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은 실패했지만… 하지원의 퀴어물 도전이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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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지원이 어느덧 데뷔 30주년을 맞이했다.
그간 액션, 멜로, 사극을 넘나들며 30년 가까이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면 이번에는 '클라이맥스'를 통해 퀴어 코드에 도전했다.
그러나 '클라이맥스'에서 하지원의 도전만큼은 충분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흥행 성적은 아쉽지만 배우 하지원의 커리어에는 확실한 도전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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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은 아쉽지만 연기 스펙트럼 확장시켰다는 의미 커

배우 하지원이 어느덧 데뷔 30주년을 맞이했다. 그간 액션, 멜로, 사극을 넘나들며 30년 가까이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면 이번에는 '클라이맥스'를 통해 퀴어 코드에 도전했다.
오는 13일 종영하는 ENA '클라이맥스'는 대한민국 최고의 자리에 서기 위해 권력의 카르텔에 뛰어든 검사 방태섭과 그를 둘러싼 이들의 치열한 생존극을 다룬 드라마다.
사실 결과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작품은 공개 초반 화제성을 모았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3회 3.9%를 돌파하면서 ENA 월화극 첫 방송 시청률 역대 2위를 차지했다. 또 디즈니플러스에서도 국내 순위 1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흥행을 견인하는 듯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여파가 기대만큼 이어지지 못했다. 8회에서 다시 시청률 2%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성적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확실한 흥행작으로 보기 어렵게 됐다. 그러나 '클라이맥스'에서 하지원의 도전만큼은 충분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극중 하지원이 연기한 추상아는 단순한 욕망의 화신이 아니다. 한때 국민 첫사랑으로 불리던 스타에서 탈세 논란으로 추락한 인물, 그리고 권력의 중심부에서 생존을 위해 스스로를 끊임없이 변형시키는 존재다. 겉으로는 오염되고 변색된 인물이지만, 내면에는 여전히 과거의 감정과 순수함이 남은 모습이 이야기 중간중간 드러난다.
특히 눈에 띄는 지점은 퀴어 코드의 활용이다. 극중 추상아는 남자주인공인 방태섭(주지훈)이 아닌 여성 캐릭터들과의 관계를 형성한다. 다만 퀴어 코드가 자극적인 장면으로 소비되기보다는 상아라는 인물이 얼마나 복잡한 감정 구조를 지니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치에 가깝다. 즉, 퀴어 요소는 이야기의 장식이 아니라 인물 해석의 중요한 축이다.
1996년 청소년 드라마 '어른들은 몰라요'로 데뷔한 이후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영화 '폰' 등을 거쳐 '다모'와 '발리에서 생긴 일'로 하지원은 전성기를 만났다. 뿐만 아니라 '황진이'와 '시크릿 가든' '기황후'까지 만나며 자신의 무기를 확장시켰다. 주로 대중성과 연기력 모두 인정받으면서 대표작들을 계속 만들어낸 것이다.
다만 영화 '담보' 이후 드라마 '초콜릿'이나 '커튼콜'에서 다소 저조한 성적을 받으면서 이전만큼의 화력을 발휘하진 못했다. 이 가운데 4년 만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클라이맥스'를 선택하면서 밀도가 높은 장르물에 도전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특히 단순한 장르 차원이 아니라 연기 자체도 변주를 뒀다. 이번 작품에서 하지원은 기존 선보였던 연기보다 내면을 끊임없이 억누르고 뒤틀린 감정을 쌓아가면서 시청자들을 설득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일부 시청자에게는 낯설게 느껴졌을 가능성도 있다. 여러 사건이 동시에 얽히고설키면서 이야기 속 인물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캐릭터에 대한 공감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럼에도 하지원은 여러 연구를 거듭하며 최대한 인물의 서사를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퀴어 서사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 아직 국내에서 대중적으로 소비되기 쉽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들어 BL드라마 열풍 등 퀴어 서사가 보편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주류 콘텐츠로 자리 잡기에는 넘어야 할 장벽이 존재한다.
비록 제목처럼 극적인 '클라이맥스'를 만들어내지는 못했지만 하지원이라는 배우에게 새로운 기점이 된다는 의미가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이야기를 소화한다는 점에서 하지원이 어떻게 데뷔 30주년을 맞이했는지 알 수 있다. 흥행 성적은 아쉽지만 배우 하지원의 커리어에는 확실한 도전으로 남았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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