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서 5500만 광년 떨어진 '블랙홀' 속 파동, 한일 공동연구팀이 포착

박건희 기자 2026. 4. 9.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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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국제 공동연구팀이 지구에서 약 5500만 광년 떨어진 블랙홀 내부의 파동을 감지해 그 특성을 규명했다.

천문연은 일본국립천문대와 함께 운영한 한일 공동 우주전파관측망(KaVA)을 통해 거대 타원은하 M87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의 파동을 포착했다고 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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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문연구원-일본국립천문대 공동연구팀
M87 은하 속 초거대질량 블랙홀 제트 파동 관측
EHT(사건의지평선망원경 국제공동연구팀)가 공개한 5500만 광년 떨어진 거대 은하 M87 중심 블랙홀 관측 모습. 검은 부분은 블랙홀(사건의 지평선)과 블랙홀을 포함하는 그림자이고, 고리의 빛나는 부분은 블랙홀의 중력에 의해 휘어진 빛이다. /사진=EHT


한일 국제 공동연구팀이 지구에서 약 5500만 광년 떨어진 블랙홀 내부의 파동을 감지해 그 특성을 규명했다.

천문연은 일본국립천문대와 함께 운영한 한일 공동 우주전파관측망(KaVA)을 통해 거대 타원은하 M87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의 파동을 포착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에 3월 게재됐다.

지구에서 약 5500만 광년 떨어진 M87 은하의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약 65억 배에 달하는 거대한 블랙홀이 존재한다. 연구팀은 이 블랙홀에서 방출되는 제트 내부에서 파동이 전파되는 현상을 최초로 관측했다. 수천만 년 광년 거리의 먼 우주에서 발생한 파동을 지구의 망원경으로 감지한 것이다.

제트는 기체와 액체가 섞인 물질이 빠르게 이동하는 흐름인데, 블랙홀이 주변의 자기장과 반응하며 이런 현상이 생긴다. 제트를 관측하면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블랙홀의 내부를 예측할 수 있다.

M87 제트의 구조 변화를 선으로 단순화한 그림. 시간에 따른 제트의 밝기 분포를 능선(ridge line)으로 표현하고 시간 변화를 색깔로 표현했다(2013년 12월~2016년 6월 관측).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연구팀은 2013년 12월부터 2016년 6월까지 2년 6개월간 22GHz(기가헤르츠) 대역에서 총 24회에 걸쳐 짧은 주기로 블랙홀 주변의 제트를 모니터링했다. 관측에는 천문연이 운영하는 'KVN'과 일본 국립천문대가 운영하는 'VERA'를 결합한 한일공동 우주전파관측망(KaVA)을 활용했다.

연구팀은 앞서 2023년, 제트 가장자리를 따라 약 0.94년 주기의 미세한 수직 방향 흔들림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같은 수직 방향 흔들림이 단순한 진동이 아니라 하류 방향으로 이동하며 전파되는 '횡방향 파동'(transverse wave)임을 규명했다.

파동은 약 0.94년의 일정한 주기를 갖고 전파되며 파장의 길이는 약 2.4~2.6광년에 달했다. 파동의 겉보기 전파 속도는 빛의 속도보다 약 2.7~2.9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파동의 실제 물리적 속도가 빛보다 빠른 것이 아니라, 상대론적 착시 현상인 '초광속 운동'의 결과다. 제트가 관측자의 시선 방향을 기준으로 매우 좁은 각도에서 비스듬히 운동할 때 이같은 착시 현상이 나타난다.

연구팀은 "파동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고 봤다. 가장 유력한 후보가 '알페인파'(Alfven wave)다. M87 제트는 강력한 자기장이 지배하고 있는데, 이 자기장이 마치 팽팽하게 당겨진 줄처럼 진동하며 에너지를 전달한다는 가설이다. 이 경우 파동은 블랙홀 인근의 가스 소용돌이와 뒤틀린 자기장이 상호작용하며 에너지를 주기적으로 방출할 때 생성된다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가능성도 있다. 빠르게 흐르는 강물 표면에 잔물결이 이는 것처럼, 제트의 전파 과정에서 생긴 불안정성에 의해 파동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향후 추가 관측과 수치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어떤 메커니즘이 현상을 주도하는지 규명할 계획이다.

연구를 이끈 노현욱 천문연 박사후연구원은 "블랙홀에서 분출되는 제트 내부에서 약 1년 주기의 파동이 실제로 전파되고 있음을 처음으로 증명한 성과"라며 "블랙홀 근처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현상이 제트를 따라 하류로 어떻게 전달되는지 설명하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공동연구자 모토키 키노 코가쿠인대 교수는 "이번에 검출한 파동은 약 1년의 주기를 가지지만 이보다 더 긴 주기의 파동이 존재할 가능성도 크다"며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동아시아 VLBI 네트워크(EAVN)를 활용해 M87 제트 기저부에 대한 장기적인 모니터링 관측을 지속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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