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슬랙에 들어온 ‘실행형 AI’…세일즈포스, 한국서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 본격화
AI가 답변 넘어 ‘업무 실행’까지…슬랙봇 국내 첫 공개
“사람·에이전트·데이터 연결”…슬랙, 업무 운영체제로 진화
당근·배민 사례로 본 현실…“컨텍스트 줄이고 생산성은 올린다”

세일즈포스가 협업 플랫폼 슬랙을 중심으로 한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 전략을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들여왔다.
8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일즈포스는 맞춤형 AI 에이전트 ‘슬랙봇(Slackbot)’을 국내에 처음 공개하고, 기업 업무 환경 전반을 재구성하는 새로운 협업 모델을 제시했다.
이번에 공개된 슬랙봇은 단순한 챗봇을 넘어 조직 내 데이터와 업무 맥락을 이해하는 ‘지능형 파트너’로 설계됐다. 세일즈포스의 데이터 파운데이션(데이터 360, 인포매티카, 뮬소프트, 태블로 등)을 기반으로 슬랙 내 축적된 커뮤니케이션과 업무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사용자 역할에 맞는 개인화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슬랙봇은 회의 내용을 자동 기록·요약하고 후속 업무를 연결하는 ‘미팅 인텔리전스’,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는 ‘AI 스킬’, 다양한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하나의 흐름으로 통합하는 ‘데스크톱 어시스턴트’ 기능 등을 통해 업무 실행력을 높인다. 여기에 음성 입력과 딥 리서치, 사용자 업무 패턴을 학습하는 메모리 기능까지 결합되며, 단일 대화형 인터페이스에서 기업 내 주요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했다.
세일즈포스는 이를 통해 슬랙을 단순 협업 도구가 아닌 사람·에이전트·데이터·비즈니스가 연결되는 ‘에이전틱 업무 운영체제(Agentic Work OS)’로 확장시키고, 국내 기업의 AI 전환(AX)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슬랙에서는 주당 50억 건 이상의 메시지가 오가고 하루 300만 건 이상의 워크플로가 실행되는 등 업무 실행 플랫폼으로서의 활용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AI 기능 도입 시 업무 생산성이 최대 4.8배까지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나며, 실행형 AI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날 첫 발표에 나선 박세진 세일즈포스 코리아 대표는 “이제 AI는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업무를 끝까지 수행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며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표가 정의한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는 인간과 AI 에이전트가 역할을 분담해 협업하는 구조다. 에이전트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행을 담당하고, 인간은 방향성과 의사결정을 맡는 방식으로 서로를 보완한다. 박 대표는 “에이전트가 반복 업무를 맡을수록 사람은 더 창의적이고 본질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슬랙이 있다. 세일즈포스는 슬랙을 단순한 협업 툴이 아니라 인간과 에이전트가 함께 일하는 ‘업무 공간’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실제로 세일즈포스는 2021년 약 277억달러(30조원 규모)로 슬랙을 인수한 이후 이를 핵심 플랫폼으로 통합해 왔으며, 현재는 전체 비즈니스 성장을 견인하는 주요 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세일즈포스는 이러한 비전을 구현하기 위해 데이터, 애플리케이션, 에이전트, 경험을 하나의 구조로 연결하는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를 제시했다. 기업 내 모든 데이터를 통합하는 컨텍스트 시스템을 기반으로, 업무 애플리케이션과 에이전트 시스템, 그리고 슬랙을 중심으로 한 협업 환경을 단일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구조다.
여기에 에이전트 플랫폼 ‘에이전트포스(Agentforce)’가 결합되며 실제 적용 사례도 빠르게 늘고 있다. 현재 1만 2천여 고객사가 에이전트를 업무에 적용해 성과를 검증하고 있으며, 자연어 기반 인터페이스와 멀티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을 통해 부서 간 업무를 엔드투엔드로 연결하는 구조가 현실화되고 있다.
결국 슬랙봇은 이 구조 위에서 작동하는 핵심 인터페이스로, 사람과 AI 에이전트가 실제 업무를 함께 수행하는 ‘실행형 AI’ 시대의 출발점을 상징한다.

이어진 발표에서 김고중 슬랙 코리아 사업 총괄은 슬랙봇의 핵심 가치를 “흩어진 업무와 AI를 하나의 대화로 통합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김 총괄은 “현재 기업은 수백에서 많게는 1천 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지만, 각각의 AI 기능이 단절돼 있어 전체 업무 맥락을 연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컨텍스트 스위칭이 생산성을 약 40%까지 저하시킨다”고 지적했다.

특히 슬랙봇은 기존 알림 중심 도구에서 벗어나 사용자의 업무 스타일과 맥락을 학습하고 필요를 예측하는 ‘퍼스널 AI 에이전트’로 재설계됐다. 단순히 정보를 정리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시스템상 트랜잭션까지 수행하는 ‘실행형 AI’라는 점에서 기존 협업 도구와 차별화된다.
세일즈포스에 따르면 이러한 AI 기반 업무 환경에서는 개별 작업 속도가 약 25% 향상되고, 직원당 매출 역시 최대 3배까지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향후 슬랙봇은 다양한 AI 에이전트를 조율하는 ‘슈퍼 에이전트’로 진화할 예정이다. 사용자는 슬랙봇과의 대화만으로 업무를 지시하면, 슬랙봇이 적절한 에이전트를 호출해 작업을 수행하는 구조다.

이어진 패널 세션에서는 당근마켓과 우아한형제들 사례를 통해 슬랙 기반 협업이 실제 기업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구체적으로 공유됐다.
이예찬 당근마켓 엔지니어는 “슬랙은 단순한 소통 도구가 아니라 조직의 살아있는 기억”이라며 “의사결정과 데이터, 업무 히스토리가 모두 축적되면서 빠른 실행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청규 우아한형제들 담당 역시 “슬랙은 업무 흐름 자체가 되는 공간”이라며 “내부를 넘어 글로벌 조직과 외부 파트너까지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양사는 공통적으로 슬랙 도입 이후 ‘컨텍스트 스위칭 감소’를 가장 큰 변화로 꼽았다. 여러 시스템을 오가던 업무가 슬랙 하나로 통합되면서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또한 슬랙은 비개발 조직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워크플로우 자동화를 통해 부서 간 협업 장벽을 낮추고, 반복 업무를 줄이며, 데이터 기반 운영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이 같은 변화는 글로벌 기업에서도 확인된다. 글로벌 콘텐츠 기업 비스트 인더스트리는 슬랙봇을 활용해 수개월 전 의사결정 맥락을 즉시 복원하고, 마케팅 업무에서 하루 평균 90분 이상의 시간을 절약하는 등 실질적인 생산성 개선 효과를 보고 있다.
향후 슬랙봇 도입에 대한 기대도 컸다. 이청규 담당은 “슬랙봇이 질문을 대신 처리하고 적절한 채널을 안내하면서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일 것”이라고 전망했고, 이예찬 엔지니어는 “슬랙봇이 업무 우선순위를 정리해주는 지능형 비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주다해 슬랙 코리아 솔루션 엔지니어가 ‘슬랙봇 딥다이브’를 주제로 시나리오 데모를 시연했으며 김근명 세일즈포스 코리아 엔터프라이즈 아티텍트가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의 청사진’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날 현장 발표를 통해 세일즈포스 슬랙과 슬랙봇을 중심으로 한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 비전을 한층 명확히 했다. 슬랙과 슬랙봇은 이제 단순한 협업 도구를 넘어, 데이터와 AI가 결합된 ‘디지털 워크포스’의 중심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으며, 기업의 업무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단계에 진입한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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