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자→파괴자 된 미국…"이란 반정부 시위대도 등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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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의 2월 28일 이란 공습 직후 일부 이란 반정부 세력 사이에서는 정권 교체 희망이 일었다.
8일(현지시간) 미 NPR뉴스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은 이란 내 반정부 인사들의 대(對)미 인식을 크게 악화시켰다.
테헤란 대학교의 학생이자 반정부 시위 참가자인 아미르(가명)는 지난달 가디언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해 "당신들이 이란 정권보다 더 나쁘다"며 극도의 분노를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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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 시설 타격에 '반미 정서' 확산
신정체제 불만 많으면서도 붕괴 회의감 커져
"이란 반정부 시위 본질 오판해…경제난 핵심"

미국과 이스라엘의 2월 28일 이란 공습 직후 일부 이란 반정부 세력 사이에서는 정권 교체 희망이 일었다. 그러나 미국의 무차별적인 공습으로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면서 반정부 세력의 여론이 분노와 절망으로 선회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 NPR뉴스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은 이란 내 반정부 인사들의 대(對)미 인식을 크게 악화시켰다. NPR은 이날 "이란 정권에 반대한 이란인들 사이에서도 일부는 미국의 공습작전을 환영했지만, 다른 일부는 너무 지나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군사시설뿐만 아니라 민간 건물과 인프라를 표적으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거주하는 27세 교사는 WP에 경제·산업시설에 대한 폭격이 이뤄지자 "(미국에 대한) 여론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나는 깊이 낙담했고, 주변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은) 더 이상 이란 정권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이 공격들은 이란 국민들의 삶과 국가의 경제적 미래에 직결돼 있다. 이런 파괴는 훨씬 더 깊은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테헤란 대학교의 학생이자 반정부 시위 참가자인 아미르(가명)는 지난달 가디언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해 "당신들이 이란 정권보다 더 나쁘다"며 극도의 분노를 표출했다.
여론 반전의 기저에는 시위의 본질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치명적 오판이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김혁 한국외대 페르시아어·이란학과 교수는 지난 1월 이란 전역을 휩쓴 반정부 시위의 핵심 동력은 체제 전복을 위한 열망이 아닌 극심한 '경제난'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국민들은 억압적인 이슬람 공화국 체제에 불만이 있는 것이지, 2,800년 역사의 조국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스파한 이맘 광장 인근의 주요 유적지가 폭격당할 위기에 처하자 시민들은 이를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관 차원의 동원도 물론 있었지만, 공공장소로 피신하려는 자구책과 문화유산을 지키자는 국제 여론을 자극해 폭격을 막을 수 있다는 기대 등 복합적 동기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밝힌 '최후통첩 시한'을 앞두고 이란 국민들이 주요 화력발전소 주변으로 모여 '인간 띠'를 형성했을 때도 정부의 동원과 자발적 참여 동기가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초 테헤란 외곽의 샤란 석유 저장소가 타격받아 시내에 유독성 검은 비가 내린 사건도 시민들의 반미 정서를 부추겼다고 한다. WP는 이란 서부 사난다지 출신의 50대 사업가를 인용해 "정권 교체를 원했던 사람들조차 일이 이런 식으로 전개되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며 외세의 파괴적인 군사개입에 반대하는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망명 중인 반정부 지도자들에 대한 반감도 커졌다. 중동 전문매체 미들이스트아이(MEE)는 이란 반정부 시위 참가자들이 팔레비 왕조의 후계자 레자 팔레비가 자국민에게는 목숨을 건 봉기를 촉구하면서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에 따른 민간인 희생에는 침묵하자 환멸을 느끼고 지지를 거뒀다고 전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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