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4월… 우리는 참사를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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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20년 4월 29일.
완공을 두달여 앞둔 이천시 '물류센터 신축공장'에서 불길이 솟구쳤다.
가볍고 저렴한 데다 시공이 간편해 공장·창고·물류센터에 두루 쓰인다.
2020년 4월 이천 물류센터 참사 직후 정부가 '샌드위치 패널 품질인정제도(시행 2021년 12월)'를 도입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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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고 10년의 기록 1편
나쁜 습관처럼 터지는 참사
샌드위치 패널 거듭된 악몽
반쪽짜리 법망과 허술한 관리
안전불감증과 망각이란 고질병
몇몇 이에게만 남은 상흔들
잊혀선 안 될 세월호 12주기
![참사는 나쁜 습관처럼 반복돼 왔다. [사진 | 오상민 사진작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9/thescoop1/20260409114939162cpab.jpg)
때는 2020년 4월 29일. 완공을 두달여 앞둔 이천시 '물류센터 신축공장'에서 불길이 솟구쳤다. 화마火魔가 시작된 곳은 지하 2층. 우레탄폼 작업 중 발생한 유증기에서 불꽃이 튀면서 화재가 번졌다.
면적 1만㎡ 크기의 공장이 삽시간에 불과 연기에 휩싸였다. 38명이 사망했고,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2008년 사망자만 40명 발생한 '이천 냉동 물류센터' 화재 이후 12년 만에 터진 참사였다. 주요 원인은 '샌드위치' 패널이었다.
# '고질병' 샌드위치 패널
샌드위치 패널은 얇은 철판이나 판자 속에 단열재(스티로폼·우레탄)를 넣은 자재다. 가볍고 저렴한 데다 시공이 간편해 공장·창고·물류센터에 두루 쓰인다. 싸고 편한 만큼 약점도 숱하다. 무엇보다 열에 약하다. 화재 시 유독가스도 다량 발생한다. 2020년 4월 이천 물류센터 참사 직후 정부가 '샌드위치 패널 품질인정제도(시행 2021년 12월)'를 도입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법적 근거는 그해 12월 신설한 '건축법 제52조의5(건축자재 등의 품질인정)'였다. "… 샌드위치 패널과 같은 건축자재는 방화성능·품질관리 등 국토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품질인정을 받아야 한다…."
![2020년 38명의 목숨을 빼앗은 이천 물류창고 화재현장.[사진 |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9/thescoop1/20260409114940447ntwq.jpg)
그렇다면 참사 후 만든 '법망'은 통제력을 발휘했을까. 그렇지 않다. 법망의 힘은 허약했다. 참사는 새 법망을 농락하듯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실례를 보자. 2022년 소방대원 3명의 목숨을 앗아간 평택 물류창고 화재, 50일 간격으로 잇따라 터진 2024년 문경 육가공 공장 화재와 인천 가방공장 화재, 그리고 2026년 또 하나의 참사 '대덕산업단지 자동차 부품공장' 화재까지…. 상흔이 선연한 이 참사들의 원인은 공교롭게도 '샌드위치 패널'이었다.
# 불감과 망각
이유가 뭘까. 답은 어렵지 않다. 안전 불감이다. 2021년에 시행한 '품질인정제도'는 소급 적용이 불가능했다. 쉽게 말해, 2021년 전에 만든 샌드위치 패널은 통제 자체를 할 수 없었단 얘기다. 그런데도 정부·지자체는 '법망 밖'에 있는 샌드위치 패널을 꼼꼼하게 감독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았다. '설마 사고가 또 터지겠어'란 안전 불감이 참사를 낳은 셈이다. 인재人災다.
이유는 또 있다. 인간의 망각이다. 참사는 대중에게 '집단적 충격'을 줬지만 오래 기억되지 않았다. 사고의 원인은 어느샌가 대중의 인식에서 사라졌고, 그렇게 남은 원인은 또다른 참사의 원흉이 됐다. 그 과정에서 참사는 몇몇 이에게만 '파편적 상처'로 남았다.
2026년 '3월의 봄'을 충격과 통곡으로 물들인 '대덕산업단지 자동차 부품공장' 화재사고에서도 망각의 징후가 엿보인다. 사고의 밑단엔 안전 불감, 부실한 법망, 제도적 결함 등 인재의 흔적들이 지문처럼 남아있지만 대중의 관심은 싸늘하게 식은 지 오래다. 이래도 되는 걸까. 이 뼈아픈 사고를 몇몇의 가슴에만 각인된 사건으로 치부해도 괜찮을 걸까.
![지난 3월 대덕산업단지 자동차 부품공장 화재로 사망자 14명과 부상자 60명 등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사진|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9/thescoop1/20260409114941735npsl.jpg)
이런 맥락에서 더스쿠프가 준비했다. 視리즈 '대형사고 10년의 기록'이다. 696호 1편에선 대전 안전공업 화재사고의 근본 원인인 '샌드위치 패널의 문제'를 파헤쳤다. 2편과 3편에선 대형사고 10년의 반복적인 패턴들을 냉정하게 분석했다. 697호에선 대형사고를 예방할 '정책적 대안'과 '세월호 그 이후의 일'을 기록했다.
어찌 보면 달라진 게 없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참사는 안전 불감과 망각이란 장막의 뒤편에서 '나쁜 습관'처럼 반복돼 왔다.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 12주기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날의 비통함을 기억하고 있을까. 우린 과연 불감과 망각을 걷어내고 '비극의 사슬'을 끊어낼 수 있을까.
이윤찬 더스쿠프 편집장
chan4877@thescoop.co.kr
이혁기·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lmk@thescoop.co.kr
☞ 視리즈_대형사고 10년의 기록
2편_샌드위치 패널이란 뇌관
3편_소름 돋게 닮은 인재의 패턴들
4편_10년 전이나 지금이나…습관이 된 인재
5편_697호 발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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