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점수는 16점이죠” 실패로 끝난 김효범 삼성 감독의 채점표

“제가 참 부족한 게 많았네요.”
지난 8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종전을 마친 뒤 김효범 서울 삼성 감독(43)은 팬들로 가득한 관중석을 바라보며 탄식했다. 2024년 감독대행으로 시작해 삼성을 맡아 보냈던 시간을 떠올리는 듯 했다.
냉정하게 성적을 이야기하면 실패 그 자체다.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을 때 이미 난파선에 가까웠던 삼성은 이번 시즌도 꼴찌로 마치면서 5년 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피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지도자로서 나에게 어떻게 좋은 점수를 주겠느냐”면서 “100점 만점에 16점밖에 못 주겠다. (정식 감독을 맡은) 지난 시즌도 16승, 이번 시즌도 16승이었다. 최선을 다해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를 했지만 내가 부족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5년 연속 꼴찌는 최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과거 8개 팀 체제 시절 4년 연속(2001~2004년) 8위를 한 적이 있다. 프로축구와 프로배구에선 광주 상무(2005~2008년)와 페퍼저축은행(2022~2025년)이 4년 연속 꼴찌를 했다.
농구 전문가들은 삼성의 추락을 수년간 누적된 선수 육성의 실패에서 찾는다. 2016~2017시즌 준우승을 마지막으로 ‘봄 농구’와 인연을 맺지 못하며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순번으로 신인을 지명할 수 있었지만 기둥이 될 만한 선수를 키우지 못했다. 또 프로농구에서 비중이 높은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도 신통치 않았다.
김 감독도 나름의 승부수를 던졌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볼 핸들러 해결을 위해 데려온 가드 이대성은 2년 연속 십자인대 파열로 단 12경기만 뛰었다. 외국인 선수 앤드류 니콜슨이 지난 3월 발목 부상을 이유로 떠난 것도 타격이 컸다. 둘 중 하나라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면 꼴찌는 면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김 감독은 리더십을 자책했다. 그는 “6라운드에서 선수들을 가르치는 방식을 확 바꿨다. 선수들을 조금 더 강하게 다그치면서 방향성을 제시해보니 나름의 결과가 나왔다. 선수들도 더 편했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내 삶도 젠틀한 스타일은 아니다. 개인사 등으로 선수들에게 많은 에너지를 쏟지 못했던 게 아닌지 아쉽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번 시즌 53번째 경기였던 서울 SK전에서 깜짝 승리로 꼴찌 탈출의 희망을 잡기도 했다. 공동 9위 간 맞대결이었던 한국가스공사전에서도 승리했다면 9위로 시즌을 마칠 수 있었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김 감독은 이제 삼성과 계약이 만료됐다. 재계약 가능성은 희박하다.
김 감독은 삼성의 발표만 기다린 채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려고 한다. 그는 “삼성에서 코치로 불러줄 때부터 감사한 마음이었다. 감독직까지 맡겼는데 보답을 못한 채 큰 빚만 졌다. (두 시즌 모두) 꼴찌로 마감한 것은 평생의 빚이라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도자로는 내가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는 걸 체감했다. 조금 더 경험을 쌓으면서 농구를 보는 안목이 쌓이고 (지도력도) 개선된다면 다시 (감독으로) 도전해보고 싶다. 앞으로는 어떤 자리에서든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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