에 휘둘리는 ‘미·이란 휴전’…상호 ‘합의 위반’ 경고
이란, 호르무즈 재봉쇄 위협 맞불
우라늄 농축 등 쟁점 이견 커
![영상 메시지 발표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스라엘 총리실 제공 영상 캡처]](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9/dt/20260409145702339uaab.png)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이 초반부터 흔들리고 있다. 양국 간 휴전 발표 바로 다음 날인 9일(현지시간) 서로 상대방의 합의 위반에 대해 경고하는 등 갈등을 빚으면서다.
원인 제공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다. 이스라엘군은 휴전 발효 첫날인 이날 수도 베이루트 등 레바논 전역의 헤즈볼라 시설을 겨냥해 엄청난 규모의 공습을 단행했다.
이스라엘군은 50여대의 전투기를 동원해 10분 사이에 160발의 폭탄을 퍼붓는 등 개전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을 감행했다. 이날 공습으로 레바논 내에서 수십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스라엘군이 미국과 이란 간 12일간의 휴전에도 레바논을 향한 공세를 멈추지 않자, 이란 당국은 이스라엘 본토 내 군사 기지에 대한 대응 작전 수립을 위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특히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세가 계속되는 상황에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이란이 약속한 대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미국도 휴전을 지킬 수 없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이란 주변의 미군 전력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며,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즉각적인 군사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서 “이미 상당히 약화한 적을 치명적으로 타격하고 파괴하는 데 필요한 모든 미군 함정과 항공기, 병력, 탄약, 무기체계는 진정한 합의에 도달해 완전히 이행될 때까지 이란과 그 주변에 그대로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 가운데 양국은 이번 주말 파키스탄에서 열릴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기류가 감지되는 등 불안정한 휴전 속에서도 일단 대화를 이어가려는 모습이다.
관건은 미국과 이란의 휴전 발표 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에는 완수해야 할 목표가 더 많이 남아 있다”면서 “휴전 합의에 헤즈볼라는 포함되지 않는다. 계속 그들을 때릴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언제든지 다시 전투에 복귀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우리의 방아쇠에도 손가락이 걸려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상황과 관계없이 이스라엘이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군사적 움직임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군사 작전이 단순히 무기 파괴에 그치지 않고 이란 정권의 통치 기반을 흔들었다면서 혁명수비대의 자금줄 차단과 이란 해군 자산과 미사일 기지, 군용 항공기, 지휘 본부 초토화 등 성과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간 이란을 상대로 벌인 두 차례의 전쟁이 아니었다면 이란은 이미 오래전에 핵무기를 보유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타냐후는 “이란 내 모든 농축 우라늄을 국외로 반출해야 한다”며 “합의를 통해서든, 아니면 다시 시작될 전투를 통해서든 반드시 관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레바논 공습에 강하는 반발하는 모양새다. 이란 협상단을 이끌 것으로 알려진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미국이 휴전 합의를 이미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헤즈볼라도 9일 이스라엘의 합의 위반을 주장하며, 휴전 합의 이후 처음으로 이스라엘 북부에 로켓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쿠웨이트,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도 계속됐다.
미국의 입장은 휴전 합의에 레바논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는 8일 헝가리에서 “우리는 절대로 그런 약속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미국 협상단을 이끌고 오는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과 첫 협상을 하지만, 양국의 입장차를 고려하면, 협상 전망이 밝지는 않다. 양측의 종전안에는 서로가 받아들이기 쉽지 않거나, 배치되는 조건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란의 종전안에 는이란의 우라늄 농축 허용, 호르무즈 해협 계속 통제, 중동 지역 미군 철수, 대(對)이란 제재 해제 등이 포함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마, 대부분 미국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요구다.
특히 우라늄 농축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 저지를 전쟁 명분으로 제시해왔다는 점에서 미국이 허용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레빗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라늄 농축이 이란과의 협상에서 최고 우선순위가 될 것이며 양보할 수 없는 “레드라인”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란이 언론에 공개한 10개항 종전안은 미국이 근본적으로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이라 폐기됐으며, 이란이 미국과 비공개 논의에선 “더 합리적이고 완전히 다르며 압축된 계획”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공격한 뒤로 해협을 통한 모든 선박 통행이 중단됐다고 9일 발표했다.
실제로 선박 추적 정보 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휴전 발표 이후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은 아직 한 척도 없고, 건화물을 운송하는 상선 4척이 해협을 통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매설한 기뢰를 피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이유로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혁명수비대 승인을 받고, 지정 항로로 이동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도 혁명수비대가 기뢰를 피하기 위해 선박이 이용해야 하는 해협 내 대체 항로를 9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상황을 두고,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해협 재개방을 비롯한 휴전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양국이 경고성 언사를 주고받지만, 이는 자국 여론과 기선 제압을 위한 공개 설전일 뿐 양국 모두 대화할 의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양국 모두 휴전을 유지하고 협상을 계속할 유인이 충분할 수 있다면서 이란의 군·정치 지도부는 전쟁으로 큰 피해를 입었고, 트럼프 대통령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쟁에 회의적인 여론, 에너지 가격 인상, 지지층의 반대로 인해 거센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박양수 기자 yspark@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맘모스빵 다 먹을 때까지 못 일어나” 공군사관학교서 가혹행위…나체 얼차례도
- 화장실 ‘몰카’ 100여개 찍은 장학관 구속 송치…라이터 형태 소형 카메라
- ‘마약 집유 중 음주운전’ 위너 출신 남태현 오늘 1심 선고
- ‘대구 장모 살해 캐리어 유기’ 사위 신상공개…26세 조재복
- 양준혁 “제 이름 사용 허락했을 뿐, 전혀 뜻 없다”…‘정계진출설’ 부인
- ‘캐리어 시신’ 장모 살해·유기한 20대 사위부부…내일 검찰 송치
- “표정이 안 좋아” 아내 상습 폭행하고 1시간 ‘엎드려뻗쳐’ 시킨 40대 남편
- 원안위, 국내 최초 원전 고리 1호기 해체 승인… 원전 해체 시장 열렸다
- "선생님, 보험 안 돼도 로봇수술로 해주세요"…수술 로봇 수입 1년 새 57% 증가
- 트럼프, 이란과 핵협상 한다면서 무력충돌 가능성도 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