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흔들리는 미·이란 휴전…호르무즈·레바논 두고 삐걱
우라늄 농축 등 쟁점 이견 큰 가운데 첫 협상은 계속 추진되는듯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레바논의 도시 [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9/yonhap/20260409111038826cpyk.jpg)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미국과 이란이 휴전 발표 바로 다음 날인 9일(현지시간) 상대방의 합의 위반에 대해 경고하고 갈등을 빚으면서 휴전이 초반부터 흔들리고 있다.
이란은 특히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세가 계속되는 상황에 반발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란이 약속한 대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미국도 휴전을 지킬 수 없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번 주말 파키스탄에서 열릴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기류가 감지되는 등 불안정한 휴전 속에서도 대화는 일단 이어가려는 모습이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발표 후 가장 두드러지게 부각된 쟁점은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레바논 공격이다.
이스라엘군은 8일 레바논 전역에서 100개가 넘는 곳을 공습했다고 발표했는데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이 공습으로 최소 182명이 숨지고 거의 900명이 부상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에는 완수해야 할 목표가 더 많이 남아 있다"면서 "휴전 합의에 헤즈볼라는 포함되지 않는다. 계속 그들을 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란은 레바논 공습도 중단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8일 미국이 "휴전 또는 이스라엘을 통한 계속된 전쟁" 사이에 선택해야 한다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경고했고, 이란 협상단을 이끌 것으로 알려진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미국이 휴전 합의를 이미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헤즈볼라도 9일 이스라엘의 합의 위반을 주장하며 휴전 합의 이후 처음으로 이스라엘 북부에 로켓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쿠웨이트,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도 계속됐다.
![밴스 미국 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9/yonhap/20260409111039019iixf.jpg)
그러나 미국은 휴전 합의에 레바논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며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8일 헝가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절대로 그런 약속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밴스 부통령은 이스라엘이 협상을 돕기 위해 휴전 기간에는 레바논 공습을 "좀 자제하겠다"는 의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밴스 부통령은 미국 협상단을 이끌고 오는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과 첫 협상을 한다.
그동안 대(對)이란 협상을 담당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윗코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도 협상에 참여한다고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8일 브리핑에서 밝혔다.
하지만 양국의 입장차를 고려하면 협상 전망이 밝지는 않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시작할 수 있는 "토대"로 묘사하고, 이란이 미국이 이미 수용했다고 주장하는 '10개항 종전안'에 대한 설명이 서로 배치된다.
이란은 종전안에 이란의 우라늄 농축 허용, 호르무즈 해협 계속 통제, 중동 지역 미군 철수, 대(對)이란 제재 해제 등이 포함된다고 주장하는데 대부분 미국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요구다.
특히 우라늄 농축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 저지를 전쟁 명분으로 제시해왔다는 점에서 미국이 허용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레빗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라늄 농축이 이란과의 협상에서 최고 우선순위가 될 것이며 양보할 수 없는 "레드라인"이라고 밝혔다.
다만 레빗 대변인은 이란이 언론에 공개한 10개항 종전안은 미국이 근본적으로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이라 폐기됐으며, 이란이 미국과 비공개 논의에서는 "더 합리적이고 완전히 다르며 압축된 계획"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강경한 태도를 보여온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라는 카드를 쥔 상황에서 향후 협상에서 요구 사항을 크게 축소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화물선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9/yonhap/20260409111039200aydn.jpg)
이란은 휴전 합의의 조건인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서두르기는커녕 언제든지 다시 폐쇄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다수 외신 보도에 따르면 해협 통행은 휴전 합의 전에 비해 크게 나아지지 않았으며, 이란이 해협을 다시 폐쇄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하면서 해협 개방 여부에 대한 혼란이 커지고 있다.
CNN 보도에 따르면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공격한 뒤로 해협을 통한 "모든 선박 통행"이 중단됐다고 9일 발표했다.
선박 추적 정보 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휴전 발표 이후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은 아직 한 척도 없으며, 건화물을 운송하는 상선 4척이 해협을 통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매설한 기뢰를 피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이유로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혁명수비대 승인을 받고, 지정 항로로 이동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혁명수비대는 선박이 기뢰를 피하기 위해 이용해야 하는 해협 내 대체 항로를 9일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해협 재개방을 비롯한 휴전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국이 이처럼 경고성 언사를 주고받는 가운데 이는 자국 여론과 기선 제압을 위한 공개 설전일 뿐 양국 모두 대화할 의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양국 모두 휴전을 유지하고 협상을 계속할 유인이 충분할 수 있다면서 이란의 군·정치 지도부는 전쟁으로 큰 피해를 입었고, 트럼프 대통령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쟁에 회의적인 여론, 에너지 가격 인상, 지지층의 반대로 인해 거센 압박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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