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 주목한 제주 자폐 청년 작가, 세상 향해 묻다

현대 미술의 메카인 미국 뉴욕으로부터 초대받은 제주의 자폐 청년 작가는 "다름을 이해하는 것이 곧 함께 살아가는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작품에 담고 싶었단다. "우리는 지금, 같은 세상을 보고 있는가?" 이번 전시가 관객들에게 던진 질문이다.
자폐성 장애 치료를 위해 어릴적 붓을 들고 그림 치료로 시작된 미술 작업이 현대미술의 메카인 미국 뉴욕으로부터 초대받을 만큼 주목받는 디지털 드로잉 작가로 성장한 제주 청년 작가가 있다. 유엔(UN)이 정한 '세계 자폐인의 날(World Autism Awareness Day / 4월 2일)'을 맞아 현대미술의 본산인 미국 뉴욕 한복판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김현정 작가(31)가 그 주인공이다.
망설임 없는 색채와 과감한 구도, 예기치 못한 화려함이 화면을 채우고, 그 틈마다 세상을 바라보는 순수하고 따뜻한 시선이 스민다. 익숙한 규범을 벗어난 그의 화폭은 엘리트 기성 작가보다 더 깊고 솔직하게 마음의 풍경을 비춘다.


이번 전시는 제3회 M Grant '동행작가 수상전'으로 마련된 자리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김현정 작가가 자신의 감각으로 바라본 세계를 예술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더한다. 그는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다고 믿어온 세상을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
M Grant 상은 뉴저지 민권 커뮤니티센터가 장애라는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꾸준히 창작활동을 이어가는 작가를 발굴해 수여하는 상이다. 김현정 작가의 예술적 탁월함과 예술을 통한 의미있는 사회적 소통 등을 인정한 상이다.


작가는 그림을 통해 "우리는 서로서로 얼마나 이해하고 있나요?" 그리고 다시 조용히 말한다. "세상은 하나의 방식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감각과 시선이 함께 만들어가는 풍경이죠"라고.
특히 이번 전시는 2024년 '바람의 빛깔, 나의 일기를 그리다', 2025년 '넌 어느 별에서 왔니'에 이어 세 번째 이야기로 이어지는 작업이다. '별'이라는 은유를 통해서로 다른 존재와 감각의 세계를 탐색해 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마침내 '지구'를 하나의 낯선 별처럼 바라보고 있다. 이는 단순한 미술 전시를 넘어, 자폐와 비자폐의 경계까지 넘어서는 '이해의 경험'을 권유하고 있다.
김 작가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자폐 치료를 위해 붓을 잡기 시작했고, 제주중앙여중 3학년 때 첫 개인전을 열었다. 제주사대부고를 졸업하고 제주한라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에 진학해 디지털 드로잉을 본격적으로 공부한 그는 또래의 정규 입시미술 교육을 받은 작가들에게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화려한 색채감과 창조적인 작품들을 매번 전시에서 쏟아낸다.
한편 김현정 작가는 지난해 그림책 『바람의 빛깔 – 나의 일기를 그리다』를 출간해 자폐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돕고, 장애 인식 개선에 앞장서 왔다. 자폐 장애를 안고 있으면서도 가족들의 끊임없는 사랑과 격려 속에 작품 활동뿐만 아니라, 기부와 봉사활동까지 사회와 꾸준히 소통하며 사회적 예술가로서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