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T야?’ 부진 터널 빠져나온 현대캐피탈 황승빈 “선수 형과 대한항공 선수들? 코트 위에선 그저 적일 뿐” [남정훈의 오버 더 네트]

4차전엔 달랐다. 1세트 처음부터 3세트 마지막까지 오롯이 황승빈이 팀의 공격 조율을 도맡았다. 그만큼 황승빈의 토스워크나 공격 배분이 흠잡을 데 없었다는 얘기다. 특히 3세트 듀스 상황에서 허수봉에게 올려준 퀵오픈 토스 2개는 그야말로 완벽했다. 최대한 잡아서 상대 블로킹을 교란시키고, 빠르고 정확한 토스로 허수봉의 완벽한 공격을 이끌어냈다. 흔들리던 황승빈의 컨디션이 돌아온 만큼 현대캐피탈의 ‘리버스 스윕’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데뷔팀인 대한항공에서 오랜 기간 한선수의 백업으로 머물다 2021년부터 삼성화재, 우리카드, KB손해보험에서 주전 세터 자리는 따냈지만, 한 시즌만 뛰고 트레이드됐던 ‘저니맨’ 황승빈은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로 다시 한 번 트레이드됐고 드디어 ‘우승 세터’ 반열에 올라섰다.
그러나 올 시즌은 부침이 컸다. 1라운드 초반 부상을 당해 3라운드 초반까지 한 달 넘게 결장을 해야했고, 정규리그 막판부터 다소 슬럼프 기미가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묻자 황승빈은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정규리그 6라운드 초반부터 좋은 흐름을 잃었다는 느낌이다. 볼 컨트롤도 자신있게 하는 느낌이 아니라서 지금도 고민을 하고 있다”라면서 “챔프전을 치르며 ‘너무 간절하지만 간절해하지 말자’고 되뇌이고 있다. 잘 해야 할 것을 하고, 하면 안 되는 것을 하지말자고 다짐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평소 속공을 즐겨 사용하는 황승빈에게 이날 속공 점유율이 낮았던 이유를 묻자 “경기를 준비하며 항상 플랜을 짜서 나오긴 하지만, 상대 블로킹을 보며 변화를 가져간다. 그냥 오늘은 공을 셋팅하는 순간에 속공보다는 사이드로 빼주는 퀵오픈이나 속공을 엮어 사용하는 파이프(중앙 후위공격)이 더 끌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시절, 오랜 기간 뒷모습만 지켜봐야 했던 한선수와 2년 연속으로 챔프전에서 만난 황승빈이다. 그러나 황승빈은 그리 감상에 젖지 않는 타입이다. “(한)선수 형과의 대결로도 볼 수 있긴 하다. 선수형이 상대방 코트에 있고, 오랜 기간 뛰었던 대한항공에 가족 같은 선수들이 있지만, 코트에 들어가면 그저 이겨야만 하는 상대, 적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MBTI에서 ‘T’냐고 묻자 “네. T입니다”라고 웃었다.
이날 황승빈은 3세트 초반 멋진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다. 평소에 공격 연습도 하냐는 질문에 황승빈은 “아니오. 잘 하지 않아요. 제가 공격 연습을 하면 동료들이 놀리고 그러거든요. 공격 본능이 있긴한데, 비웃음거리가 되어서 자제하는 편이에요. 오늘 공격은 진짜 1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장면이 나온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옆에 있던 허수봉에게 황승빈의 공격을 평가해달라고 하자 “살짝 아포짓 느낌이 나더라고요. 길게 쭈욱 때리는 것을 보면서”라고 답했다. 황승빈은 “이런 식으로 연습 때 조롱을 한다니까요”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천안=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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