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과 호르무즈 통행료 공동징수 고려"…가능성은?

김윤지 2026. 4. 9.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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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행료를 공동 징수하는 '합작사업'을 검토 중이라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이란과의 2주간 휴전을 발표한 후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정체 해소를 도울 것"이라며 "많은 긍정적인 조치들이 있을 것이며, 큰 수익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란은 재건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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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ABC 기자, SNS 통해 통화 사실 알려
국제사회 수용 가능성 희박…“법적 근거 없어”
걸프국 송유관 확충 본격화될듯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행료를 공동 징수하는 ‘합작사업’을 검토 중이라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란의 정권교체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지도부와 ‘거래’를 성사시키는 방향으로 선회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AFP
조너선 칼 ABC 기자는 이날 소셜미디어(SNS) 엑스(X)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자신과 통화에서 “우리는 이를 합작사업 형태로 추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칼 기자에 따르면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이 괜찮느냐’고 질문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하면 소유권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많은 사람들로부터도 소유권을 지킬 수 있다. 정말 훌륭한 일”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이란과의 2주간 휴전을 발표한 후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정체 해소를 도울 것”이라며 “많은 긍정적인 조치들이 있을 것이며, 큰 수익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란은 재건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당시 그의 발언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부과해 재건 비용으로 충당하겠다는 이란의 제안을 수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이란이 미국에 제안한 10개항 종전안에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 지속’이 포함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여기서 나아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에 관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도 이날 관련 질문에 “대통령의 아이디어이고, 앞으로 2주 동안 계속 논의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안보를 제공하는 대신 한중일이나 유럽처럼 해당 항로에 의존하는 국가들이 그 비용을 부담하는’ 구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등을 직접 거론하면서 이란 전쟁에 비협조적이라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그는 6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도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와 관련해 “우리(미국)가 통행료를 부과하는 건 어떠냐”고 되묻기도 했다. 그는 당시 “그걸 이란에 맡겨두느니 차라리 우리가 하는 게 낫다”며 “왜 안 되겠느냐, 우리는 승자다”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과 같은 핵심 항로에서는 일반적으로 국제법에 의해 항행의 자유가 보장되는데, 전쟁 이후 이란은 일부 선박에는 안전 통행 보장을 명분으로 최대 200만달러(약 30억원)의 통행료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구상이 비현실적이라면서 국제사회의 반발, 이란이 자신들의 강력한 ‘협상 카드’를 미국과 나눌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 등을 짚었다.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레이첼 지엠바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장기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강화하고 확충하는 데 자원을 투입할 가능성은 낮고, 중동 국가를 비롯해 국제사회도 이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이 걸프 국가들로부터 투자 약속이나 구매 약속을 받아내는 등 다른 경로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챙길 순 있지만 공식적인 양자 간 수수료 체계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마크 캔시언 역시 걸프국들이나 전 세계의 원유 수입국들이 이런 구상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상 미국과 이란이 어떤 법적 권한에 근거해서가 아니라 무력을 쥐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원유 수송에 세금을 매기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논의들이 장기적으로 걸프국들의 송유관 신규 건설 및 확충을 자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윤지 (jay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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