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샤넬을 버려?”…‘악마는 프라다2’ 달라진 명품 공식

20년 만에 돌아온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가 개봉을 앞두고 공개된 티저와 파이널 트레일러만으로도 패션계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전작이 샤넬, 프라다, 에르메스 등 클래식 명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패션 영화의 바이블’로 불렸던 만큼, 이번 속편에 등장할 브랜드에도 눈길이 쏠린다.
이번 작품은 패션 매거진 ‘런웨이’ 편집장 미란다(메릴 스트리프), 다시 패션계로 돌아온 앤디(앤 해서웨이), 그리고 럭셔리 브랜드 임원이 된 에밀리(에밀리 블런트)가 얽히며 벌어지는 권력과 생존의 이야기를 그린다.
특히 최근 공개된 파이널 트레일러에서는 구체적인 브랜드명이 직접 언급되며 전작보다 한층 노골적인 ‘명품 서사’가 예고됐다. 트레일러 속 대사에서는 “펜디” “브루넬로 쿠치넬리” “토템” 등 실제 럭셔리 브랜드가 언급된다. 1편이 스타일링을 통해 간접적으로 브랜드를 드러냈다면, 2편은 브랜드 자체를 서사의 일부로 끌어들였다.

이탈리아 럭셔리 하우스 펜디, ‘조용한 럭셔리’를 내세운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 그리고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급부상한 스웨덴 브랜드 토템까지 언급되며, 전통 명품과 신흥 디자이너 브랜드가 혼재된 ‘현대 패션 지형’을 그대로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패션업계에서는 이번 작품이 단순한 영화가 아니라, 브랜드 전략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거대한 마케팅 플랫폼’이 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제작진은 촬영 현장을 파파라치 컷 형태로 공개하며 자연스럽게 스타일을 노출시키는 ‘패션 스포일러’ 전략을 적극 활용했다.
가장 먼저 포착된 것은 지난해 앤 해서웨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눈길을 끈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장 폴 고티에 의상이다. 그는 “2025년의 앤디 삭스”라는 글과 함께 장 폴 고티에 1990년대 빈티지 핀스트라이프 베스트와 팬츠를 입고, 미국 주얼리 브랜드 젬마 윈의 진주 목걸이를 매치한 사진을 공개했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돌체앤가바나 역시 등장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로 꼽힌다. 메릴 스트립이 밀라노 패션위크 기간 중 해당 브랜드 쇼에 참석한 장면이 촬영에 활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또 홍보영상에서는 특정 브랜드 로고가 직접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테일러드 수트와 클래식 트렌치코트, 레드 드레스 등 하이패션 중심의 스타일링이 강조되며 명품 브랜드 협업이 대거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샤넬은 여전히 명품 브랜드 패션의 중심으로 언급됐다. 트레일러에서는 앤 해서웨이가 “그 해 샤넬 컬렉션을 입었다” “(그 옷을) 다른 사람에게 줬다”는 대사를 한다. 이에 대화를 나눈 직원이 “누가 샤넬을 버리냐”는 반응을 보인다. 샤넬이 여전히 ‘패션 권력의 기준점’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드러내면서도, 패션을 ‘계급’과 ‘권력’의 언어로 계속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메릴 스트리프와 앤 해서웨이는 지난 8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작품이 단순한 속편이 아닌, “완전히 달라진 패션 산업을 반영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앤 해서웨이는 “이번 영화는 예전처럼 잡지 한 권이 트렌드를 좌우하던 시대가 아니라, 디지털과 SNS가 패션을 움직이는 현실을 담고 있다”고 밝혔고, 메릴 스트리프 역시 “미란다는 여전히 강력하지만, 더 이상 혼자 권력을 쥔 시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작품 속 브랜드 구성에서도 드러난다. 샤넬, 펜디 같은 전통 하우스와 함께 토템, 브루넬로 쿠치넬리 등 ‘뉴 럭셔리’ 브랜드가 동시에 등장하며, 패션 권력이 다층화된 현재 시장 구조를 반영하고 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오는 29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 개봉한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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