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검증, 일본서 스케일업”…日 최대 VC가 한국 집중한 이유

박소영 2026. 4. 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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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자본시장 플레이어 열전] ①
글로벌브레인, 한일 Co-GP 펀드로 韓 투자 확대
“일본 갈 기업 찾아”…한국서 PMF 검증 기업 주목
관서 딥테크부터 PE까지…올해 외연 확장에 힘써
이 기사는 2026년04월09일 06시00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도쿄=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한일 양국은 문화적으로 비슷한 부분이 있어 시장 공유도 쉽습니다. 서로 협업하기 좋은 구조인 만큼 양국 시장을 타켓으로 삼아 기업이 성장하는 구조가 합리적이라 봅니다.”

일본 벤처캐피털(VC) 글로벌브레인(Global Brain) 관계자들은 한국과 투자 협력 기회를 모색하는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글로벌브레인은 일본 최대 VC 중 하나다. 운용자산(AUM)이 27억달러(약 4조 651억원)에 달한다. 하우스는 코스닥 같은 신흥 시장이 일본보다 한국에서 발전했다는데 집중했다. 해당 시장에서 기회를 찾고자 2012년 한국에 진출했다.

이데일리는 김동은 디렉터·카토 기린 심사역·쿠마쿠라 지로 제너럴 파트너를 도쿄 시부야에 있는 글로벌브레인 사무실에서 만났다. 하우스가 어떤 한국 기업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올해 운영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등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본 VC 글로벌브레인에서 한일 크로스보더 비즈니스와 투자를 담당하는 주요 인물들. (왼쪽부터) 카토 기린 심사역·쿠마쿠라 지로 제너럴 파트너·김동은 디렉터. (사진=박소영 기자)

일본 시드·한국 PMF 기업 동시 공략

글로벌브레인은 지난 2023년 신한벤처투자와 최초 한일 공동운용(Co-GP) 벤처투자 펀드를 결성했다. SHGB 펀드로 일본 70%·한국 30% 비율로 투자한다. 김동은 디렉터는 SHGB 펀드 책임자다. 주로 일본 쪽 딜(deal) 소싱을 담당해 투자를 집행한다. 김 디렉터는 “일본은 얼리 스테이지 즉, 시드 단계 △반도체 소재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핀테크 등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했다.

SHGB 2호 펀드는 1호와 비슷한 형태·규모로 조성될 계획이다. 글로벌브레인은 해당 펀드 재원으로 일본에서 시드 단계 딥테크 스타트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또 세 사람은 “아직 1호 펀드가 운용 중이라 정식 출범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글로벌브레인은 한국에도 법인을 운영한다. 한국에서는 제품-시장 적합성(PMF·Product-Market Fit)이 뛰어난 기업을 발굴한다. 비즈니스 모델(BM)이 검증된 기업 중 이미 일본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크로스보더 투자를 집행한다. 지난해 12월 투자한 마케팅·이커머스 기업 에이든랩은 SHGB 펀드에서 투자한 대표 사례다. 회사는 일본 시장 특화 인플루언서 마케팅으로 현지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 운영 대행 서비스를 전개한다. 국내 브랜드가 일본 진출 시 필요한 큐텐재팬(Qoo10 Japan), 아마존, 라쿠텐 등 현지 대표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아우르는 커머스 전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글로벌브레인은 전체 직원 수가 150명 정도다. 그 중 절반가량이 심사역이고, 나머지는 미들·백오피스, 지원 인력, 밸류업 지원 인력이다. 밸류업 지원 인력 중에선 특히 비즈 데브(Biz Dev) 팀이 국내 스타트업의 현지 네트워크 확장을 돕고 있다. 사업 계획 수립, 재무·기업 경영 부서 설립, 기업공개(IPO) 준비, 내부 통제 등 회사 설립부터 IPO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스타트업 백오피스 운영을 지원한다.

카토 기린 심사역도 SHGB 펀드 운용을 돕고 있다. 그는 동시에 글로벌브레인에서 자체 운영하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엑스리밋(XLIMIT)’ 담당자이기도 하다. 시리즈A 라운드 투자 유치 전인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1월 4기 참가 기업 5곳을 선정했다. 선정 기업은 재정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 지원을 제공 받는다. VC 투자자, 법률, 금융, 기술, 제품 개발, 채용, 홍보, 지적재산권(IP)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가 함께한다.

글로벌브레인 포트폴리오사로 꾸며진 복도. (사진=박소영 기자)

CVC 모델로 지역 활성화 기여…VC 넘어 PE까지

글로벌브레인은 일본 대기업 20여 개사의 벤처투자펀드를 만들어 오픈 이노베이션을 도와주는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사업모델로 유명하다. 일례로 일본 2위 통신 기업 KDDI와 일본 1위 부동산 기업 미쓰이부동산이 출자한 펀드를 운용했다. 하우스는 지금까지 총 22개 CVC 펀드를 운용했다.

글로벌브레인은 CVC 펀드를 바탕으로 지역 벤처 생태계 활성화에도 일조하고 있다. 지역 통신사나 은행이 LP로 참여한 지역 상생 CVC 펀드를 조성해 지역별 사업을 개발하고 지원하는 식이다. 이외에도 일본 관서지방에서는 교토에 딥테크 VC 4명이 포함된 팀을 꾸렸다. 이들을 중심으로 CVC 펀드 준비에 나선다. 딥테크 개발자와 과학자가 관서지방에 많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쿠마쿠라 지로 제너럴 파트너는 글로벌브레인에서 20년 근무한 베태랑 캐피탈리스트다. 그는 한일 양국 크로스보더 투자 책임자이면서 동시에 CVC 펀드의 전반적인 운영을 책임진다. CVC 펀드가 조성되면 운용 담당 인원을 채용하는 등이다. 쿠마쿠라 파트너는 “단독 출자자(LP)가 참여하는 편인데 주로 인공지능(AI), 피지컬 AI, 헬스케어, 딥테크 전반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브레인은 올해부터 사모펀드(PE) 비즈니스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지금까지 VC 투자에 집중했는데 업력이 쌓이다보니 IPO와 인수·합병(M&A) 등 엑시트(투자금 회수) 사례가 100여 개사를 훌쩍 넘었다”며 “일본에서 IPO 후 시가총액이 500억엔(약 4716억원)에 도달하기까지 대형 자금을 공급할 투자자가 부족한데 포트폴리오사 성장 수요에 대응하고자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박소영 (soz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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