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반쪽’을 원한 당신, ‘쓰레기 컬렉터’가 된 이유는?[북적book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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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500일의 썸머'에서 운명적 사랑을 믿는 톰 핸슨은 이상형인 썸머 핀을 보자마자 사랑에 빠지지만, 사실 상대방이 아니라 썸머를 소유한 자신의 모습에 취해 있다.
겉으로는 뜨거운 연애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진짜 마음속으로는 들어오지 않은 톰에게 지친 썸머는 "지금 우리가 뭐 하고 있는 걸까?"라며 이별을 고한다.
톰은 '자기애적 사랑'을 했기에 관계가 깨졌을 때 상대만 잃은 것이 아니라 자아상도 함께 붕괴되며 더 큰 고통을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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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자아의 확장’…‘해피엔딩’ 집착 안돼”
![영화 ‘500일의 썸머’ 스틸 컷 [롯데시네마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9/ned/20260409123501048ucmt.jpg)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영화 ‘500일의 썸머’에서 운명적 사랑을 믿는 톰 핸슨은 이상형인 썸머 핀을 보자마자 사랑에 빠지지만, 사실 상대방이 아니라 썸머를 소유한 자신의 모습에 취해 있다. 겉으로는 뜨거운 연애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진짜 마음속으로는 들어오지 않은 톰에게 지친 썸머는 “지금 우리가 뭐 하고 있는 걸까?”라며 이별을 고한다. 하지만 톰은 “그런 건 상관없어. 난 행복해 넌 아냐?”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른다.
이 영화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은 것은 누구나 한 번쯤 사랑에 서툴러서 아픔을 겪고, 뒤늦게 자기 모습을 깨달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톰은 ‘자기애적 사랑’을 했기에 관계가 깨졌을 때 상대만 잃은 것이 아니라 자아상도 함께 붕괴되며 더 큰 고통을 겪는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지용의 신간 ‘나도 모르게 나를 망치고 성장시키는 문제적 사랑’은 저자가 실제 상담에서 마주한 사랑과 연애의 문제를 정신분석과 뇌과학으로 파고든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상대에 대해 모든 것을 안다고 느끼고, 이별을 맞으면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그에 대해 뭘 알아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나를 온전히 이해해 주고 상처를 아물게 해주는 ‘운명의 반쪽’이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현대 문명의 집단 가스라이팅에 노출된 개인은 ‘투사’로 관계를 시작한다. 도파민이 과하게 분비되는 상태에서 ‘왜 나는 이 사람을 사랑하는가’에 대해선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폭력적인 연인 같은 나쁜 사람만 반복해서 만나는, 소위 ‘쓰레기 컬렉터’의 경우도 있다. 그 이면에는 과거와 유사한 상황 속에서 이전과는 다른 결말을 봄으로써 과거의 상처를 씻어내려는 무의식적 시도, ‘반복 강박’이 자리하고 있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만나는 사람마다 상대가 똑같은 방식으로 변해가는 기이한 관계에는 자신 안의 보이지 않는 연출가가 상대를 배우로 만드는 ‘투사적 동일시’가 작용한다. 가해자인 연인 편을 들거나 관계를 끝내지 못하고 유지하는 사람의 무의식에는 삶을 부정 당하지 않고 자아를 지키기 위해 미워하는 마음을 사랑으로 표현하는 ‘반동형성’이 있다.
사랑에 동반되는 여러 위험이 두려워 아예 연애를 시작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저성장 시대의 청년들은 시간과 감정적 에너지 소모, 경제적 부담 등을 이유로 연애를 피한다.
그럼에도 저자는 연애를 권한다. 뜨거운 열애든, 아픈 이별이든 연애는 자아를 성장시키기 때문이다.
우리를 성장시키는 건강한 연애를 위해 저자는 완벽한 상대에 대한 환상을 내려놓고 ‘참사랑’으로 나아갈 것을 조언한다. 처음의 설렘이 줄어들면서 점차 드러나는 아쉬운 부분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서로의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같이 메워 나가는 것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이자 사상가인 스캇 펙은 참사랑에 대해 ‘자아의 경계를 확장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사랑은 그 자체로 완성인 거야. 끝내주는 사랑했으면 그걸로 된 거야.”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에선 사랑이 아쉽고 슬프게 끝났다고 해서 실패로 보진 않는다. 모든 연애가 나에게 전달한 의미가 있고, 나를 성장시켰다. 과거의 상처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해 인생의 공허함에 빠져 있거나, 보이지 않는 미래의 해피엔딩에 집착하지 말고 ‘지금, 여기’에 머물자는 저자의 말은 행복을 향해 한 걸음 내디딜 수 있는 용기를 건넨다.
나도 모르게 나를 망치고 성장시키는 문제적 사랑/김지용 지음/디플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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