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잇슈]'널뛰기' 공시가격…괜찮나요?
공시가격=균형가격?…'시세 연동' 문제
"전문 감평사 통한 산정 체계 새로 갖춰야"
"이 집을 30년간 살았는데 이렇게 공시가격이 과하게 올라간 건 처음 봐요. 이거 때문에 지금 '알바를 해야 하나'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어요."
(목동신시가지아파트 주민 A씨)
지난달 발표된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두고 서울 일부 지역 집주인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양천구 목동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해 55%까지 오른 곳도 있다. 집값 상승 체감도에 비해 공시가격 인상률이 과도하다는 게 일부 주민 입장이다.
불과 1년 만에 공시가격이 널뛰듯 오르면서 공시가격 산정 방식에 대한 볼멘소리도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공시가격은 조세는 물론 건강보험료 등 민생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런 만큼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적정가격 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를 고쳐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된다.▷관련기사:서울 아파트 9% 올랐는데 공시가격 19% 치솟은 까닭(3월19일)
서울 공시가 급등이 불러올 파장 3가지(3월18일)

비슷하게 올랐는데…우리 집 공시가는 왜?
9일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에 따르면 '목동7단지' 전용면적 53.88㎡ 한 주택의 공시가격은 지난해 9억7600만원에서 올해 15억2000만원으로 55.7% 상승했다. 지난 2024년 8억8600만원에서 작년까지 10.2% 오른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상승률 차이가 45.2%포인트나 난다.
중대형인 101.2㎡ 또한 지난해 18억600만원에서 25억6300만원으로 41.9% 올랐다. 이 평형은 2024년 공시가격이 15억9900만원이었다. 지난해 12.9% 오른 데 비해 올해는 29%포인트 더 상승률이 높아졌다.
이는 강남·반포·잠실·용산 등 서울 핵심 입지 변동률과 비교해도 가파른 수준이다.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서울 주요 단지 공시가격 변동률 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송파잠실엘스' 84㎡ 공시가격은 지난해 18억6500만원에서 올해 23억3500만원으로 25.2% 올랐다. 용산구 이촌동 '용산한가람' 84㎡도 16억5700만원에서 20억8800만원으로 26% 뛰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84㎡ 또한 지난해 34억3600만원에서 45억6900만원으로 33% 증가율을 보였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9차' 111㎡는 34억7600만원에서 47억2600만원으로 36% 상승했다.
실거래 사례와 비교해도 목동 공시가격 상승폭은 유독 큰 편이다. 목동7단지 101㎡와 가격대가 비슷한 송파잠실엘스 84㎡의 경우 지난해 1월 27억3000만원에서 올해 1월 34억9000만원에 거래돼 7억6000만원이 상승했다.
목동7단지 101㎡ 또한 2024년 12월 26억8000만원에서 지난해 12월 34억원으로 송파잠실엘스와 비슷한 7억2000만원이 올랐다. 비슷한 금액대에 유사한 오름폭이지만 공시가격 변동폭은 16.2%포인트 차이 났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목동의 경우 실거래지수나 주택동향도 상당히 높게 나왔고 주요 단지 중심으로 재건축 속도가 붙으면서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 걸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널뛰는 공시가…'마켓밸류'인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공시가격 변화 흐름에 산정 방식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에 따르면 공동주택가격은 '공시기준일 현재 해당 공동주택에 대해 통상적인 시장에서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 성립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인정되는 적정가격을 조사·산정한 금액'이다. 매매 및 방매(호가) 사례, 시세자료, 감정평가액, 분양사례 등을 주로 활용한다고 소개돼 있다.
다만 세금 부과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을 '최근 시세'와 연동시키는 구조는 경제 논리상 적절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수연 제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학에서 가격은 급등락이 있고 호황과 불황이 있다"며 "일시적으로 오르는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일치할 때 나타나는 '균형가격(마켓밸류)'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으로 따지면 코스피가 5000대에서 7000대로 올랐을 때 과세한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아파트도 마찬가지로 지금 15억원으로 올랐다고 실현된 이익이 아님에도 이를 공시가격으로 매기고 세금을 부과하게 되면 소득 없는 노인이나 중산층들은 감당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감정평가사인 조정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토지주택위원장은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감정평가액을 결정하는 구조는 굉장히 취약하다"며 "현재 거래되는 금액에는 향후 개발이익 등 기대치까지 포함돼 있는데, 이 부풀려진 가격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여부는 굉장히 디테일하고 정책적인 문제"라고 짚었다.
세금은 물론 건강보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준이 되는 가격인 만큼 전문적인 감정평가사들을 중심으로 더 체계적인 가치 산정 방식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정 교수는 "미국의 경우 법령상 마켓밸류는 감정평가사만 만들 수 있다"며 "감정평가 3방식(비용성·시장성·수익성)에 의해 원가법 및 소득 접근법 등으로 나온 가격을 적절하게 가중 평균을 내 시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단순히 시장이 끓어올랐다고 해서 그 가격을 마켓밸류로 잡지 않는다"며 "그래서 마켓밸류는 전문적인 감정평가사가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시가격 산정 근거를 명확하게 공개하는 등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조 위원장은 "뉴욕은 개별 부동산 소유자에게 해당 물건 분석뿐 아니라 시장 특성까지 포함한 보고서를 제공하고 이의신청 방법도 자세하게 안내한다"며 "우리나라도 산정 가격만 공개할 게 아니라 산출 근거까지 자세히 제시하고 평가를 진행한 평가사들이 이를 직접 설명하는 등 투명성과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준희 (kjun@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화에어로, 풍산 탄약 '겨냥'…현금 4.2조 넉넉
- [바이오 스톡옵션]①에이비엘바이오, 이중항체가 만든 연봉 역전
- "직원 800명 사라졌어요"…건설사 감원 괴담, 올해는?
- 무섭게 집값 뛰는 '노도강'…강남3구 급매도 찾기 어렵다
- 이젠 '스니커즈' 시대…푸마도 뛰어들었다
- 베일 벗은 삼천당제약 핵심 기술…대만 바이오텍이 개발
- 삼성, 12조 상속세 완납…이재용 '뉴 삼성' 가속
- 보험금 거절, 의료자문 땐 '최고 50%대'…의협 선택땐 달라질까
- "하중 계산 틀리고 막장 확인 사진 대체"…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 [기자수첩]삼천당제약, FDA 미팅에 붙은 과한 수식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